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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아빠 Apr 05. 2018

딸에게 읽어준 그림책만 4,000권!

아이에게 그림책 읽어주기, 다들 마음먹고 계신가요? 또는 이미 시작하고 계신가요? 아이의 정서와 교육을 위해 무지 중요한 '그림책 읽어주기'라는 미션. 하지만 이거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더라고요. 그러니 우선 이 어마 무시하게 힘든 여정에 나선, 또 나서기로 마음먹은 모든 분들께 뜨거운 응원의 박수부터!  


오랫동안 딸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궁금증도 깨달음도 참참 많았답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 들려드리면 힘나는 응원가가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여기에 그림책 한 권 한 권에 대한 소개 글들은 차고 넘치는데 반해 '그림책 읽어주기'라는 미션 수행을 위한 친절한 가이드북은 찾아보기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제주아빠의 그림책 사용설명서>, 오늘부터 시작해 봅니다.        

        



우선 첫 시간이니 잠깐 제 소개부터 먼저. 흠흠!                


저로 말씀드리자면 <세계아동독서지도연구회> 한국지부 실행위원과  <우리아이책읽어주기범국민운동본부> 제주지부 지원간사 등은 전혀 맡고 있지 않고요. 그냥 지구최강개구쟁이 딸을 둔 평범한 40대 아빠랍니다. 아니, 그런데 뭔 자신감으로 그림책 읽어주기에 대해 글까지 쓰려고 하냐고요? 헤헤~               


그럼 잠깐, 제 얘기 풀어놔 볼게요. 맨 처음 우리 딸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 시작한 건 딸이 2살 반 때쯤이었습니다. 아이를 생긴 걸 알자마자 '우리 딸에게 책만큼은 온몸 바쳐 읽어주리라!' 마음 불끈! 먹어왔거든요.          

       

그래서 딸이 말귀도 웬만큼 알아먹는 듯하고 엄마 아빠가 지 얘기하면 멀리서도 귀를 쫑긋 기울이는 듯싶자 바로 그림책 미션에 들어갔답니다. 그리하여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동안, 평일이나 휴일 구분도 없이, 2살 반부터 5살 반까지 꼬박 3년 동안 우리 딸의 그림책 선생님이 되어주었지요.                


2~3살 때는 아직 어려서 페이지도 적고 글밥(페이지 당 글의 양)도 별로 없는 책들로 읽어주다 보니 1시간이면 대략 7~8권쯤, 4~5살 때는 이야기도 살짝 길고 글밥도 꽤 꽉 찬 그림책들 위주로 빌려오다 보니 보통 5~6권 정도 읽어주었답니다.       


네네~ 솔직히 자수합니다. 가끔 빼먹은 날도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잡지사에 다니던 터라 매달 마감 때면 어김없이 야근에 발목이 잡히곤 했고 또 술도 좋아하다 보니 가끔씩 친구들과 술잔을 높이 들기도 했었죠.        

         

그런 날은 당연히 못 읽어주었지만 그러면 또 토요일이나 공휴일에 하루 두 타임씩 그림책을 읽어주곤 했거든요. 그러니 너그럽게 계산하면 거의 1년 내내, 야박하게 따져봐도 1년에 300일 정도는 매일 1시간씩 그림책을 읽어주었답니다. 하루에 5권씩만 쳐도 1년이면 1,500권 3년이면 대략 4,500권 정도의 그림책을 읽어준 셈인 거죠.                


뭐,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뇌가 벌써 녹슬기 시작했는지 깜박하고 다시 빌려온 책들도 있고 중간에 한 달 반 정도, 아이고야~ 급한 프로젝트가 생겨서 거의 매일 새벽별 보며 퇴근하느라 그림책을 도통 못 읽어줬던 때도 있었죠. 그런 거 저런 거까지 다 빼버린다 해도 못해도 4,000권쯤은 그림책을 읽어주었답니다.               


그리고 딸이 10살이 된 지금도 집에서 가까운 탐라도서관, 살짝 먼 한라도서관, 꽤나 먼 제주기적의도서관, 겁나 먼 우당도서관에 가끔씩 생각나면 제주도서관까지, 일주일에 못해도 두 번씩은 제주 시내 도서관들을 순례하며 가족 대출증 그러 모아 그림책을 잔뜩 빌려오고 있거든요. 그 그림책들까지 다 계산하면 수치는 파파박! 로켓 탄 듯 수직 상승할 거고요.                


그렇게 그동안 만났던 그림책만 수천 권, 그림책을 만난 지도 어느새 3,000일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그림책 읽어주기에 관해 한두 마디 정도는 전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경험하고 고민하고 깨달았던 저만의 생각들, 브런치로 올려보려고요. 그럼 다음 시간부터 <제주아빠의 그림책 읽어주기> 본격적인 이야기 시작해 볼게요~               


아참, 다음 편은 이거! 이거! 엄청난 고생문으로 들어가는 운명의 한판이 걸린 <그림책 담당, 가족 대표 선발전!> 이야기랍니다.  



blog.naver.com/jejudaddy




<제주아빠의 그림책 사용설명서> 연재 계획      

    

프롤로그 | 딸에게 읽어준 그림책만 4,000권!               


01. 그림책 담당, 가족 대표 선발전!

02. 엄마? 아빠?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03. 스스로 만드는 그림책 시간표

04. 때론 액션 배우처럼 때론 스타 성우처럼 

05. 고마운 도서관, 게다가 무려 공짜!

06. 그림책 고를 땐 상상력과 감수성

07. 부모가 먼저 읽기, 효과가 어마어마! 

08. 질문이 많아지면 그림책이 싫어져요 

09. 전집 대신 소고기를 사주세요

10, 학습만화, 우리 약속 하나 할까?

11. 조바심 금물, 수학&과학 그림책

12. 영어 그림책은 공부 NO, 재미 YES! 

13. 위대한 위인전? 위험한 위인전!    

14. 그림 없는 그림책, 작가 데뷔 깜짝 찬스 

15. 혼자 읽기 시작하면 한발 뒤로 쓱~ 

       

에필로그 | 그림책 미션, 첫 마음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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