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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짠 Jul 30. 2019

12. 직장 내 피곤한 인간관계(1)

직장 내 왕따에 대한 감상

학교 다닐 때 왕따를 당한 적이 있다.

초등학교 다닐 때 친하던 친구였는데

중학교 같이 배정받아서 1학년까지 잘 다니다가

2학년 때 1학기 어느날 갑자기 그 친구한테 대놓고 왕따를 당했다.

스포츠 머리에 굉장한 미소녀라

1학년 후배들에게 인기를 얻던 친구였다.


그 인기 권력이 무서워 나는 감히 ‘나를 왜 왕따 놓냐’ 고 항의도 못하고

너무 찌글스럽게 1학기 학교를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그 애가 나에게

“넌 이제 쟤랑 밥 먹어”

라고 명령을 내리셔서

나는 어쩐지 억울한 마음으로 혼자서 쌩판 모르는 애랑 도시락 먹다가

이렇게는 못 살게 싶

한동안 점심을 안 먹고 그냥 운동장에 나간 적도 있었다.


원인도 모르고(우린 초딩 5, 6학년 같은 반이었잖아..),

뭐라 항변도 못하고 (친구지만 무서워...)


그 나이엔 제일 힘세고 인기 좋은 애한테 대놓고 덤빈다는 건 감히 상상하기 힘들다..


힘겹게 생활하던 어느 날,

여름방학 직전,

그 친구가 나에게 심한 욕설을 했다.

그 욕을 듣고 나는 왠일인지

눈깔이 뒤집혀서

미친 척 들이박아 버렸는데

여름방학 내내 개학을 두려워하며

2학기에 핼쓱하게 교실로 들어왔더니

왕따 해제.. 였다.


물론 왕따 해제도 2학년 말이 다 될때까지

인식을 못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졸업할 때까지 혹시 보복을 당하지 않을지

전전긍긍했고

정말

매우

몹시

괴로웠다.


3학년 때는 좋은 친구도 많이 사귀고

(겉보기엔 즐겁게) 생활했지만

중학교를 졸업하는 그 날까지

그리고 고등학교 와서까지

내 친구들이 한때 왕따였다는 사실이 알려질까게 두려울 정도로.


아주매우몹시

괴로운 경험이었다.

그나마 이렇게 말할 수 있는건

나를 왕따시키던 그 아이가

졸업할 때

“나 때문에 힘들었지? 미안해”라는 쪽지를 줬기 때문이다.


럼에도 힘들다.


졸업하고 길가다가 그 친구 만난적이 있는데

마냥 반갑다고 웃는 그 친구 앞에서

막.. 웃을 수 없는 나를 발견했다..


“야 나 아직 진정으로 용서 못했거든. 나 아직 마음아프고 있거든

이라고 말도 못하고

어찌나 속이 상하던지...


아무튼.

지금 내가 왕따를 또 당하고 있다.

복직하고 다음 날 티타임에 사무실의 그 분이 나에게 이런 저런 신상을 물으셨다.


그리고 말 끝에 이런 그분 말 한 마디가 기억에 남는다.

“나는 시부모님이 다 키워주셔서 잘 모르겠네”


처음에는 나를 챙겨주나 싶을 정도로

다른 업무, 다른 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저것 지시하고

이건 이렇게 해라

저건 저렇게 해라.. 하루에도 수차례 말을 걸고

(귀찮아 죽겄네)

나는 얼굴도 모르는 전임자 욕도 하고

(욕을 하며 친해지자는 의미인가)

해외출장가서 시차도 안 맞는데

빨리 자료 달라고 여러차례 보내는 메일을 보내는 걸

묵묵히 견디며

‘아.. 오늘은 또 웬 간섭질일까’ 싶을 즈음

쌩뚱맞은 보고서를 작성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어느날..



“(안그래도 일이 많은데) 그건 그쪽이 잘 못 알고 계시는 거다. 이 일은 그렇게 안 해도 된다

라고 조목조목 반박하고 내 자리로 돌아왔더니

그날로 왕따 시작인 거다

너랑 나랑 둘이 합쳐 나이 100살 다 되어 가는 이 마당에

참 할 일도 없으시지.

복도에서 인사해도 쌔앵

엘리베이터에서 나 빼고 다른 직원에게 과하게 아는체 친한척 쌔앵

육아시간 내고 퇴근하는 것에 굉장히 불편한 내색 비추고

사무실에서 째려보고


어쨌거나 그분은 그렇게 혼자 바쁘셨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때의 중2도 아니고

챙길 것도 신경 쓸 것도 너무 많은 지라

그저 ‘할 일이 되게 없으신 가보다’ 싶은걸..?


언젠가 이 얘기를 누군가에게 얘기했더니

대뜸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 2번째의 반응이 튀어나왔다.

그래서 그 뒤로 그냥 입 다물고 있다.


    * 참고로 가장 싫어하는 말은 “너 답지 않아” “나다운게 뭔데” 이다..


한마리 여왕벌이 되고 싶으신 분이신데

일벌 한 마리가 너무 바빠 제때 못 챙겨 드려 죄송합니다.아무리 그래도 체육대회 뒷풀이 때

“여자직원들이 일찍 가서 상추도 씻고 상차림 도와야지”

라는 말을 하는 건 여왕벌의 도리가 아니지요..


무원 특성상,

과하게 남의 일에 참여하려고 하지도 않고

끼어들지도 않고

그저 묵묵히 관찰하는 입 무겁고 눈 밝은 사람만 많은 지라

이런 상황은 기꺼이 생중계가 되다가

그저 조용히 잊혀진다.


여왕벌 비위 맞추기보다

내 할 일 얼른하고 집으로 뛰어가서 애기 챙기면서

회사일은 강제적으로 잊혀지는 나는 너무... 진짜....

하루하루가

너무나

바쁘다...


여왕벌님도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라도 입양하시어

바쁜 생활에서만 찾을 수 있는 사랑과 평화와 행복을 느껴보시길...

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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