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없는 사람이 먼저 돌로 치라
#뜬금없는썰풀기 #딸과의대화 #정치에대한개똥철학 #나나잘하자 #의무없는권리는사심
아침에 딸과 학생회비의 납부에 관한 설전을 펼쳤다. 학생회가 일을 잘 하면 회비를 내고, 일을 잘 못하는 회비를 안 내야 하는가를 말하다가 결국 정치에 관해 생각이 미쳤다.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가 꼴보기 싫고 못마땅하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치에 끌린다. 힘의 논리가 작동이 되니 그 다음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누구 쪽이 이기는지에 따라 나한테 돌아올 이익도 달라지니 가급적이면 나에게 유리하고 가까운 입장이 이기기를 바란다.
'어릴 적 나'는 늘 정치가 싫다고 말했었다. 일찍부터 내게 '정치 혐오증'이 생긴 것은 '나는 정치를 하지 않을 거야'라는 아버지의 말 한 마디 때문이었다. 목사가 무슨 정치?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교단에서도 정치라는 게 있었다. 아버지는 나름 교단에서 신망을 얻고 계셨지만 그 신임을 이용해서 어떤 힘을 쓰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말씀이셨다. 이후, 나는 정치가 여의도 뿐만 아니라 학교, 교회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어디든 정치가 있고 정치를 業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정치가 싫다고 말한 것은 '일은 제대로 안하고 줄서기 하거나 말로만 일하면서 공금을 축내는 사람들이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이 부류에 해당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지금도 정치하는 사람들이 싫다. 그러면 정치가 말만 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결국 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다시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政治 란, 부조화로움과 불균형을 메우기 위해 바르게 다스리는 일을 하는 것인데 사사로움에 치우치면 공정해질 수 없으므로 '사사로움을 배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공명정대함으로 기본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바로 그런 이유로 그리스에서는 투표를 할 수 있는 '시민'을 상당한 부를 갖고 이해관계에 치우치지 않을 자유인으로 한정한 것 같다. 모든 것에서 자유로와야 공정하게 공동체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이다. 결국 정치는 공동체를 위한 합리적인 판단이지 개개인의 유불리를 위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사심 없는 사람만 정치에 들어오도록 한 것이다.
요즘 시대에는 어불성설이다. 차별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면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기 이권을 전체로 다툼을 하고 나에게 유리한 사람에게 투표하는 것이 정치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정치에 대한 개념이 자신에 대해서는 유불리로 박혀 있으면서 정치인들에게는 공명정대함을 들이댈 수 있는가? 정치인들도 사람이기에 우리 모두와 같이 '유불리'의 기준으로 자기 선택을 할 것이다.
결국 자기한테 유리한 게 선이고, 불리한 것이 악인 세상에서 나도, 내 자식에게도 유리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고 가르치면서 정치인이 자기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한 것이 잘못이라고 할 수 있는가. 나에게는 유불리가 중요하고, 정치인들에게 공정을 요구하는 것은 이중잣대이다.
죄가 없는 사람이 돌로 치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이 난다. 정치인들을 욕할 것이 아니라 나와 내 자식을 바로 세우는 것이 먼저다.
과연 나는 바른 정치에 대해 알고 있는가? 우리 모두는 바르게 정치하는 법을 잘 모른다. 나랏 꼴이, 세상 돌아가는 꼴이 못마땅하다면 바르게 정치하는 법을 좀 배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냥 한 번 적어 봤다. 정치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