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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레시토 Jun 11. 2024

워킹맘 야근없이 승진하기

(feat. 승진 성공)

워킹맘 야근없이 승진하기 [23.10.05]


신입사원 시절부터 야근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행복하자고 하는 일인데 내 저녁을 갈아넣는다고? 그렇다고 일 욕심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일 욕심, 승진 욕심 있는 사람은 칼퇴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진짜로 일을 잘 하는 사람이라면, 야근 없이 훌륭한 결과물을 내놓고, 야근 없어도 팀에 기여하고, 야근 없이 인간관계도 좋아야하는 것 아닌가? 일 잘하는 '척' 하는 사람이 야근해서 결과물 내고 야근하며 인간관계 쌓으려하고 그런거 아닌가 했다.


함께 입사한 같은 부서 동기들이 그랬다. 야근해가며 상사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것에 어느 순간 중독이 되고 습관이 되는 케이스를 많이 봤다. 그런데 이런 말 있지 않은가. (막말로) 지 팔자 지가 꼬는 거라고.. 그렇게 일해서 인정받은 사람은 10년, 20년 후에도 그렇게 일하고 있을거라고. 10년이 지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실제로 그 동기들은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일주일의 반 이상을 야근하며 주변에서 하는 '수고한다'는 소리에 중독되어 사는 것. 나는 한 개도 부럽지가 않다. ( 장기하 - 부럽지가 않어)


일의 결과물과는 별개로, 내 소중한 개인시간을 희생해 얻은 인정과 보상은 내겐 아무 의미가 없었다. 초과근무 없이 주어진 과제를 잘 해내고 그걸 인정받는 게 진짜라고 생각한다.


일하는 시간을 배로 늘려서 좋은 결과물을 내놓는 사람과, 적은 시간에도 훌륭한 결과물을 내놓는 사람 중 회사는 누굴 더 좋아할까? 야근수당 받아가며, 사무실 전기세 축내는 사람보다 후자를 더 좋아할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한국 직장문화는 야근하는 사람이 일을 많이하고, 잘 한다는 인식이 더 큰 듯하다. 야근없이 일 잘하는 사람은 N잡으로 부를 축적해 다 퇴사를 해서 그런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


물론 일을 잘 하는 사람 중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일감이 몰려, 혹은 갑자기 급한 업무가 떨어져 도저히 정식 근무시간만으로는 기한을 맞출 수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리고 정말 이 일이 좋고 미쳐있어서 그 일이 전부인 사람에게는 예외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엔터업계 레전드 커리어를 쌓은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같은 사람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그런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직장인은 일에 미쳐있지 않잖나. 마음 속 깊은 곳의 이야기를 꺼내보자. 우리 모두가 레전드 커리어를 쌓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나는 내 할 일 똑바로 하면서 가족과의 시간도 충분히 갖고싶다. 소중한 내 아이의 유아기를 두 눈으로 되도록 많이 담고 싶다. 그렇지만 회사에서 어느정도 잘 나가고는 싶다. 휴직하고 돌아왔다고 업무에서 제외되고 그런 일도 용납할 수 없다.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인간의 기본 욕구다. 그런 사람 여기 저 혼자 아니잖아요.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고.


나처럼 워킹맘에 한해서만 적용되는 얘기는 아닐 거라 생각한다. N잡이 하고 싶은 사람들, 직장과 자택이 멀어 야근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포함하면 더 많은 이들에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승진을 빨리한 사람들 중에는 습관적 야근에 더해, 습관적 술자리를 갖는 사람들도 많은 듯 보인다. 술자리에서 서로에 대한 친밀감을 느끼거나 유대관계가 생겨 승진과 연봉 상승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이 상관관계가 진짜일까? 궁금한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었나 보다. 최근 도쿄대 연구팀에서 술자리와 연봉 또는 승진 사이의 관계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니 말이다.(1) 야근없이 승진한다는 것은 이런 사적인 술자리 없이 승진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왜냐하면 나는 알코올 내성이 없으니까!


나 같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싶어 기록한다. 우리 해봐요, 워라벨과 승진.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하는 일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걸 알면 다들 좋아하지 않을까?



[참고]

(1) "술 잘 먹어야 출세한다"? 알코올과 당신의 연봉,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한중일 톺아보기] -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world/10790167



#워킹맘 #칼퇴근 #승진 #과장승진 #야근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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