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민 Mar 04. 2020

공적 마스크 샀어요

사고 나서도 왠지 씁쓸

아침부터 1시간 줄을 서도 마스크 구하기가 힘들다고 해서 어제 부모님 댁에 마스크를 보내드렸다. 그래도 우리 집엔 코로나19 사태 전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사놓은 게 아직 남아있어서 소소하게나마 나눌 수 있었다. 워낙 마스크 한 장도 귀한 시기니까ㅠㅠ


나는 백수니까 괜찮다 쳐도 동생은 매일 출근을 해야 하고.. 남친은 아예 마스크를 사지도 못해서 그들을 위해 시간 많은 내가 공적마스크 사기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우체국과 하나로마트에 판다고 해서 알아봤는데 서울 지역 우체국엔 마스크 판매를 안 하고.. 하나로마트는 근처에 없어서 포기.. 다행히 집 옆 약국에 공적마스크를 판다고 해서 가봤다.



어제는 판매가 종료됐다고 해서 못 샀는데, 오늘은 다행히 입고 전에 도착했다. 동네 작은 약국이라 TV에서 보는 것처럼 어마어마한 줄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평소엔 보지 못한 풍경이라 낯설었고.. 상황이 심각하단 걸 체감할 수 있었다.



1봉에 5매가 들어있는 공적 마스크. 7500원. 1인당 1봉만 살 수 있다. 20명만! 평소에는 쉽게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이거 하나 사는 게 너무 어렵다. 사고도 마냥 기쁘기보단 씁쓸한 감정이 더 컸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많은 마스크가 또 어마무시한 쓰레기가 된다는 생각에 더 씁쓸.. 흑)


그리고 마스크를 사면서 눈살 찌푸려지는 상황도.. 좀 그랬다.. 마스크 사려는 줄이 길었는데 가족끼리 와서 인당 여러 개를 구매해가는 모습.. 심지어 약사가 "뒤에 분들 못 사실 것 같은데 더 많은 분들이 살 수 있게 하나만 구매하시면 안 될까요?(거의 애원..)"라고 했는데 "없어서 사는 거예요ㅡㅡ"라며 결국 여러 개를 사가더라. 물론 인당 구매니까 잘못된 건 아닌데, 지금 같이 수요 대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이 시국에는 내꺼 확보했으면 다른 건 남들에게 양보하면 어땠을까.. 싶더라.


그 외 새치기하려는 사람도 봤다. 친구에게 말했더니, 한 명이 미리 줄 서고 나중에 다른 일행이 다 와서 새치기하는 일도 다반사라고 했다. 참..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보며 다양한 인간군상이 있다는 걸 느낀다..



친구는 우체국에서 사는 걸 실패하고 하나로마트에 갔는데 번호표를 받고도 15일 후에 살 수 있다고 했단다. 너무행ㅜㅜ 그렇다고 정부 원망은 안한다. 엄청 애쓰고 있다는 걸 안다. 공급을 넘어서는 수요와 중간에서 나쁜짓 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정부 관계자들이 마스크에 대한 여러 대책을 세우고 있겠지만, 그중 중복구매를 차단하는 대안도 꼭 나오면 좋겠다. 매일매일 맨 먼저 줄 서서 사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때문에 진짜 필요한 사람이 구매를 못하는 일도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아침에 출근해서 오후에 퇴근하는 직장인들은 아예 불가능..또르르.. 그리고 모두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이 시기에 지들 배 불리려고 매점매석 & 등쳐먹는 Shaki들이 꼭 벌 받게 되면 좋겠다.



어서 코로나 19가 종식되길 바란다.


질병과 함께..

- 과한 공포감 조성하며 싸움 부추기고 진실은 전달하지 않는 기레기들

- 생명을 담보 삼아 정치질 하는 정치인들

- 자기 가족한테도 떳떳이 말 못 하는 걸 종교랍시고 믿고, 그 신념으로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만드는 사람들

- 격리 기간에 해장국 처먹으러 가고 해외여행 가는 걸 잘못이라 인지하지 못하는 무개념 인간들

모두 함께 종식되기를 바라본다.


국민 건강을 위해 밤낮없이 애써주시는 정부 관계자 & 의료진 분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가족끼리 첫 해외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