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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꽐라 Dec 17. 2023

2022년 월드컵의 추억

페이스북에 “과거의 오늘”이라는 알림과 함께 당시 적어놨던 글이나 사진들을 불러오는 기능이 있다. 이 알림을 특별히 좋아하는데,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무언가를 보여주는 이 기능이 선물같이 느껴져 반갑고 과거의 나를 볼 수 있게 해 그때의 내 생각, 가치관, 그리고 무얼 하고 살았는지 지금의 나와 비교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1년 전에 포스팅했던 글이 하나 올라왔는데 작년 12월 우리 가족은 친한 친구 가족과 함께 카타르에 있었다. 한국 예선 3경기를 모두 직관하기 위해 며칠간 카타르에 머물렀는데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을 많이 만들었었다.


그중 최고의 성과(?)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방송사 인터뷰였는데, 국내 메이저 3사 인터뷰 성공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복장이 특이하기도 했고 두 가족이 우르르 몰려다니다 보니 눈이 많이 띠였던 것 같다. 한국과 포르투갈의 마지막 경기가 있던 날에는 포르투갈 방송국, CNN 스포츠, ESPN, 카타르 방송 등 여러 방송사와 인터뷰를 했었고, 이 장면을 본 국내외에 사는 지인뿐 아니라 사우디 동료들에게까지 많은 연락을 받았었다. "너 정말 미친놈 같다고..." 그도 그럴 것이 포르투갈 방송국과 인터뷰하는 동안 리포터의 질문이 "크리스티아노가 두렵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누구? 크리스티아노? 너무 늙어서 잘하겠어?"라는 답변을 했기 때문이다.

2022 월드컵 인터뷰의 추억

돌이켜보면 월드컵 관련 첫 인터뷰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거리응원이었다. 광화문에 위치한 회사에 다닐 당시 광화문 광장에서 거리응원에 참석했는데 전반전이 끝난 뒤 "출근시간 다 되어가는데 어떻게 하실 거예요?"라는 리포터의 질문에 답변하는 장면이 방송으로 나갔더랬다. 경기가 끝나고 1시간이나 늦게 출근했던 그때 팀장님은 말이 없으셨고 난 그해 겨울 회사를 떠났다. (이것 때문에 회사를 그만둔 건 아니다.)

어쨌든 미치도록 즐거웠던 2022년 12월은 그렇게 지나갔다.


가끔 딸이 묻는다.

"아빠 다음 월드컵도 보러 갈 거지?"

다음 북중미 월드컵에도 똑같은 복장으로 응원하러 가기로 약속했다. 그러려면 돈을 더 잘 벌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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