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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머대디 Dec 01. 2021

대림절 묵상

마태복음 15장 29-37절

32절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놓고 말씀하셨다. "저 무리가 나와 함께 있은 지가 벌써 사흘이나 되었는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가엾다. 그들을 굶주린 채로 돌려보내고 싶지 않다. 가다가 길에서 쓰러질지도 모른다." 

33절 

제자들이 예수께 말하였다. "여기는 빈 들인데, 이 많은 무리를 배불리 먹일 만한 빵을 무슨 수로 구하겠습니까?" 

34절 

예수께서 그들에게 물으셨다.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그들이 대답하였다. "일곱 개가 있습니다. 그리고 작은 물고기가 몇 마리 있습니다." 

35절 

예수께서 무리에게 명하여 땅에 앉게 하시고 나서,

36절 

빵 일곱 개와 물고기를 들어서 감사 기도를 드리신 다음에,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무리에게 나누어주었다.




절대빈곤.

그것은 단지 돈이 없음을 의미하진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가난했다. 사실 태어날 때부터 우리에겐 아무것도 없었다.

그랬던 우리가 이 자리에 있었던 까닭은

순전히 도움 때문이다.


만약 우리에게 절대빈곤이 아직도 있다면

그것은 돈이 없음이 아니라 아무도 나를 신경쓰지 않을 때

느끼는 경험일 것이다.


그 누구도 나에게 어떠한 감정을 느끼지 않을 때,

누구도 내가 '거기' 있는지 신경 쓰지 않을 때,

누구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을 때, 

절대빈곤을 경험한다.


절대빈곤 앞에 놓인 사람들의 바람은 소박하다.

'그냥 내 곁에 있어줘'

'그냥 내 이야기를 들어줘'


그리고 누군가 그의 곁에 있을 때,

투명인간이 아니라 '여기 사람이 있네' 라면서

나를 발견해줄 때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 말한다. '정말 고마워'


선생 예수는 제자들에게 묻는다.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예수의 이 질문이 새롭게 다가온다.

그의 질문이 내 귓가에 이렇게 들려오는 것만 같다.

"여기 사람이 있네" 라고.


예수는 사람을 보았다.

거기,

분명 그 자리에 숨쉬고 있는 그 존재를 보았다.

그들의 굶주림과 고단함을 느낀다.

가여움을 느낀다(32절)


제자들은 예수의 질문의 핵심이 '몇 개에 있는지'에 두었을 것이다.

제자들에게 있어서 그들이 처한 상황은 말 그대로 절대빈곤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예수의 질문, 곧 그 자체로 이미 풍성한 잔치를

절대빈곤의 처지로 밖에 보지 못했던 것이다.


오병이어의 풍성함이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예수의 마음,

존재를 향한 가엽게 여기는 마음 그 자체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게 무엇일까?

"저기 사람이 있어"

그 시선, 그 말, 그 되돌아 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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