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고 생각이 너무 많아서 문제라고 한다.
나는 이 말에 동의하기 힘들다.
생각이 많은 게 왜 문제지?
다들 나보고 단순하게 생각하라고 한다.
왜 단순하게 생각해야 하지?
오래 생각하면 결정 속도가 늦어진다고 한다.
왜 결정을 빨리 해야 하지?
안 그러면 뒤처진다고 한다.
뒤처지면 어떤데?
이쯤되면 옆에서 빽 소리를 지른다.
남보다 뒤처지는게 얼마나 나쁜데!
솔직히 뭐가 나쁜지 잘 모르겠다.
맨뒤에 있으면 잘 보인다.
앞에서 뭐하고 있는지 다 보이고
지나가는 풍경도 찬찬히 볼 수 있고
날 앞지를 사람이 없으면 시비거는 사람도 없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말꼬리 잡지 마!
날 놀리냐?
하며 더 이상 상종하기 싫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니다. 나는 그냥 궁금할 뿐이다.
하지만 내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해주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나는 책을 펼친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다보면 오히려 질문에 대한 답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래서 애초에 했던 질문을 까먹게 된다.
계속 확장해서 수렴이 어려운 것이다.
생각을 하다가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핵심과 주제를 잊지 않고
생각을 하나로 꿸 수만 있다면
나는 이야기를 잘 만들게 될 것 같다.
그러면 글도 조금은 더 나아질 거다.
내 글이 나아지면 나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건가?
아니, 그건 아닌데…….
아, 오늘의 생각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