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라구.
나는 이상하게도 왼쪽 볼에 모기를 잘 물렸다.
종종 어색한 상황에 직면할 때면 헤헤하고 웃으면서
왼쪽 볼을 긁적이는 버릇도 같이 생겼다.
내가 열 네살쯤 되었을 때 어떤 어른은 나에게
‘너는 애가 참 도회적으로 생겼는데..
볼 긁적거릴 때 너무 촌스러워보여’라고 했다.
‘아 그래요? 헤헤’하면서
왼쪽 볼을 긁적이고 넘어갔지만,
그때는 그 말이 왜인지 속상해서
애초에 도회적이지 않아보이게 뭘 해야되나?
아니 볼을 긁적이면 안되는건가?
근데 간지러우면 어떡하지?
속으로 고민을 했다.
10년이 훌쩍지나 지금은 그런 쓸데없는 참견따위에
‘어쩌라구’
라고 생각할 줄 아는 단단한 어른이 되었다.
아쉽게도 볼을 긁적이는 버릇은
진즉에 사라져버렸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