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때나 돈을 쓰는 대표나 아무때도 돈을 쓰지 않는 대표를 위한 가이드
(이 내용은 개인적으로 경험한 IT산업 내에서의 생각입니다. 산업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을 사람들은 만나다 보면, 회사의 비용지출에 대해서 2가지 이야기를 주로 듣게 된다.
"우리 대표님은 통이 커서, 즉흥적으로 큰 투자나 지출을 많이 결정하곤 해요."
"우리 대표님은 너무 짠돌이라, 1,000원 짜리 한장도 잘 안써요."
사실 이상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지출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CFO(Chief Financial Officer)이지만,
대부분의 Early-stage 스타트업에는 CFO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CEO도 개발자 출신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많은 스타트업에서 지출(Expense)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그렇다보면, 위의 사례에서 전자(즉흥적인 지출)의 경우는
간절하게 투자 받은 투자금 대부분이 어느 순간 불 타올라(Burn-out) 사라질 수도 있고,
후자(과도하게 보수적인 지출)의 경우에는
위의 예시 그래프처럼 제대로 투자하지 못하고, 성장이 정체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물론 모든 투자와 지출에 대해서 하나의 완벽한 정답이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전략의 관점에서 보게 되면 좋은 지출은 되돌릴 수 있으면서도, 기업의 성장과 수익성 증대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지출이다.
이를 2x3 Matrix로 그려보면 위와 같다. X축은 해당 지출이 어떠한 Effect를 끼치는지 이고, Y축은 해당 지출이 한번 집행된 후에도 언제든지 중지할수 있는 지출인지와 한번 집행되면 중단하기 어려운 지출인지이다.
특히, 많은 스타트업 대표들인 X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으면서 Y축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그 비용이 단순히 몇 달러 정도의 비용이라고 하더라도 한번 그 비용을 집행하게 되면 내부적으로 그 비용을 없애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시가, 몇몇 복리후생비와 내부 관리용 Tool들이 이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초창기의 구성원이 3-4명일 때에는 구성원분들에게 무제한의 점심비 등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여도 회사 전체 입장에서는 큰 비용이 되지 않고, 어뷰징이 발생할 가능성도 굉장히 적다. 하지만 이러한 비용은 나중에 인원이 커지면 커질수록 변동비성으로 무제한으로 증가할 수 있으며, 어뷰징도 발생할 수 있다. 또 다른 예시로, 어떤 회사에서 초창기에 연차 관리를 편리하게 하기 위해 연차 관리용 서비스를 이용했다면, 그 비용은 초기에는 작을 수 있지만 추후에는 오히려 연차만 관리하는 인사팀 직원을 고용하는 것 보다도 더 큰 비용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위의 Framework 상에서 지출에 대해 판단을 해보게 되면,
여기서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좋은 지출이란, 시도해 보고 도움이 되지 않는 다면 언제든지 바로 없앨 수 있으면서,기업의 근본적인 구조 상 성장과 수익 증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비용이 좋은 지출이다.
그렇다면, (1)번 우선순위에 해당하는 언제든지 되돌릴 수 있으면서, 근본적으로 기업의 성장과 수익증대에 도움을 주는 지출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표적인 예시는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 캠페인 테스트나 신규 상품 테스트가 있다. 기존에 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 캠페인이나 새로운 상품을 테스트 해보는 것은 성공적으로 좋은 효율이 나왔을 때, 기업의 근본적인 성장과 수익 증대에 확실하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좋은 효율이 나오지 않았을 때에는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많은 분들의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자 궁금해 하는 부분은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채용은 미래에 대한 투자고, 모든 기업의 최우선 과제라고 이야기를 한다. 물론 당연히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투자이자 지출이, 1번에 해당하는지, 3번에 해당하는지는 기업이 가진 철학에 따라 매우 다르다.
대표적인 예시로, 미국의 넷플릭스는 본인들의 인사철학을 명확하게 1번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1번에 해당하는 채용은 권한과 책임을 명확하게 하기 때문에, 해당 테스트(채용)이 성공했을 경우 무한대의 자유와 권한을 부여하며, 당연히 1번에 해당하는 지출이기 때문에 높은 급여를 지급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테스트가 실패 했을 경우 과감하게 해고(되돌리기)할 수 있다. 이렇게 채용을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은 지출이라고 생각하고, 무한대의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반면에 대부분의 국내 대기업들에게 있어서, 채용이란 3번 또는 4번에 해당한다. 경직된 고용조건 하에서는 한번 채용된 사람은 해고(되돌리기)가 굉장히 어렵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채용이 사업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무한대의 지출 증대 및 투자를 할수가 없는 것이다. 어떠한 기업도 이 두가지를 모두 가질수는 없다. 또한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두가지 철학 중 무엇이 맞는지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출의 형태에 대해서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기업 경영의 모든 상황과 지출을 위의 Framework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원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지출해야 되는 돈이 생길수 밖에 없다. 하지만 위와 같은 자신만의 지출에 대한 철학을 한번 고민해 본다면, 지출과 기업의 성장을 align 시킬 수 있는 중요한 마인드셋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