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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심 Feb 04. 2022

회사생활이 하고 싶단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귀하를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입사지원을 해봤다면 채용과정에서 유독 불합격하는 전형이 있을 것이다. 내 경우는 인·적성검사였다. 특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으면 대부분 인·적성검사를 본 다음이었다. 20대 중반까지는 열 번, 스무 번 떨어져도 이유를 몰라서 애꿎은 대학교 성적과 자격증 수만 탓했다. 그러다 서른을 앞두고 본 모 대기업 면접에서 아직도 잊지 못할 말이 지나갔다.


'나이가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에 말해주는데. 인상도 좋고 목소리도 좋아요. 다만 너무 내성적이에요. 혹시 잘 울어요? 적성검사 결과도 그렇고 이래서는 직장생활 못 해요.'


솔직한 조언을 들어 진심으로 감사했던 한편, 약점을 들켰다고 생각했는지 앉은자리에서 눈물을 쏟았다. 그때 기억은 여전히 창피해서 글을 쓰는 지금도 이불 발차기를 불러일으킨다. 취업성공 패키지의 도움을 받았을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사람들 앞에 서기 어려운 성향이라는 직업심리검사 결과가 마치 학생 시절 생활기록부처럼 따라다녀서 담당자께서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내내 걱정하셨다. 정성 들인 서류가 합격해도 면접이라는 벽은 나 같은 내향인에게 높아도 너무 높았다.

누구나 강점은 있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강점은 집념이다. 원하는 기업에 합격할 때까지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채용공고가 올라오면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 보고 만신창이가 되는 롤러코스터스러운 반복을 감수하고도 회사에 다니겠다고 고집부렸더니 4년 후에는 바람이 이루어졌다.



[용어 설명]

취업성공 패키지(취성패): 취업 희망자 개인 역량에 맞는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직업 알선과 입사 후 재직까지 지원하는 국가사업 -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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