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역사 없이 부자가 되고 싶은 건가요.

미안하지만 공짜 점심은 없어요.

몇 달 전, 책 한 권을 읽고 이미 나와있던 많은 후기들과 결이 다른 후기를 썼다. 그리고 그로 인해 참 여러 가지 일을 겪었다. 내가 모르던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었다. 그들의 세상에 연루되지 않기 위하여 애써야 했다. 원치 않게 알게 된 유튜브에서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싶어 했다.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새로운 종교마냥 떠받들며 추종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이미 유명한 이론과 명언, 다른 책에 수없이 나온 이야기를 처음 들은 이야기인 것처럼 열광했다. 유튜버의 말만 따르면 없던 부가 생긴다고 믿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짧은 탄식이 나왔다. 안타까움을 넘어 불쌍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 사람들을 이용하는 유튜버들에게 화도 났다. 

자신들의 화려한 성공담을 자랑하는 유튜버들은 일정한 룰이 있어 보였다. 대부분 “처음엔 아무것도 없던 나” 혹은 “엄청난 빚더미에 올라있던 암울한 나”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큰 부를 축적하고 이렇게 강의까지 하는 훌륭한 사람이 된 나”를 강조했다. 자랑스럽게 많은 책을 냈다고 말했고, 내가 구원해낸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고 후기들을 들먹였다. 이런 나를 믿고 따라오면 너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떠들어 댔다. 힘들고 지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사람들에게 썩은 동아줄을 내주는 사람들 같았다. 그 동아줄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많아 보이는 것이 암담했다.

그들은 동영상을 보고 혹한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진행하는 강연이나 컨설팅을 광고한다. 몇 개의 글을 더 찾아보니 강연에 가면 자신의 책 다수를 필수로 읽게 하는 것 같았다. 심지어 더 비싼 돈을 내더라도 개인 컨설팅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좀 더 많은 돈을 내고 개인 강의를 들으면 더 비밀스럽고 특별한 비법을 전수받을 수 있다고 믿는 것 같았다. 더 빨리 부자가 되기 위해 더 큰돈쯤은 투자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소위 ‘강사’라고 하는 그들만 부자가 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자들의 욕망으로 빠르게 부자가 되어가는 유튜버들. 그들은 신이 나서 더 세게 부채질을 해댔다. 부에 눈먼 자들은 섶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유튜버(제작자)들은 창작해놓은 결과물들로 복리의 마법처럼 계속해서 부자가 되고 있었다. 그것을 보는 사람들은 시간과 돈을 계속 쏟아붓고 있었다. 그래서 그 구독자들은 무엇을 얻었을까. 자신들이 지금 누구의 큰 부를 만들어 주고 있는지는 보이지 않는 것일까. 

유튜버들끼리 서로 물고 뜯고 싸우기도 했다. 결국에는 결이 비슷해 보이는 그들끼리 서로를 비난하고 공격했다. 왜 그랬을지는 뻔했다. 그들 스스로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한 유튜버에게 돈과 시간을 쏟아붓다가 아무것도 얻지 못한 사람들은 그들을 공격하는 다른 유튜버에게로 환승했다. 자신이 겪은 손실의 억울함을 토로하며 다시 새로운 곳에 돈과 시간을 쏟아붓는 것이었다. 이 사람만큼은 자신을 구원해 줄 것이라고 믿는 것일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아주 쉽고 정확한 명제를 사람들은 잊는다. 부든 명예든 무엇이라도 이루고 싶으면 그것을 위한 행위가 필요하다. 요즘 사람들이 “노오력”이라고 비꼬기도 하는 그것이 필요하다. 무엇이든 내가 애쓰는 행위가 있어야 얻을 것도 생긴다. 비록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실패의 역사들이 켜켜이 쌓여 결국에는 어떤 결과물을 만든다.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돈을 벌던 저 유튜버들 조차도 필요한 행위들을 꾸준히 해왔다. 콘텐츠를 작성하고, 글을 쓰고, 강의라는 것을 모집했다. 그들 역시 하루아침에 이루어 낸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 과정은 쏙 빼고 “그냥 내 말만 듣고 나에게 돈을 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내 피 같은 돈을 내고 소중한 시간을 써서 그 과정을 들었으니 나도 노력한 것이다’라고 말하고 싶은가. 틀렸다. 그것은 그저 남의 노력을 구경한 것이다. 바보같이 공짜 구경도 많은데 굳이 돈을 내고 구경을 한 것이다. 그 정도의 구경은 돈을 내지 않아도 많이 할 수 있는 세상이다. 선한 의도로 자신의 노력 과정과 성취의 결과를 공유해 주는 더 훌륭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다. 

부자가 되고 싶어 유난히 조급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 요즘이다. 방법을 알지 못해 헤매다가 이상한 마수에 걸리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지루하지만 차곡차곡, 불안하지만 꾸준하게 쌓아나가는 것이 부로 향하는 길이 아닐까. 내 노력의 투입 없이, 실패의 역사 없이 부자가 되는 방법은 없다. 누군가 그것이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면 함부로 따라가기 전에 의심부터 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