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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혜롭게 Jun 17. 2019

맨손으로 만졌다가 태아에게 악영향 미친다는 이것의 정체


"영수증  드릴까요?" 우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치게 되는 종이가 있습니다. 바로 영수증입니다. 영수증은 물건을 결제하고 받는 거래  증명서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물건을 사는데 익숙한 현대인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존재입니다. 지갑에 하나씩은 꼭 있죠.  영수증으로 가계부를 정리하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엔 어플을 곧잘 이용한다고는 하지만 정리 정돈이 힘든 사람에게는 이따금씩 가방에서 몇  년 전 영수증이 나오기도 합니다. 어찌 되었던 우리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영수증은 사실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임산부일 경우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더 조심해야 하는데, 대체 영수증에 어떤 물질이 있는지, 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스페놀 A

영수증 종이에 함유되어 있는 물질은 바로  '비스페놀 A'입니다. 2011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서 영수증 종이에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하는 비스페놀 A가 검출되었습니다.  비스페놀 A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유사하여 체내에서 호르몬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있어서 호르몬 교란 물질이라고  불리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환경호르몬이라고 명칭 합니다. 익숙한 단어죠. 이것은 감열지로 만들어진 영수증의 현색제에 들어있는데, 특정  상황에서 용해되어 나옵니다. 용매가 되는 물질이 영수증에 묻음으로써 비스페놀 A가 용출되는 것인데, 특히 대부분의 핸드크림  제품에 함유되어 있는 트리클로산, 트리클로카반 등이 용매가 되기 때문에 가급적 손으로 오래 만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에  휴대폰 케이스 등의 고강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PC), 폴리아릴 설폰(PASF), 에폭시 수지 제조 시에도  사용됩니다. 에폭시 수지의 경우 캔 등의 코팅제로 자주 쓰이는데, 통조림 캔을 그대로 가열할 시 비스페놀 A가 다량 용출될 수  있으므로 절대 가열해서는 안 되며 개봉 후, 다른 용기에 음식물을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놀라울 점은 PC, PSAF가 유아용  젖병에도 사용되는 것인데, 열에 강하다고는 하지만 고열로 가열 시에 손상된 부분에서 물질이 용해될 수 있으니 신중을 가해야  합니다.


악마의 종이, 영수증

앞에서 계속 언급했다시피, 영수증에는 비스페놀  A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양은 어느 정도일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대략 영수증 무게의 1~2% 수준의 비스페놀 A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국 횐경연구단체인 EWG(Environment Working Group)가 실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영수증  한 장에 있는 비스페놀 A의 양은 캔 용기나 아기 젖병에서 나오는 양보다 250~1000배가량 더 많았습니다. 이런 영수증을  맨손으로 만지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비스페놀 A가 입이 아닌 손을 통해서도 인체에 침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위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감열지를 5초 동안만 들고 있어도 약 0.2~6 마이크로그램의 비스페놀 A가 피부를 통해 침투된다고 밝혔습니다. 


비스페놀 A의 악영향

비스페놀 A는 내분비계의 호르몬  이상을 일으켜 기형아 출산, 불임, 조숙증, 발암, 성인병, 성 기능 장애 등을 초래합니다. 특히 임산부의 경우, 체내  환경호르몬이 태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비스페놀 A의 유해성을 실험하던 미국과 독일 공동  연구진은 동물 실험을 통해, 비스페놀 A에 노출된 모체에 영향을 받은 자손의 소화 기관에서 장내 세균의 불균형이 발생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태아는 물론 모유 수유 중인 아기에게도 전해져 만성 간염과 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렇기에 출산 후라고 안심하지 말고 모유를 수유하는 기간에도 비스페놀 A 노출에 주의해야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가급적 영수증을 맨손으로 만지지 말고, 부득이하게 만져야 할 때는 접촉 직후 바로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영수증을 자주 만져야  하는 종업원의 경우 장갑을 착용하거나 비스페놀 A가 함유되지 않은 종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영유아는 장난감을 쉽게  입으로 빨고 각종 물건을 만지며 놀기 때문에 비스페놀 A에 쉽게 노출되어 체내에 축적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보호자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또 음식을 보관할 때는 PC 플라스틱 용기 대신 '비스페놀 A 프리' 표시가 된 다른 플라스틱이나 유리,  스테인리스 스틸 또는 도자기로 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완 정책

일부 국가에서는 비스페놀 A가 들어간 영수증을  금지시키고 있는데, 미국의 코네티컷주, 뉴욕 주는 2013년 10월부터 감열지 영수증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일본도 비스페놀 A가 함유되지 않은 영수증을 사용하고 있죠. 우리나라 또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종이 영수증을 전자 영수증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캠페인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전자 영수증은 친환경적이고 편리하기 때문에 종이 영수증의 바람직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죠. 또한 일부 업체에서는 BPA 성분을 대체하는 BPS 영수증을 등장시켰는데, 이에 전문가는 BPA가 아니더라도 비스페놀  계열의 영수증은 비슷한 수준의 위해성이 검출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요즘엔 스마트폰이 영수증을 대체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영수증의 접촉 가능성을 낮추는 것에 큰 기여를 해줍니다. 하지만 비스페놀 A가 함유된 종이는 영수증을 제외하고  하나가 더 있는데 바로 번호표입니다. 이 또한 우리에게 친숙한 것이죠. 은행에 가거나 영화관에 들렀을 때 받는 번호표는 번호가  불리기 전까지 손에서 놓지 않는 경우가 다반 수입니다. 하지만 이는 환경호르몬이 인체에 흡수되는 기전이 됩니다. 최근 연구에는  당뇨병과의 상관성도 관찰되었는데, 비스페놀 A 농도가 높은 사람은 공복 인슐린 수치와 인슐린 저항성이 같이 높아진 것입니다.  이외에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한 박사는 비스페놀 A에 노출된 여성과 태아 모두 갑상선 호르몬이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계속해서 비스페놀 A의 유해성이 발견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정부가 이에 합당한 해결방안 구축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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