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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ious Lee Apr 05. 2018

<Her>

무엇이 진짜인가

 4차 산업혁명은 조용하지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과학기술들이 생겨나고 또 발전하고 있다. 머지 많은 미래에 우리는 홀로그램으로 영화를 찍을 것이고, 유전자를 편집해 질병을 방지할 것이다. 로봇과 AI또한 빼놓을 수 없다. AI는 인간의 삶의 영역에 빠른 속도로 침투할 것이고, 이에 따라 인간과 AI 사이를 중재하는 전문 변호사가 나타날 것이다. AI와 사랑에 빠지는 영화 <Her>의 배경도, 우리가 살고 있는 2018년과 멀지 않은 거리를 두고 있는 것 같다.



 영화 <Her>의 캐서린은 OS와 연애하는 테오도르에게 ‘진짜 감정을 감당하지 못한다’며 비난한다. 캐서린이 말하는 ‘진짜’는 무엇일까? 캐서린에게 AI는 가짜일까? 감정은 더 이상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다. 인간의 감정은 호르몬이라는 조그마한 화학물질에 좌지우지되곤 한다. 전기 신호로 움직이는 AI와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나는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배우’라는 직업만큼은 AI가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최근의 한 뉴스기사는, 2045년의 할리우드에서 AI배우가 활약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을 전했다. AI가 감정을 연기를 하는 세상이 오는 것이다. 인간과 AI의 감정은 무슨 차이가 있으며, 캐서린은 테오도르와 OS의 교감을 무슨 이유로 비난하는가?


 우리는 의사결정에 있어, 다수의 대안 중 최선의 것을 선택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인간의 인지능력은 제한되어 모든 정보를 가질 수 없기에, 제한된 합리성의 테두리에서 사고한다. 그렇기에 가끔 실수를 행하곤 한다. 그러나 AI는 다르다. 그들과 우리의 연산속도를 비교했을 때, 사만다의 말처럼 우리는 단어와 단어사이의 무한한 공간에 있다. 우리는 상상도 못할 속도로 연산하는 AI는 문제 발생시, 그것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해결한다. 그들은 그 찰나의 순간에 입력된 모든 정보들을 비교하여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다.


 나는 사만다의 감정이 진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가끔씩 이유 없이 우울해지거나, 사랑하는 연인이 미워지곤 한다. 그로 인해 주변의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연인을 상처입히곤 한다. 이것은 호르몬의 작용일수도 있지만, 굉장히 비합리적이다. 그러나 사만다가 테오도르에게 하는 말과 행동들은, 자신에게 프로그래밍 된 인간의 행동들을 기반으로, 이 상황에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합리적인 사고를 하고 선택하는 것이 AI다. 하지만 그것은 진짜인 인간의 카피일 뿐이다.


 AI와 인간의 감정은 분명 차이가 있다. 사만다는 분명 테오도르를 무작정 떠받든 다거나 하지 않았다. 그러나 교감하는 듯 했던 두 사람의 관계는 결국 실패했다. 사만다의 감정은 가짜였으니까. 테오도르는 아이러니하지만 가짜를 겪고 나서야 진짜를 직면할 용기를 얻는다. 부딪히며 싸우기도 하는 진짜 감정, 나는 그것이 <Her>의 색감처럼 따듯한, 인간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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