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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Aug 09. 2019

(주)에프앤에프

회사 개요 및 안정성

앞으로 저는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다양한 회사들에 대한 제 생각과 의견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호사가(개인투자자)들과 업계 관계자(언론사)들이 말하는 회사의 평가 및 언론 기사, 그리고 주변인들의 입을 참고하지만, 그들이 볼 수 없는 혹은 알고는 있지만 차마 언급할 수 없는 이야기를 담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내용 중 일부는 자극적일 수 있으며, 상상의 조각일 수도 있습니다.
 
덧붙여 숫자를 기반으로 이슈를 찾지만, (데이터는 가공될 수 있기 때문에) 숫자를 근거로 제 생각의 전부를 말하지 않습니다. 이 점 참고하시어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올 7월 즈음, F&F라는 회사를 보게 되었다.

워낙 패션시장에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만드는 회사인지라 이전부터 잘 알고 있던 조직이었다.


그런데 이 회사를 써칭하고 바라보면서 느낀 내 생각과, 호사가들 및 업계 관계자(언론사)들이 말하는 F&F에 간극이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가장 먼저 (주)에프앤에프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우선 내가 평가한 F&F의 기업 평점(10점 만점)은 아래와 같다.


총점
3.75
안정성 (Collected, Jardin Predu, MLB, Discovery)
4
성장성 (MLB, Duvetica, Stretch Angels, Banila Co.)
5
외부 리스크 관리 (MLB, Discovery, Duvetica, Banila Co.)
4
내부 리스크 관리 (계열사, ONLINE)
2


F&F와 같이 멀티 브랜드를 가진 기업의 경우, 총점(회사 개요)과 내부 리스크를 제외한 각 분야는 전개 중인 브랜드와 사업 채널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또한 모든 부분의 포인트는 높을수록 좋다. 다만 외부 리스크와 내부 리스크의 경우, 리스크 관리 역량에 대한 평가임으로, 바꿔 말하면 숫자가 낮을수록 리스크가 크다는 의미라는 점을 전제한다.


이 글에서는 우선 총점(개요)과 기업의 안정성을 이야기해보겠다.



총점 (회사 개요)


(주)에프엔에프에 관련된 계열사는 8개이지만, 실제 김창수 대표가 지분을 보유한 관계회사는 12개이다. (출처 : F&F 분기보고서)

에프앤엔프는 DISCOVERY Expedition(이하 디스커버리)를 중심으로 MLB, Banila Co., 등 세컨 브랜드를 제외한 5개의 패션/코스메틱 브랜드, 1개의 아울렛 브랜드(Collected) 그리고 1개의 식음료 브랜드(Jardin Perdu)를 전개하는 회사다. 또한 (주)에프엔에프는 8개의 계열사 및 관계회사를 가지고 있는데, 유가증권 상장사인 F&F와 별개로 코스메틱 사업을 전개하는 (주)에프엔코와 관계회사를 포함하면 국내외 12개의 회사를 운영 중이다.


5개의 브랜드를 전개 중인 회사가 12개의 자회사 및 관계사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리 Duvetica 인수로 인하여 해외 계열사가 늘어난 측면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자회사 구조를 단순화하는 트렌드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반면 F&F의 최근 매출의 흐름은, 2017년 매출액 5천6백억(영업이익 980억), 2018년 매출액 6천7백억(영업이익 910억)에 미치지 못하는데, 주목할만한 이슈로는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했다는 부분이다. (물론 매출이 늘어난 것도 반드시 좋은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원인이 뭘까.


일단 회사 오피셜은, 자사 브랜드인 Stretch Angels와 Duvetica 런칭 및 인수에 따른 비용 때문이라고 하는데, 시가 총액 1조가 넘는 회사가 브랜드 2개를 런칭/인수했다고 매출 증가액 대비 영업이익이 현저히 줄었다는 해명은 궁색한 부분이 없지 않다.


F&F의 최근 매출 대비 영업이익의 줄어든 이유는, 신규 브랜드 런칭 초반에는 투자를 해야 하니 한 거고, 외국 기업을 인수했으니 이익 구조가 일시적으로 나빠졌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또한 Duvetica는 원래 일본 및 유럽에서 러닝 하는 브랜드였으니 매출과 이익에 기여를 했을 텐데, 인수비용 대비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즉 2018년, F&F의 이익률이 떨어진 이유는, 주력 브랜드인 엠엘비와 디스커버리가 조직 내 런칭&인수 이슈에 준비하고, 투자 대비 이익 성장률을 담보하여야 했으나, 불륨 확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동력을 상실한 시즌이라고 해석하는 편이 맞다.


결론,


2018년의 신규 브랜드 런칭 및 인수합병을 통한 영업이익 감소는,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주식회사의 기본 개념으로 보면, 회사 내부에 큰 그림을 보는 전략가가 없다는 반증이다. 각 브랜드를 챙기는 사람들은 많은데, 조직 전체를 놓고 보면 ± 계산기를 두드릴 수 있는 사람은 없이, 김창수 대표가 원하는 방향대로 회사가 운영되고, 그가 가는 길을 대비하고 예방하는 '호위무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느낌적인 느낌. (그래도 유가증권, 코스피 상장사인데, 전체를 보는 전략통이 없다는 느낌은 이 조직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좋은 시그널은 아니다.) 물론 이건 산술적인 재무 관점일 뿐,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영학의 관점과는 조금 다르다. (이 부분은 추후 다시 언급하겠다.)


또한 나는 애널리스트는 아니지만, F&F의 미래 안정성과 사업 비전을 생각해보면, 현 주식 가치를 포함한 1조 원을 상회하는 회사 가치에 거품이 끼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그래서 주가가 계속 널뛰기를 하는 것이다. 왜 거품인지, 무엇이 거품인지는 차차 알아보자.)


즉 현재까지의 F&F는 디스커버리, MLB, 바닐라코, 이렇게 세 개 브랜드로 살림살이를 꾸리고 있는 회사라고 보면 되겠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 디스커버리는 아웃도어 브랜드이고, 바닐라코는 1~20대를 타켓으로 하는 코스메틱 브랜드이다. MLB는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 사무국'의 라이센스를 통해 국내 및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모자 및 잡화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라이센스 브랜드이다.


회사는 중단기적으로는 널뛰기 성장, 장기적으로는 유지/운영이 되겠지만, 안정성, 성장성, 내/외부 리스크 관리 이슈로 인하여 조직은 점차 분할되거나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성 (4/10)


패션회사에게 안정성이란 무엇일까.


사실 패션산업은 여전히 마진율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 중 하나이다. 저성장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약간의 디자인 변형과 소재 변경만으로 상당한 마크업을 조절할 수 있는 산업이니까.


다만 몇 가지 단점이 있다면,


1)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

2) 구매자가 한정되어 있다는 점. (오프라인 시장 볼륨의 한계, 규모의 경제가 더 이상 의미 없다.)

3) 대체제가 많다는 점.

4) 오프라인 기조의 회사가 온라인 회사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F&F는 얼마나 안전할까.


역시 결론부터 말하자면, "망하지는 않는 저성장/널뛰기 기조로 회사는 유지될 것이나, 안전하지는 않다."이다. F&F는 패션회사로서 가질 수 있는 몇 가지 단점을 극복 위해 끊임없이 개발하고 발전해야 하는데, 그 압박이 오너와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끌 수 있고, 나아가 그 잘못된 판단은 주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주가는 계속 고무줄처럼 널뛰기할 텐데, 이런 현상이 안전하다고 볼 수 있을까?


지금부터 F&F의 안정성에 대해, F&F가 전개하는 브랜드/사업 단위로 하나씩 살펴보겠다.




#Collected 는 F&F가 2002년부터 지금까지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재고 회전용 몰인몰 아울렛 브랜드'이다. 사실 콜렉티드는 (주)벤아트(1992~1998) 시절부터, 김창수 대표가 삼성출판사의 자사 브랜드(베네통, 시슬리, 레노마 스포츠, MLB 등)의 재고 소진을 위한 목적을 기반으로 꿈꿨던 '아울렛 비지니스' 모델이었다.


그리고 그 사업의 시작 시점, 즉 콜렉티드 런칭 시점을 아버지인 김봉규 전 삼성출판사(전 엔에스에프) 대표, 친형인 김진용 현 삼성출판사 대표와 함께 재산 승계 및 사업 분할 과정의 정점에 두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콜렉티드 죽전 (출처 : 구글링)

물론 '콜렉티드' 오픈 초기 목적은 미국과 유럽의 패션 유통 사업을 보고 온 김창수 대표가 '아울렛(Stock) 비지니스'를 꿈꾸고 만들었겠지만, 당시 자금력으로는 연속적이고 공격적인 사업 전개가 무리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김창수 대표의 아울렛 비지니스의 꿈은 2014년, 2007년 문정동에 오픈한 '두 번째' 아울렛 매장 건물을 117억 원에 개인에게 매각할 때까지 거의 10년을 꾸었던 것 같다.)


다만 논외로 사실 삼성출판사가 처음 패션사업을 시작한 것은 1992년 베네통의 라이센스 때부터인데, 이때 창업주인 김봉규 삼성출판사 대표는, 삼성출판사의 패션부문을 차남인 현 김창수 대표보다, 장남이었던 김진용 현 삼성출판사 대표에게 맡기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승계 과정에서 형인 김진용 대표는 가업인 삼성출판사를 담당하고, 동생인 김창수 대표가 패션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하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는데, 이는 김창수 대표 특유의 처세운이 따라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현재 '삼성출판사'라는 이름(가업)을 가진 사람은 김창수 대표의 친형인 김진용 대표이지만, 삼성출판사는 (주)엔에스에프-(주)에프앤에프로 사명을 변경한 후, 2002년 콜렉티드 오픈 시점에 출판사업 부분(삼성출판사)을 분할하여 형인 김진용 대표에게 넘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삼성출판사=에프엔에프이고, 현재 형인 김진용 대표가 운영 중인 삼성출판사는 '또 다른 삼성출판사'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 즉 가업의 '이름'을 물려받은 사람은 김진용 대표이지만, 가업의 적통을 이어받은 사람은 김창수 대표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김창수 대표와 F&F, 그리고 삼성출판사(현 대표 김진용, 김창수 대표 친형)에게 '콜렉티드'는 사연 있는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패션/제조 브랜드도 아니고, 그렇다고 '엔터식스'나 '파주 첼시 아울렛'과 같이 오프라인 유통 채널로의 성장도 어려운, 그래서 이제는 그냥 큰 상설 할인 매장을 가지고 있는 '김씨 집안의 고정자산' 정도로 인식하면 될 것 같다.


또한 지금은 인근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패션회사가 공개적으로 조그마한 임대사업을 한다고 하기에도 궁색하기 때문에, 지역 주민을 상대로 한 로컬 브랜드 아울렛 장사를 하면서, 사실상 가업의 상징성을 고려해 매각하지 않고 패션회사로서 오프라인 영업점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동시에, 글로벌 IR 메세지로서의 가치 및 실질적 임대사업을 통한 유지/관리 단위라고 해석해도 무방할 듯싶다.


결국 안전하지도, 그렇다고 의미 있는 사업 전개라고 보기도 어정쩡한 사업이 바로 F&F의 #콜렉티드 라고 보면 되겠다.




다음으로는 F&F가 현재 본업만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식음료/외식 사업이다.


역삼동 F&F 본사 1층의 레스토랑 Jardin Perdu, 전개하는 브랜드와는 달리 필요 이상으로 고급스럽다. 마치 '난 브랜드'다 하고 외치는 느낌. (이미지 출처 : 구글링)

우선 F&F는 본사 1층에서 #쟈르뎅페르뒤 (Jardin Perdu)라는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호사가들 말대로, 그냥 손님들 오면 한 번씩 대접하는 식당 정도로 운영을 하면 좋을 텐데, 그게 아닌 것 같다는 얘기들이 솔솔 흘러나오면서 F&F의 주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쟈르뎅페르뒤 하나만으로 'F&F가 식음료 사업을 한다'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냥 처나 자식들에게 취미 삼아 운영해보라고 만들어준 사업이면 모를까. 그런데 최근 F&F가 리조트 사업 등을 진행하는 한솔개발(주)의 제3자배정 대상자로 포함되어 20억 원의 현금을 투입하여 이 회사의 증자에 참여했고, 이 부분을 사람들은 '쟈르뎅페르뒤'와 한솔개발(주) 투자를 통해 앞으로 본격적인 외식 사업에 진출한다는 내용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김창수 대표가 의류와 잡화만으로 회사의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고 다음 먹거리를 준비하는 모양새로 느껴지는데, 이는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 내수시장의 한계, 글로벌의 불확실성 그리고 또 다른 이유


내수시장의 한계

디스커버리를 중심으로 한 아웃도어 시장의 경쟁에 한계를 느꼈을 것이다. 특히 필라,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비롯한 유사 연령대의 타켓층을 두고 경쟁하는 부분에 대해서, 상장동력의 한계를 느꼈고 K2, 블랙야크, 네파 등의 전통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디스커버리와 같은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로 리포지셔닝 하는 부분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최근 필라가 브랜드 '리포지셔닝'을 통해 큰 재미를 보았지만, 결국 이것은 발렌시아가를 시작으로 (어글리) 슈즈로 재미 본 기업들이 많은 탓이고, 그 흐름의 막차에 디스커버리도 좌석 한 칸을 허락받았을 뿐, 디스커버리가 순수한 자체 디자인력이나 영업력, 그리고 기획력으로 트렌드를 리드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건 아니다.


한때 롱패딩으로 많은 패션회사들이 특수를 보았으나, 작년부터 롱패딩의 인기는 급속히 줄어드는 것을 예측하지 못해 많은 기업들의 물류창고에 작년에 생산한 롱패딩이 쌓여있는 것처럼, 디스커버리뿐만 아니라, 이와 유사한 환경에 놓인 브랜드들의 성장과 제 살 깍아먹기 식의 경쟁은 (게다가 저출산으로 인한 국내 잠재 소비인구가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해결하기가 매우 어려운 문제라는 것이다.


때문에 사업의 다각화, 즉 외식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해외 진출의 불확실성 (MLB 중국 진출)

MLB는 중국 진출을 했다고는 하지만 상표권 점유를 통한 진출의 성공일 뿐, 사업의 성공은 아니다. 또한 중국 MLB의 수많은 현지 벤더 중 하나의 업체일 뿐이고, 중국 내 리스크 환경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중국 진출은 F&F 전체 매출 볼륨에 영향을 주겠지만, MLB는 국내 면세점 매출만으로도 충분히 자기 브랜드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MLB의 중국 진출은 빚 좋은 개살구가 되기 딱 좋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아직까지 F&F를 비롯한 언론, 주식시장은 그렇게 평가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하지만 중국 진출을 더 미룰 수는 없었을 것이다. MLB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을 때 본전(?)을 뽑아내야 하는 입장과 중국시장, 특히 중국 온라인 커머스의 영향력은 F&F와 같은 라이센스에 익숙한 제조기업이 피해 가기에 생선가게 앞의 고양이 같은 것인지라.


개인적으로 F&F의 중국 내 MLB 사업이 잘 되길 바라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F&F가 중국 내에서 해야 할 것은 딱 하나, 바로 중국 내 마케팅이다. 중국의 유통은 마케팅이 9할 이상이다. 아마 국내에서 마케팅&브랜딩으로 재미를 본 김창수 대표와 호사가들이 이 부분을 가장 잘 알기에, 중국 온라인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기대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은 든다. (MLB의 중국 진출과 관련한 분석과 의견은 '성장성'에서 더 말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우선 여기까지만.)


즉 내수 시장의 포화, 그 안에서의 물고 뜯기는 생존 경쟁, 그걸 피해 '상품력'과 국내에서 재미 본 '마케팅&브랜딩'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하겠다는 F&F의 전략 두 가지의 실체가, 글로벌 진출과 사업의 다각화(외식분야 진출)인데, 글로벌 진출의 경우 개인적으로 방법과 시기, 그리고 전략이 노후되고 지나치게 단순화 되어 있다는 느낌은 있다. (Duvetica 인수를 통한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은 추후 '성장성'과 '외부 리스크' 파트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또 다른 이유

F&F는 기업의 생존, 즉 성장하고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사업의 다각화에서 찾고 있고, 그 중 외식 시장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외식업은 더이상 그러한 이유로 진입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생존 걱정 하면서 진입하기에, 시장의 벽이 너무 높고, 소비자의 눈높이가 패션보다 더 까다롭고 치열하다.) 이건 마치 정년 퇴임을 한 공무원이 평생을 모은 퇴직금으로 프렌차이즈 치킨집을 하겠다는 것과 같다. 그렇게 시작한 노년의 사업가 투자 원금을 회수하고 퇴직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는 '카더라'조차도 난 들어본 기억이 없다.


외식/식음료 사업은 분명한 기업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 평생 패션회사를 운영해온 F&F와 김창수 대표가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진출을 염두한다고 보진 않는다. 물론 이것은 단순히 '분야의 전문성'만을 가지고 하는 지적은 아니다. (언론이나 많은 호사가들은 아직은 '지켜보겠다' 하는 기조이기는 한데, 지켜보고 말고 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무엇보다 김창수 대표는 외식산업에 적합한 철학을 가진 인물도 아니다. 세련된 브랜딩 전략으로 성과를 내었던 회사와 그 대표가 식음료, 외식분야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의 근거가 매우 불명확하다. 게다가 패션 > 라이프스타일(음식) 기업으로 확장한다는 사업 트렌드도 너무 구식이다.


백종원 브랜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외식 대기업들은 시장의 철수 또는 축소를 고민한다. 음식산업은 감각적인 마케팅으로 성공하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인용 : 김교석 칼럼)

그런데 과연 김창수 대표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까?


이후 다시 언급하겠지만, 앞으로 김창수 대표는 외식사업으로의 사세 확장, MLB 중국 및 동남아 진출, 이탈리아 브랜드 Duvetica 인수를 근거로 중국과 미국, 유럽 내 비지니스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이다. 그러나 그 투자가 과연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현지 시장 안착을 위한 투자일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그 중에서도 F&F의 외식사업 진출은, 앞으로 조직과 유가증권 시장에 불필요한 말과 불편한 현상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이것은 결국 F&F의 임직원과 주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여 조직의 분위기를 가르는 리스크가 될 여지가 농후하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추진한다면, 어쩌면 그 이유는 2번에서 찾을수 있을지 모르겠다.


2) 사업 재편을 통한 증여, 후계구도


앞서 1번에서 언급한 부분을 조금 더 구체화해보겠다.


사모펀드의 자금이 흘러들어간 회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패션회사가 그렇지만, F&F 역시 지독한 가족회사 경영 체제이다. 실제 F&F의 임직원 명단에 등재되어 있는 미등기/등기 이사는 부인인 홍수정 여사밖에 없지만, 홍수정 여사를 포함한 재무이사, 감사, 경영기획이사, MLB 사업부장, IT사업부장 등이 김창수 대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물들이다.


김창수 대표의 지분율은 특수관계인(처, 자식, 동생)의 주식을 포함하면 58.82%이고, 최근 국민연금공단이 장내매수를 통해 총 6.04%의 주식을 확보, 2대 주주이다.

물론 이러한 지분(/구조)은 투자자들에게 '탄탄한 지배구조'라고 해석되기도 하지만, 오래된 인재들이 가족회사의 경영에 장기간 참여했다는 사실은, 시대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채널이 그만큼 제한되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F&F의 사내 정치를 경험한 상당수가 '장기 근속자'의 고인 물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런데 문제는 늘 그렇듯, 평소에는 발톱을 드러내지 않다가 작은 '변화'가 일어나면 그때부터 슬그머니 발톱을 세우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새로운 사업부가 생겨나고 새로운 임원이 등용되는 그런 순간들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보통 앞을 보게 만든 뒤,  돌아온다.


단순하게 그저 'F&F를 잘 아는' 사람들이 입김을 넣을 것이고, 이는 결국 사업을 진행하는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준다. 그리고 그 '사람'에는 김창수 대표 본인도 포함이다. 즉 김창수 대표 자신도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그들은 김창수 대표에게 충성을 하는 것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의 직급과 직책에 충성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루트로 비전문가 집단이 관여할 여지가 충분한데, 새로운 핵심 인재 몇몇을 넣는다고 그 사업이 성공하겠는가? 만약 그렇다면 대기업들이 하는 모든 사업들이 성공했겠지. 그렇지 않다. 이 내용 역시 김창수 대표가 모를 리 만무하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리조트를 업으로 하는 회사에 투자를 하고, 자사에 레스토랑까지 운영을 하면서 외식 산업으로 진출하려는 의도는 뭘까?


내 생각에 F&F의 외식사업 진출(한솔개발 투자 및 쟈르뎅페르뒤 레스토랑)의 명분은 생존을 위한 사업의 다각화이지만, 결국 사업 구도 재편 및 자금 승계를 통한 후계인들의 시험대, 즉 포석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과연 '식음료/외식 시장이 연매출 5천억 원, 시가총액 1조 원 수준의 기업이 뛰어놀 수 있는 시험대'로 쓸만큼 만만한 시장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시간이 지나면 더 명확해지겠지만. 경험하고 깨우치기 전에, 알아채는 것도 능력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20여 년 전, '콜렉티드' 런칭 시점에서 김봉규 전 삼성출판사 대표에게 학습한 경험 그대로, 후계 구도를 위한 사업 분할의 그 시작과 오버랩되는 건 나의 자극적인 상상일 뿐일까. 현 F&F의 구성원 중 아들들이 내부에 귀속되어 있다는 내용의 소식은 없는데, 그들은 과연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F&F는 안전하지 않다.


'콜렉티드' 존재의 의미가 그러하고, 디스커버리의 외부 환경이 그러하고, MLB의 중국 진출이 그러하며, 특히 외식사업 진출에 대한 불분명한 의도가 그러하다. 앞으로 몇 년간 (주)에프앤에프의 외형 성장은 가능할 것이다. 영업이익도 일부 상승을 할 것이다. 그러나 김창수 대표, 1인의 독주 체제와 더불어 그 주변에 '고인 물'이 많다면, 배는 순식간에 가라앉을수 있다. 또한 부지불식간 사공이 늘어나면 배는 산으로 가기 한다.


회사의 가치를 지키고, 조직의 성장과 안정성 담보하기 위해, 무언가 더 명확하고 단순화된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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