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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착서점 Jan 19. 2024

사명은 나왔다. 이젠 브랜딩이다.

'하티웍스'의 탄생 과정

이름은 나왔습니다. 하티웍스. 하지만 뭔가 부족합니다.


아직 속 빈 강정 같은 느낌이랄까. 저는 원래부터 브랜딩에 관심이 많았고, 브랜딩 관련 서적들도 많이 읽었지만 대행사에 있던 시절엔 도통 이런 브랜딩을 할 기회가 잘 없었습니다. 그간 대행사 마케팅(디지털 마케팅)에는 거의 쓸모가 없었던 브랜딩 지식을 드디어 펼칠 기회가 왔습니다. 당장은 쓸 일이 없어더라도 막연히 언젠가 쓸 일이 있을 거란 생각으로 '브런치'에 차곡차곡 모아둔 자료를 꺼낼 때가 온 것입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aboutbrand


이젠 '하티웍스'에 영혼을 불어넣을 때가 왔습니다.

먼저 '하티웍스'의 '코어'를 잡아야 했습니다.

"하티웍스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무엇인가?"


애플은 혁신이고, 네이버는 연결이고, 볼보는 안전이고, 디즈니는 Magic입니다.


그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한 단어'를 '하티웍스'는 만들어가야 했습니다.

"우리에게 맞는 단어는 무엇일까?"


저는 우선 철학책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존 롤스의 계약주의(무지의 베일)부터 아프리카 철학의 공동체 주의인 우분투(Ubuntu)까지 최대한 폭넓게 알아보았다. '철학'에 기반을 둔 브랜드. 멋있지 않은가요?

하지만 괜히 철학에 우리 브랜드를 끼워 넣으려다 보니 억지로 조정해야 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계약주의, 우분투, 공동체, 관계 많은 단어들을 연상시켜 봤지만 딱 꽂히는 게 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미국 행정부에서 최근 DEI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는 기사를 찾게 되었고, 저는 바로 '이거다' 싶었습니다. DEI는 Diversity(다양성), Equity(형평성), Inclusion(포용성)을 가리키는 말로, 글로벌 기업과 미행정부에서 대두되는 가치였습니다.


Inclusion(포용). 이것이 바로 '하티웍스'가 지향해야 될 가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가 장애인을 포용하고, 나아가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주배경인, 성소수자, 은둔청년, 저소득층, 고령자, 농어촌 주민 등)에 대한 포용하는 사회를 꿈꾸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실제로 저희 회사가 '이주배경 청소년'들에게도 한국어 교육을 가르치고 있었으며 앞으로도 우리가 지향해야 될 가치를 담고 있었습니다.

사실, 포용의 대상은 소외 계층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타인의 실패에 대한 관용을 베풀며,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시간을 갖고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그 대상은 우리 자신이 될 수도, 가족, 친구 그리고 직장 동료가 될 수도 있죠.


'포용'이라는 코어를 바탕으로 비전과 미션, 슬로건을 제작하여 내부에서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한 번에 모든 이의 의견이 모아져 통과되지는 못했지만(한 번에 통과되는 게 훨씬 위험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면 나눌수록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어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계속해서 얘기를 나누고 디벨롭하며 설득한 결과 우리의 코어는 '포용'이 되었습니다.


이제 앞으로가 더 중요합니다. 

'하티웍스는 포용입니다'를 아무리 주야장천 떠들어봐야 밖에서 받아들이기에 전혀 '포용'적이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도 없는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포용'의 가치를 나침반의 북쪽으로 올려놓고 그 길을 따라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내부 인터널 브랜딩 교육을 진행했고, 앞으로 우리가 펼쳐갈 모든 캠페인과 사소한 전화 안내 하나까지 '포용'의 가치를 담을 수 있도록 하나씩 바꿔가 보려고 합니다.


이는 분명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절대적인 시간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싶습니다. 제가 우리 브랜드를 사랑하는 만큼, 내부 구성원들이 우리 브랜드를 사랑해 주고, 대중들 중에 우리의 가치에 공감해 주는 찐 팬이 생기는 모습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겉만 번지르르한 브랜드가 아닌, 진정성 있는 내실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하티웍스'의 '포용'이란 신념에 저의 노력을 쏟아부어 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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