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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anji Feb 14. 2024

NFT의 추락은 다음 단계로의 다이빙이었음을

2023년 NFT 시장 지표 분석기

본업에 매몰되다 보면 내가 속한 시장이,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잊기 때문에 들여다 보는 노력을 들입니다. 거래소의 그래프 물결을 지켜보며 왜 올랐나, 왜 떨어졌나 분개하는 일개 개미가 될 뿐이었지요... 숫자가 주는 임팩트가 크기 때문에, 이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는 일을 너무 게을리 했음을 반성하며...

2023년 NFT 시장엔 무슨 일이 있었나 함께 보며 2024년도를 잘 대비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다량의 추락 지표

NFT 거래량 감소

1. NFT 전체 거래량: US$800M (2022.08) → US$559M (2023.08) 31% 감소

2. OpenSea NFT 거래량: 1,478,717 (2022.08) → 483,694 (2023.08) 감소

3. 주요 NFT 프로젝트 거래가 추락

Doodles: 23 ETH → 2.3 ETH

Invisible Friends: 8 ETH → 1.15 ETH

Moonbirds: 32 ETH → 2 ETH

4. 구글 검색량 감소 (22년 1분기가 최대치)

NFT 검색량 그래프

위 숫자들이 보여주듯 NFT의 전체 거래량은 물론이고 가격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인기가 높았던 주요 NFT 프로젝트들의 가격은 절망적이네요. 코인이나 NFT 스캠 사기가 판치고 인식이 급격히 나빠지다 보니 대중의 관심도 크게 하락한 모습이었습니다.

유일한 상승 지표

Unique Active Wallet(UAW) 지표 상승

UAW는 Dapp 내 네트워크 활성도를 거래나 활동(스마트 컨트랙트)에 참여한 지갑 수로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지난해에 이 UAW가 217,126(2022.08) → 314,614(2023.08)로 44%나 상승한 모습을 보였어요.

NFT 거래량이 저렇게 줄었는데, 어떻게 Dapp 활성도는 훨씬 활발해질 수 있었을까요? 이는 아래처럼 몇 갈래의 해석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비거래 활동 증가

UAW 지표의 증가는 NFT 거래 외의 다른 활동들, 예를 들어 NFT를 활용한 게임 참여, 커뮤니티 이벤트 참여, 스테이킹 등 비거래적 활동이 증가했음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NFT 거래량과는 독립적으로 사용자 참여를 높일 수 있어요.

스마트 컨트랙트 활동 증가

NFT 거래가 없는 상황에서 스마트 컨트랙트 양이 늘어난 것은 사용자들이 NFT를 단순히 거래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디앱(DApp)이나 탈중앙화 금융(DeFi) 플랫폼에서 NFT를 활용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NFT 기반 게임이나, NFT를 담보로 한 대출, NFT 스테이킹 등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 컨트랙트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죠.

시장의 성숙

거래량은 감소했지만, 유니크 액티브 월렛의 증가는 NFT 시장이 성숙해지고 있음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단순히 거래량이 많았던 초기 투기적 단계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하고 건강한 시장 생태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NFT 시장이 단순히 거래량의 증감을 넘어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용자들의 참여 양상이 변화하고, 시장 내에서 NFT의 활용도가 다양해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NFT와 관련된 기술과 애플리케이션의 발전, 그리고 사용자 기반의 확장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어요. 위기라고 느꼈던 것이 성숙한 시장으로 가는 길이었다고 생각하니 위안이 됩니다.

NFT는 아시아가 강세

그 비결은 GameFi?

NFT consumer statistics from Google Trends

위 지표에서 보이듯이, NFT 소비 통계의 상위권은 대부분 아시아 국가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어 볼 수 있는 그래프 또한 국가별 NFT 소유자 통계인데요. 인도, 베트남, 홍콩 등 역시 아시아 국가가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NFT 수익은 서구권 국가에 집중된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이런 현상은 어떻게 해석해볼 수 있을까요?

NFT 수익 상위 국가 통계

규제 환경과 정책의 차이

아시아 일부 국가들은 디지털 자산과 관련된 혁신적인 사업 모델에 대해 비교적 개방적인 규제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NFT와 관련된 사업과 투자가 활성화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서구 국가들에 비해 더 빠른 시장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이 있어요.

디지털 기술의 빠른 채택

아시아 지역, 특히 동남아시아와 중국은 디지털 기술과 모바일 인터넷 사용의 빠른 채택으로 유명합니다. 이 지역의 소비자들은 새로운 기술에 빠르게 적응하며, 이러한 경향은 NFT와 같은 새로운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아시아의 발달한 게임 문화

아시아 국가는 게임 문화로 유명하죠. 중국과 한국의 E-sports 인기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거에요. 특히 Play-to-Earn 모델과 같은 GameFi 프로젝트는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이를 통해 NFT를 획득하고 거래하는 문화가 활성화되는 데에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 'Axie Infinity'의 허리케인이 지나가고, ‘Gods Unchained’ NFT 게임이 23년도 NFT 매출 1위(28,761 sales)를 기록했다고 해요.

이와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아시아 국가들이 NFT 소유량 면에서 서구 국가들에 비해 앞서가고 있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NFT와 관련된 경제적 기회와 문화적 현상을 이해하는 데에 이제 아시아권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NFT → 하이브리드 컨텐츠화

단순 투자 상품으로서의 NFT는 거품이 꺼지고 게임이나 스테이킹 등 비거래 활동 이벤트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지표들을 통해 한 눈에 보이죠.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주요 인물들의 인터뷰를 살펴봤을 때 공통적으로 점지하는 내용이 있어 가져와봤습니다.

SuperRare CEO

“실물자산의 토큰화. NFT는 자산의 정품인증서 역할이 될 것이다.”

“NFT는 디지털 컨텐츠의 출처 확인 메커니즘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는 기능은 다음 세대 인터넷의 중요한 기능이 될 것.”

Altava Group(빗썸) CMO

“귀금속, 부동산, 패션, 디지털 신원 등 실제 자산 시장에 NFT 기술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

Cypher Capital(Web 3.0 venture firm) CEO

“물리/디지털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컨텐츠가 될 것. NFT는 더 성숙한 기술이 될 것이다.”

공통적으로 실물 자산과 디지털 자산이 이어지는, 하이브리드 컨텐츠로서의 NFT가 대두될 것임을 얘기하고 있어요. 블록체인과 NFT 기술이 드디어 오명을 벗고, 탄생의 의의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앞으로가 기대가 되는 자료들이었습니다.

번외의 이야기이지만, 이제 비트코인 블록체인으로도 NFT를 발행할 수 있게 되었죠. (오디널스)

모든 Satoshi(비트코인의 최소 단위)에 파일(이미지, 텍스트 등)을 새길 수 있게 된 것인데요. 이더리움 NFT와는 결이 다르게 프리미엄 NFT로 포지셔닝되어서 '자산'으로서의 역할에 더 충실한 에셋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뉴스로도 느낄 수 있지만, 앞으로 NFT는 투기 상품이 아니라 당당한 유틸리티 및 자산으로서 우리 생활에 자리잡게 될 것 같아요. 거품이 꺼지기만을 (~~극단적으로는 아예 다 같이 망하고 새출발 할 수 있기를~~) 바랬었는데 드디어 분위기가 전환이 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느낍니다.

무릎을 꿇은 이유는 모두 다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며, 크립토 윈터가 어서 끝나고 새싹 트는 봄이 오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