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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작꼬작 Aug 16. 2023

운전하며 느끼는 다른 점 이모저모_일반 도로편

이곳에 살며 느낀 한국과 다른 교통 문화

자동차의 중요성과 사고 처리의 기록, 타이어와 배터리 같은 소모품 이야기 후에는 여기에 살면서 느낀 한국과의 차이점을 써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나라에서 온 많은 친구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던 Conversation Table에서, 어떤 점이 고향과 가장 다르게 느껴지느냐는 질문에 나는 '주차장이 넓은 것'이라고 대답했었다. 일상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부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차이점이라 제일 먼저 생각난 모양이다.


주차칸의 크기와 더불어 느껴지는 운전할 때의 다른 점들을 몇 가지 생각해 봤다.


1. 전진주차와 사선주차

전진주차와 사선주차 (Diagonal parking, angle parking)가 흔하다. 전진주차를 하려면 주차장 사이가 넓고 칸이 커야 옆의 차를 긁지 않을 수 있는데, 주차장이 큰 만큼 공간도 넓어서 전진주차가 흔한 것 같다. 한국에서 운전할 때는 거의 항상 후진주차를 했었다.


사선주차도 마찬가지로 여기에서 훨씬 보편적이다. 사선주차는 들어갈 때 편하고 나올 때 시야 확보가 넓게 되어 안전하지만, 양끝의 공간이 버려지는 공간 효용 문제가 있어 서울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주차할 때 진행 방향을 잘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역주행을 하면 270도 각도로 핸들을 틀어 주차해야 하고,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눈총도 받는다.



2. 통행 방향 반대로의 주차는 금지

주차할 때 또 한 가지 다른 점은, 통행 방향의 반대로 주차를 하면 위법이라는 것이다. 주택가에서도 꼭 진행 방향으로 주차해야 한다. 한편 한국에서는 주차 방향이 섞여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예전에는 이런 것이 보이지 않았는데, 작년 한국에 갔을 때 골목길에서 반대 방향으로 주차된 차들을 보고 뭔가 낯설게 느낀 후 차이점을 깨달았다.

한국의 골목 사진에서는 주차 방향이 섞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출처: 횡성뉴스 (좌), 헤드라인제주 (우))

3. 스톱 (STOP) 사인

처음 미국에서 운전을 시작하고 일반 도로에서 가장 큰 차이점이자 낯선 것은 역시 스톱 사인이다. 한국에는 아예 없는 교통 법규이기 때문이다. 빨간 팔각형에 크게 STOP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면 처음에는 좀 압도적이기도 하고, 미국 스럽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스톱 사인에서는 꼭 3초간 멈추고 양옆을 본 후 출발해야 하는데, 확실히 멈추지 않으면 완전히 멈추지 않고 속도만 줄였다 은근슬쩍 출발하는, 이른바 'Rolling stop'으로 단속당할 수 있다.


또, 교차로에서 스톱 사인이 어느 곳에 있는지 보는 것도 처음에는 헷갈렸다. 사거리 교차로에서 모든 곳에 스톱 사인이 있는 것을 All-way stop (Four-way stop)이라고 하는데, 이 때는 먼저 스톱 라인에 온 차에 우선권이 있다. 비슷하게 도착했을 때는 서로 눈치껏 양보하고, 양보받은 쪽은 손을 올려서 감사 인사를 하는 게 흔하다.


내가 가고 있는 도로에만 stop 사인이 있으면 사인이 없는 도로의 차는 멈추지 않고 간다. 잠깐 착각해서 All-way이니 저 쪽에서 멈추겠지? 생각하면 사고가 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곳에 스톱 사인이 있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


스쿨버스에서 스톱 사인이 펼쳐지는 것도 주의해야 할 점이라는데,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다. 아이들이 내릴 때 스탑 사인이 버스에서 나오면 버스 뒤의 차량은 물론 반대편 차량도 멈춰야 한다고 한다. 반대 방향의 경우 도로를 아이들이 건널 수 없음이 명확할 때 (도로 중간 구조물이 있을 때 등) 서지 않아도 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스쿨버스 운전사가 위법 차량을 신고할 수 있고 벌금도 아주 많이 나온다고 하니, 스쿨버스만 보면 약간 긴장되는 것은 당연하다.


4. 연석 (Curb) 색으로 표시하는 주차 가능 시간

주차가 가능한 시간을 도로 연석 색으로 분류하는 것도 한국과 조금 다른 점이다. (한국은 주로 실선, 점선 등 차선의 형태로 분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흔하게 보이는 것은 붉은색, 파란색, 녹색, 흰색, 노란색 등이다.


붉은색은 주차 금지 구역으로, 어느 경우에도 주차해서는 안 된다. 파란색은 장애인용 주차 공간으로 역시 해당하지 않는 사람은 어느 경우에도 주차할 수 없다.


녹색, 흰색, 노란색은 일시적으로 주차할 수 있는 곳이다. 녹색은 단기 주차 가능 구역으로, 주로 쇼핑몰 안에서 15-30분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흰색은 택시 등에서 잠깐 사람이 타고 내리는 곳 (Passenger loading zone)이고, 노란색은 상업용 주차 구역 (Commecial Loading zone)이다.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은 곳이 압도적으로 많고 이런 곳에는 자유롭게 주차할 수 있다. 하지만 연석에 표시되어있지 않더라도 주차 가능 시간이 적혀있는 표지판을 꼼꼼히 읽어야 한다.


예전에 라호야코브에서 주차 티켓을 받은 적이 있다. 이곳의 주차 표지판이 엄청나게 복잡했는데 바쁘게 가다가 시간을 헷갈린 것이다. 게다가 12pm이 막 되는 시간이었어서 12am과 12pm의 시간대를 착각하기까지 했다.


결국 패신저 로딩 존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주차를 오래 해 놓았다는 이유로 75달러의 벌금을 내고, 그 후부터는 여러 번 주차 표지판을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이런 식으로 주차 표지판이 있으면 시간은 물론 요일까지 아주 열심히 확인해야 한다. (사진 출처: NPR, Sam Sanders)




살다 보면 발견하게 되는 이런 차이점들은 아주 흥미롭다. 계속해서 새로운 점들을 발견하는 것도 외국에서 사는 삶의 묘미이지 않을까?


일반 도로에서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에서도 한국과 다른 점들을 알 수 있는데, 다음 글에서는 고속도로 이야기를 해 봐야겠다.


(Cover Photo by Jacson Simmer on Unspal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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