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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니 Jul 04. 2021

주간단상 시즌1을 마무리하며

[주간단상] 단조로운 일상(Yawny Routine) 6월 4호

주간단상을 시작하고나서, 절반은 '이게 아닌데' 소리를 하면서 발행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행이 벌써 10번째 글이다.

아! 잘됐다. 10번째 발행을 핑계계기로 나는 (예정에도 없던 시즌제를 도입하여)주간단상 시즌1을 마무리하고, 시즌2를 기획하려고 한다.


사실 내가 주간단상이라는 기획을 한 이유는, 정말로 글력을 키우기 위함도 있지만

언젠가의 버킷리스트인 온라인 매거진 발행의 시범운영 같은 것이었다.


온라인 매거진을 하고 싶은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나의 성향에 퍽 잘 맞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꽂힌 것에 디깅(Digging)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1. 그 주기가 매우 짧고

2. 모으는 정보의 성격이 객관적이기보단 주관적이고 추상적이며(이미 있는 사실들을 공부하기보다는 새로운 인사이트를 도출해보는 것을 좋아함. 내가 그림 그리는데 필요한 정보 위주로 수집한다. 그래서 창의적이기는 하지만, 팩트가 약해서 현실성이 떨어짐)

3. 꽂히는 것들이 서로 전혀 관련이 없다(주간단상의 주제를 예를 들면 머니게임, 연애, 사업, 인간관계 등등 전혀 맥락이 없다. 물론 일상과 관련하면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지만;)


그래서 나는 이런 성향을 살려서 매번 주제가 달라지는 매거진을 발행하고, 주제마다 바짝 공부하고, 나만의 인사이트를 넣어서 하나의 결과물을 내면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매거진 아이디어의 이러한 태생은 수익모델의 부재를 안고있기 때문에, '나중에 온라인 매거진 사업을 할 것이다!'라고 말하진 못하겠다. 그냥 돈 많이 벌어서 은퇴하고 발행해도 되고..근데 그때도 내가 굳이 부지런을 떨며 글을 쓸지는 의문^.ㅜ


어쨌든! 그래서 주간단상은 이러한 취지에 매우 잘 맞는 포맷이긴했다.

비록 취재나 공부의 과정은 없지만, 한 주의 단상들을 짧게 짧게 적고 그 중 메인 주제를 정해서 보다 깊게 글을 써보는 호흡이 나에게 잘 맞았다.


그런데 첫번째 문제는, 점점 메인 주제로 다루고 싶은 말이 많아지고, 단상에서 주기적으로 연재하고 싶은 주제들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금주의 콘텐츠-웹툰, 유튜브 등', '금주의 광고')

그래서 메인주제로 다룰 법한 글들은 그냥 독립된 글로 발행하고, 주기적으로 연재하고 싶은 주제들만 주간단상에 넣어볼까 등등 포맷에 대해 고민 중이다.


두번째 문제는, 조금은 속상한 문제인데, 꾸준히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도 나의 브런치 지표는 그대로라는 것이다. 사실 이건 [주간단상]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한 2020년에는 코시국에 첫 회사를 퇴사하는 과정을 쓰면서 동시에 직무에 대한 매거진을 발행했었다. (직무 매거진은 항마력이 딸려서 발행취소했다. 3년차 꼬꼬마가 무슨 부장님처럼 다 안다는 듯이 써놨어.) 지금 보면 정말 부족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봐주셨고, 그 직무 매거진을 통한 유입이 많았었다. 그리고 당시 브런치는 퇴사 붐에, 코로나가 한창 시작했을 때여서 그 버프도 약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시의성과 정보성을 벗어나, 온전히 내가 하고자하는 이야기로만 발행을 시작하니 나의 '글빨'에 대한 성적표를 받은 기분이다. (저에게 좋은 피드백을 주신 분들...사랑합니다. 당신들 덕분에 계속 쓸 수 있었어요)

사실 내가 하려는 건 예술이 아니니 글 자체의 완성도만으로 승부할 게 아니라, '기획' 또한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유입될 만한 주제와 구색을 맞춰서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아니 사실은 나도 막 한 문장만 읽어도 심금을 울리고 막 그런 예술을 하고싶지만. 그건 너무 고차원의 얘기니 일단은 기획의 힘을 빌리기로.)


여튼 그래서, 역시 콘텐츠를 발행할 때는 '취재'나 '공부'가 빠지면 안되겠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내가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뭐가 있을까 고민 중이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내가 모으는 정보는 죄다 팩트보다는 상상이라. #인사이트 이런 키워드를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나, '그건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현실성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라는 피드백을 들을 것 같다. 근데 그렇다고 뭔가를 완벽하게 공부한 내용을 쓰자니 요점정리 노트처럼 돼서 재미 없을 것 같고. 남의 글을 보는 재미란 응당 '다른 인간들은 뭔 생각하면서 사나' 아닐까..

이쯤되면 나는 이미 쓰고싶은 방향은 정해져있고, 극복해야 할 것은 '비판에 대한 두려움'인 것 같다. 사실 나의 글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고, 그에 대한 피드백이 있으면 발전의 발판으로 삼으면 되는 것인데. 나는 나의 인사이트를 억누르며 '팩트'만을 기술하는 글을 쓰고싶지는 않으므로, (팩트 전달에 대한 글은 나보다 훨씬 잘 쓸 수 있는 이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라고 안일하게 생각해본다.) 처음에는 부족하게나마 약간의 공부+뇌피셜 인사이트의 구조로 콘텐츠를 구성해 봐야겠다.


여튼 이번 발행으로 주간단상은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 위의 두가지를 골자로 하여 개편해서 시즌2로 돌아오겠다. 그동안 두서 없는 주간단상 시즌1을 봐주신 분들 감사합니다(하트) (아 맞다, 브런치팀! 이모지 좀 쓸 수 있게해줘요ㅜ)


[주간단상] 단조로운 일상(Yawny Routine) 6월 4호

21년 6월 21일 - 7월 4일의 기록

브런치에 올리기엔 잡스럽지만 블로그에 올리기엔 쓸데없이 진지한 것들의 모음집.


최소 1주일은 쉴테니, 이번주(6월 28일-7월 4일) 단상까지 모두 올려버린다.


금주의 광고

이곧내.(=이미지가 곧 내용) 서비스기획도 하고 싶은데 ENTP는 하면 안되나요?ㅎ

유퀴즈에 나왔던 궁금이 아저씨 광고 찍으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글쓰는 작가가 되는 법? 궁금하지 않습니까? 아 궁금하자나요~~~

굿네이버스 해외아동결연 후원광고

와 나는 이 광고보고 정말 무릎을 탁 쳤다! 정말...좋다. 아프리카 아이들 사진을 내걸고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보다 훨씬. 한 때는 NGO나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었으나 사람들의 동정심, 선함에만 의존해 후원 수급을 이어가는 구조가 끝끝내 나에게 설득이 되지 않았었다. 그 돈의 사용처는 차치하고서라도.

물론 후원이나 기부의 의미가 누군가를 돕기 위함이므로, 도움의 대상에 대한 이야기를 아예 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이렇게 다른 방식(후원자의 이익을 강조한다던지)으로 접근하면서도 본질적인 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내 말은, 너무 감정팔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도움에는 여러 동기가 있는데 -우리가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줄 때를 생각하면 쉽듯이- 좋아하는 마음에서이거나, 당위성에서이거나, 이해관계 때문일이거나. 후원받는 이들을 꼭 동정의 대상으로 소비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그들을 동정할 위치에 있지도, 그들은 함부로 동정을 받아야 할 이유도 없다.

명륜진사갈비 광고 분석 유튜브에 달린 댓글ㅋㅋㅋㅋㅋㅋ아 진짜 너무 동의해서 웃기다.


이제 90년대생은 갔나요 -ㅅㅜ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브랜디드 콘텐츠 발행에 착수하게 되어서, 인사이트가 될 만한 사이트를 이곳저곳 찾아다니고 있다. 그 중 캐릿은 '업무에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요즘 트렌드'에 대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캐릿 콘텐츠의 주요 대상은 Z세대인데, '요즘 Z세대들은 이런걸 힙하다고 느낍니다', 'Z세대들이 000에 열광하는 이유' 등 뭔가 Z세대가 [연구대상]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한마디로 어른들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요즘 애들에 대해 알려주는 곳이랄까.

사실 Z세대와 나는 그렇게 나이 차이가 많이 안나는데도 불구하고, 캐릿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진짜 이런다고?' 싶을 정도로 이질감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콘텐츠 특성상 주제와 관련된 단편적인 부분만 부각되니 더 그래보이겠지만, 깨발랄하고 본인의 색깔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듯한 Z세대들의 모습에 어른들의 말과 주변 시선에 잔뜩 움츠리고, 적당히 맞춰 지내던 다소 지질한 나의 청소년기가 떠올라 시무룩해졌다. 

그러다보니 진짜 [꼰]처럼 이런 말을 뱉는 것이다. '아~ 요즘 애들 부럽다! 나때는 안 그랬는데~' 이걸 컨셉이 아니라 진심으로 생각하다니. 

밀레니얼도 점점 기성세대가 되어간다는 생각에 덜컥 두려워졌다. 아직 나는 좀 더 주류이고 싶은데. 한 때는 모든 어른들이 나와 내 친구들의 행동을 연구하고, 우리의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우리네 관심사를 들여다보던 때가 있었는데 말이다.

진짜 한동안은 캐릿을 보면서 괜한 상실감과 울적함이 들었다.(ㅋㅋㅋ;) 지금은 그냥 받아들였는데, 어떻게 받아들였냐면 'Z들도 언젠간 기성세대가 되고, 더 어린 애들과 세대교체가 되겠지' 하는 심술로 극복했다... 어른스러운 어른이지 못해 미아내 Z들아..


금주의 웹툰(좀 많음)

각자의 디데이-오묘 작가(네이버웹툰)

진짜 공감가는 내용이다. 연인이 헤어지는 이유는 너무 달라서가 아니라, 싸우고 맞춰가는 방식이 달라서가 아닐까. 커플분들! 싸우세요! 그리고 싸움의 방식을 맞춰가시길.


냥하무인-박성현 작가(네이버 웹툰)

병맛 웹툰 좋아하시는 분들 박성현 작가님 작품 제발 봐주세요....빠져나오지 못할 것입니다


웹툰러버인데, 그 중 꼭 하나만 꼽으라하면 단연 순끼 작가님의 <치즈인더트랩>이다. 로맨스 보다는 홍설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좋았는데, 나의 대학생활 롤모델이었고, 어쩌다 홍설 같다는 말을 들을 때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내가 바로 00대의 홍설이다!) 그때는 뭔가.. 밤새서 과제를 하고 커피를 들이부으며 시험공부를 하는 내 모습이 너무나 멋지게 느껴졌다ㅋㅋㅋㅋ '열심히 사는 나.. 제법 멋있어' 느낌.. 아마 대2병이 있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치인트 연재가 끝나고도 정주행을 몇번이고 하며 작가님의 차기작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최근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이라는 작품으로 돌아오셨다! 나보다 약간 이전 세대의 학창시절 이야기라 처음에는 조금 이질감이 느껴졌지만(나에게 있어서 순끼작가님의 작품=완전 내 얘기 느낌이었어서) 보면 볼 수록 캐릭터들의 매력에 빠져드는 중..


저 장면은 뭔가 핀트가 안맞는 대화의 어색함과 타이밍을 찾지 못하고 헤메이는 혼란스러움이 너무 잘 표현된 것 같아서 캡쳐.. 순끼작가님 짱

아홉수 우리들-수박양 작가(네이버 웹툰)

저장된 이름 없이 번호만 뜨는 헤어진 연인의 전화번호를 가리며 내레이션이 펼쳐지는 연출이 너무 좋았다.

알고있지만-정서 작가(네이버웹툰)의 작품이 드라마화 됐다!

치어머니였던 나는, 이번에도 별로 기대를 안하고 안봤는데 친구가 송강이 미쳤다며 꼭 보라길래 속는 셈 치고 봤는데...역시는 역시나...원작을 따라올 수가 없잖아ㅠ

원작에서의 재언이는 좀 더 섹시하고(중요), 속을 알 수 없고, 잡힐 듯 말 듯해서 짜증나는데 신비로운 느낌에 계속 끌려다니게 되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캐릭터였는데 송강은 그냥....귀엽다.. 1화만 보고 하차했다ㅠㅠ


드디어 [근력]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기억하시나요? 운동할거라는 비장한 다짐을... 놀랍게도 그 후로 한 번도 안하고 있다가(대신 문에 문틀봉은 설치함) 모종의 계기로 운동을 시작했다. 아직까진 나름 꾸준히 하는 중.

역시 나는 홈트가 맞는 것 같다. 브릿지 할 때 허리가 좀 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얼마 안했는데도 괜히 뱃살도 좀 들어간 것 같고? 어깨도 반듯하게 펴진 것 같고? 나도 좀 꾸준히 해서 몸이 변화하는 것의 뿌듯함을 좀 느껴보고싶다~~


사람들이 완벽한 몸을 만드는데 집착하는 이유는, 몸은 통제할 수 있고 조작 가능한 대상인데 수많은 삶의 영역에서 통제 가능성을 상실한 이 시대에 자신감을 되찾아주는 영역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다. (에른스트 디터 란터만 - 불안사회)

이 말을 듣고 나는 한 대 맞은 느낌이었는데, 내가 한 번도 성공한 적 없던 운동/건강한 몸 만들기라는 영역이 사실은 인생에서 가장 컨트롤 하기 쉬운 영역이었고, (생각해보면 그렇다. 변수는 나 하나이니까) 많은 사람들은 똑똑하게도 이미 그걸 알고 성취의 맛을 경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그동안은 소위 '헬창'들이 이해가지 않았는데, 단순히 '몸매가 좀 안 이쁘면 어때~ 인생에 다른 더 중요한게 너무 많은걸'이라고 생각해버렸었다. 하지만 건강한 몸을 만들고, 이상적인 몸매를 가꾸는 데에는 외적인 완벽에 가까워지고자하는 욕구도 있지만, 성취감이나 자신감과 같은 정신적인 의미도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 책은 완벽한 몸을 만드는데 집착하는 심리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은 시각이었으나, 나는 반대로 감명을 받아버림..)


너무 맛있는 음식은 낮술도 가능하게 한다

친구와 점심약속으로 규카츠를 먹는데 미친듯이 맛있어서 하이볼을 안 시킬 수가 없었다. 하이볼 한 잔 마시고 미친듯이 하이해져서 떠나갈듯 떠들다가(왜 낮술이 더 빨리 취하는 것 같죠;) 자각하고 커피마시러 갔다..


MBTI 후속편

지난주에 엠비티아이 글 올리고 문득 '아직도 ENTP인가?' 궁금해져서 다시 검사해봤는데 또팁(또 엔팁)이 나와버림.. 이 후 한 번 더 해봤으나 결과는 똑같았다.

아몰랑~ 어차피 간이 검사인거 그냥 ENTP로 살련다 이제는 너무 많이 찾아봐서 MBTI는 나에게 일종의 밈 같은 존재가 되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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