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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르조 Feb 03. 2023

어느덧 2월, 새해 목표 점검

230203

다들 느낄거다. 벌써 2023년도 한 달이 지났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이 잦아든 이 시점에 내가 2023년으로부터 원했던 바를 얼마나 이루었나 생각해봤다. 목표는 총 여덟 가지였다. 매일 운동하기. 주 4회 글쓰기. 새 부서 업무 적응하기. 사이드 프로젝트 사이트 오픈 및 DAU 300 달성. 술 줄이기. 신중하게 관계를 시작하기. 춤 배우기.


100% 달성한 목표는 딱 하나 있다. 1월 1일부터 2월 2일까지, 총 31일 동안 4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턱걸이, 딥스, 스쿼트를 100개씩 했다. 나머지 4일에도 러닝을 하거나, 필라테스를 했다. 요즘에는 날씨가 조금 풀려서 러닝을 더 해보려 한다. 2월이 되고 아직까진 매일 러닝을 하고 있다. 오늘도 이 글을 쓰고서 일출 시간에 맞춰 한강을 달리러 나갈거다. 한강 나가기 전에 취사 버튼 누르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글쓰기는 80% 정도 달성했다. 1월 4일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10개의 글을 썼으니 목표치인 12개보다 2개 모자랐던 셈이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퇴근하고 다시 모니터 앞에 앉아 무언가를 쓴다는 게 쉽지 않다. 어느 순간 글의 깊이가 얕아진 것 같아 고민도 많이 된다. 하지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지 않나. 지속성이 핵심이다. 조금 더 스퍼트를 올려봐야겠다.


새 부서 적응은 이제 어느 정도 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사실 다른 목표들을 달성하기 어려웠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부서 적응에 있었다. 스스로 변화에 잘 적응한다고 생각했지만 높아진 인구 밀도와 삭막한 사무실 분위기는 생각보다 더 불편했다. 지원했던 부서도 아니다 보니 업무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다시 신입이 된 것 마냥 퇴근을 하고 저녁을 먹으면 몸에서 모든 힘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그래도 어제 잠깐 저녁을 한 동료는 얼굴이 훨씬 나아졌단다. 이제는 같은 팀 사람들에게 농담도 하고 업무 일정도 어느 정도는 장악한 듯하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 주는 부분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조급함 없이 적당한 긴장감으로 하나씩 뚫어내는 게 핵심이다.


사이드 프로젝트도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는 편이다. 우리가 제공할 서비스에 대한 방향성이 많은 부분 정립되었다. 커뮤니티 기능이라든지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다른 기능에 대해서 수평적 서비스 진화를 고민해 보았지만 초기이고 불특정 다수를 타겟하는 플랫폼이 아닌 소수의 유저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한 가지 핵심역량에 집중하기로 했다. 호리젠탈하게 서비스의 외연을 넓혀가는 것을 논의하는 건 가슴 뛰는 일이지만 어느 한 멤버의 말을 빌리면 "잡탕밥"이 되는 지름길이기도 했다. 버티컬하게 내려가는 건 조금 더 차분하고 정적이다. 이걸 해내야한다.


술은 꽤 줄였다. 최근 2주 간 술자리는 4번이었고 그중에서 많이 마신 날은 단 하루였다. 그 하루에 거의 각 위스키 1병을 했다는 건 새해 목표에 크게 위배되긴 하지만 말이다. 조용한 일상에 익숙해지고 있는 중이다. 술을 줄이니 약속이 줄어들고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계속 이렇게 할 셈이다. 결국 업무를 제외한 나머지 일곱 가지 목표는 평일 9-18시 외의 시간에 이루어져야 한다. 절대적인 시간을 많이 확보하는 게 중요하고 술은 그 대척점에 서 있다.


관계도 섣불리 시작하지 않고 있다. 홀로 주말을 보낸다. 혼자 잠에 들면서 희한한 꿈을 많이 꾼다. 이마저도 익숙해져 가고 있다. 필요하지 않은 것은 소거해내보자.


전혀 손대지 못한 목표가 하나 있다. 바로 춤 배우기다. 다행히 다음 주에 뉴진스의 <하입보이>를 배우는 세션을 등록했다. 집에 큰 거울을 하나 살까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매일 조금씩 춤 기본기를 연습해 보는 것도 좋겠다. 소녀시대는 데뷔 전에 업앤다운만 몇 년 연습했다던데. 춤도 방향성이 필요한데 결국엔 클래스를 등록해야 하지 않나 싶다. 매번 영상으로 춤 잘 추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직접 그런 움직임을 만들어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았는데 적고 보니 꽤 많은 걸 해낸 한 달이었다. 계속 지금처럼 할 것 하고 하지 않을 것 하지 않으면서 지내보려 한다. 여러분의 새해 목표도 한 걸음씩 이루어나가는 2월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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