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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니 Jul 18. 2021

매운 떡볶이를 먹는 이유

물론 항상 그런건 아니다

오리지널을 시킨다.

속을 버린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계속 먹는다.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이유이지만, 그냥 속이 다 헤지고 너덜너덜해져 버렸으면하는 자기파괴적인 마음도 있다. 주변에 화풀이하지 않기 위해 갈 곳 잃은 감정들이 가장 쉽게 화살을 돌리는 건 자기자신.


먹고나면 온 몸에 땀구멍이 열리고 눈 앞이 핑 돈다. 머리가 뚜껑처럼 펑 열리는 것 같다ㅡ꾹꾹 눌러담으려고 안간힘을 쓰던 설익은 감정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조금 전까지 삭이려고 애쓰던 것들이 현실적인 통각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닌게 되는 느낌이 좋다. 실제로 아무 것도 해결된 건 없지만. 어차피 해결할 수 없다면 더 강렬한 걸로 덮어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니까.


찌릿찌릿한 속을 우유로 달랜다.

상처엔 유지방.

몸아 혹사 시켜서 미안해.


이거 먹을 때 그랬다는 건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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