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는 건데 될 수도 있다.
꼭 해야 해요
(시즌5, 1화)
구썸남은 원하던 스튜디오의 인턴으로 취직했다. 당연히 될 거라고 생각했던 영광의 일자리는 낙방.
그래서, 성의 없이 면접에 임했던 작은 기관으로 다시 일을 구하러 간다.
면접관은 메이플 시럽이나 사달라고 비아냥거렸지만.
재닛은 결사항전의 눈빛으로 말한다.
"돈 안 받고 해 드릴게요, 꼭 해야 해요"
다수의 공공시설에서는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겨울에는 손이 터질 것 같은 시린 온도를 견디며 개인위생을 수호한다. 수도 없이 찬물과 사투를 벌이던 어느 날, 방향성을 잘못 지정한 수도꼭지로부터 미련했던 믿음을 확인한다. 예 저녁에 김이 펄펄 나는 뜨거운 물이 나오고 있었다!
시설 관리인의 배려심에 감동하는 것보다, 수도꼭지를 반대로 돌릴 생각조차 못한 내 탓이 먼저다.
재닛은 온수를 틀었다.
언 손을 녹여 줄 수 있는 일자리를 자존심을 뛰어넘는 유연함으로 쟁취했다.
면접 중간에 나가버린 무성의한 구직자가, 두 번째 기회를 찾아 일을 하게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
0%에 수렴할 테지만, 그에 응수해 월급 안 받아버리기 카운터를 날려버리면 누가 채용을 참겠는가.
안 되는 일은 그렇게 되는 거다.
수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일의 성패를 쉽게 결정한다. 시간낭비라고, 답은 정해져 있다고,
그네들의 작은 세상에 속할 필요가 없으므로 적당히 듣고 흘려버리자.
편협한 온갖 조언에 영향을 받기엔 인간은 너무나 창의적이고 존엄하다.
물음조차 건네지 않고 답을 얻었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간절한 마음이 있다면 모든 방패를 뚫을 생각의 바늘이 나타날 것이다. 찌르다 보면 진짜 답을 얻게 된다.
누군가에겐 기적이라 쳐다보지도 못하는 일들을 수도꼭지에서 온수가 나오는 것처럼 당연히 이뤄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