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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나무숲 Oct 27. 2021

 소울풀 조지아 이렇게 썼습니다.  

조지아 여행의 필독서 <소울풀 조지아> 

 
 
 

우리에게는 구소연방의 그루지야로 더 많이 알려진 ‘조지아’의 역사와 문화 및 아름다운 자연을 소개하는 책 ‘소울풀 조지아’(마인드큐브, 524쪽)가 나왔습니다.



마땅한 자료가 없어 ' 론리플리닛' 보고 여행 계획 짜고 떠난 조지아 여행 


 조지아 여행을 계획하면서 자료를 찾아보는데 책은 물론이고 자료가 거의 없었습니다. 조지아에 대해 나와 있는 책들도 여행지에서의 에피소드를 담은 신변잡기들이었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여행기와 '론리플래닛'을 참고하면서 여행계획을 짰습니다.
 
 바르샤바를 경유하는 항공편을 이용하여 무려 23시간 만에 조지아 트빌리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새벽 1시쯤에 공항에 내렸는데 마침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습니다. 어찌나 싱숭생숭하던지요. 
 
 그런데 다음날 아침 눈부신 아침 햇살과 교회 종소리, 새파란 하늘을 보는 순간 단박에 조지아라는 나라가 좋아졌습니다. 
 
 숙소는 호텔이라고는 하나 거의 모텔 수준의 숙소였는데요. 밖으로 나오니 마당이 있고 장독대를 닮은 차를 마시는 공간까지 있고 담벼락에는 깨알만 한 포도가 익어가고 붉은 장미도 봉우리를 터뜨리고 있는 겁니다. 그때가 겨우 4월 말이었는데요. 
 
 숙소 지하에는 연회도 열수 있을 만큼의 넓은 레스토랑급 식당에 미니 와이너리까지 갖춰져 있었습니다. 거기서 마신 와인이 조지아 땅에서 먹은 첫 번째 와인이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매 순간이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500미터 강가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듯한 도시의 풍경, 산꼭대기 절벽에 서 있는 돌로 지은 초기 기독교 수도원 겸 성당의 모습은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4월 말인데도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있는 카즈베기 산과 수도원의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외세의 잦은 침략 속에서 조지아인들은 조지아의 국가 보물을 이곳으로 옮겨 지켜냈으며, 건립 이후 한 번도 촛불이 꺼진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들의 신앙심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그곳에서 하나님을 믿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는 젊은 수도사를 만났을 때에는 어쩐지 숙연해졌습니다. 그 수도사는 세속적인 저를 이해할 수 없었고 저는 그 수도사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인간적인 교감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산꼭대기에서 잘 가라고 손인사를 해 주던 아름다운 수도사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소울풀 조지아의 미덕>



 <소울풀 조지아>는 그 감동과 놀라움을 에세이 형식으로 담아낸 책입니다. <소울풀 조지아>만의 미덕을 몇 가지 꼽아 보겠습니다. 
 
 유적지나 유물에 대한 역사적 배경 등을 꼼꼼히 설명하려고 애썼습니다. 자료가 없어 현지에서 챙겨 온 자료와 관광청, 홈페이지 등을 참조하면서 관련 자료를 찾았습니다. 고대 조지아 왕국의 왕궁터인 '아르마지치헤'를 가 본 것은 제가 처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혹시 틀린 데이터 등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자의 책임일 것입니다.
 
 길 위에서 만난 조지아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조지아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전하고자 애썼습니다. 포도밭에서 만난 조지아 농부, 수도사, 택시기사, 시장 아주머니, 사제, 호텔 주인, 대학생 등 다양한 현지인들과의 대화가 담겨 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 속에 나눈 대화들이지만 그들의 삶과 생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탈린의 고향인 ‘고리’에서 만난 여학생과 젊은 택시 기사가 머릿속에 맴돕니다. 트빌리시 대학에 재학 중인 그녀는 방학 중에 집에 다니러 왔는데 ‘고리’가 너무 싫다며 빨리 트빌리시로 가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택시 기사는 스탈린이 좋다고 합니다. 비록 독재자이지만 강력해서 좋다고요. 우리나라 상황과 오버랩 되었습니다. 사회주의 시대의 고압적인 관리자의 태도가 그대로 남아 있는 관공서 직원들의 모습도 뇌리에 스칩니다. 


 가면서 먹으라며 포도를 한 봉지 가득 담아 주던 조지아 농부들의 따스한 마음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시그나기의 한 호텔 사장님은 떠나는 날 아침 식비를 내지도 않았는데 서운하다며 직접 만든 빵과 잼, 삶은 계란 등으로 아침상을 차려 주셨습니다. 시그나기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와인업자들과의 대화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메스티아에서 트빌리시까지 꼬박 8시간을 시속 80km로 달리면서 한 번도 졸지 않은 할아버지 택시 기사, 아들이 감옥에 있어서 옥바라지를 하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던 택시 기사도 있었습니다. 


 출국하는 날 예약한 차가 나타나지 않아서 아주 애를 먹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하마터면 비행기를 놓칠 뻔했지요. 가끔 여자 혼자라고 추근대는 남자들도 있었습니다. 한 식당에서는 음식이 잘못 나왔다고 했다가 하마터면 싸움이 날 뻔하기도 했고, 집이 인터넷에 소개된 모습과 다르다고 항의하다가 쫓겨날 뻔한 적도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모으면 조지아가 되겠지요. 그들의 이야기가 모두 책에 담겨 있습니다. 덕분에 다른 여행기와 달리 생생한 조지아 여행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카헤티의 와인 로드와 코카서스의 알라자니 평원, 코카서스의 웅장한 자연과 두려움이 느껴지는 만년설과 빙하의 모습도 사진에 담아 왔습니다. 또 국립박물관, 스바네티 박물관 등에 전시되고 있는 중세 조지아의 예술품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책이 많이 두껍습니다. 524페이지. 지금과 같은 출판의 불황기에 적자를 예상하면서도 제 글과 사진을 저자의 뜻에 최대한 맞춰 주신 <마인드큐브>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감명 깊게 읽은 여행서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여행작가 콜린 더브런이 쓴 <시베리아, 순수와 구원의 대지>(2010 까치글방)라는 책인데요. 저도 언젠가 책을 쓴다면 이 책처럼 쓰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8년 이 책의 개정판을 낸 출판사가 바로 <마인드큐브>입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요.  

이제 판매량으로 보답해야 할 때인데요. 모쪼록 <소울풀 조지아>가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합니다.

 

한 인터넷 매체에 실린 소개글을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단편적인 정보에 그치는 조지아에 대한 정보를 여행작가 변영숙은 자신이 직접 체험한 여행기로 모았다. 책의 부제가 말해주듯, 작가는 조지아의 아름다운 풍광에 얽힌 신화들, 검소하고 소박한 종교관, 이런 정서에 어울릴 법한 와인의 풍미들을 집중해 소개했다. 역사와 자연, 인문을 넘나드는 작가의 상상력과 표현력이 예사롭지 않다. 여행 중에 만난 현지인들과의 생생한 대화가 여행글에 생동감과 감동을 더한다.” <문학뉴스 202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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