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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송작가 황초현 Aug 02. 2022

까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성 야고보의 길


까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 순례길이라 불리는 이곳은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이 다녀갔고, 

가고 싶어 하는 길이기도 하다.    


예수의 제자 야고보가 복음을 전하려고 걸어

성 야고보의 길이라고도 불리지만


종교와 상관없이, 

내면을 성찰하며,

인생의 무언가를 내려놓고 싶은 이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걷는

사색과 성찰의 길.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 덕분에 더 널리 알려졌고

<제주올레여행>의 저자 서명수 이사장이 걸은 후,

 ‘제주 올레’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까미노(Camino)는 스페인어로 ‘길’이고

‘성 야고보의 길(Camino de Santiago)’을 줄여서 ‘까미노’라 부르며

매년 17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걷는다.    


배낭을 메고 걷는 800킬로미터의 거리는

하루에 30km씩 강행군해도 27일이나 걸리니,

그야말로 인내를 가지고 내면으로 떠나는 순례 길이다.    


여러 갈래 중 가장 잘 알려진 프랑스 길은

피레네 산맥을 넘어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을 지나

대도시인 팜플로냐, 로그로뇨, 부르고스, 레온을 거쳐 

산타이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도착하게 된다.    


‘알베르게’라 불리는 저렴한 숙소들이 가는 곳마다 있지만

다음 마을이 나올 때까지는 힘들어도 끝까지 걸어야만 쉴 수 있다.    


더위나 추위, 갈증, 피로, 고통당하는 발...


순례 중에 감당해야 할 여러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찾는 이가 매년 느는 건


유럽의 전통, 역사, 예술, 문화를 만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일상과 단절된 채 인내로 걷는 동안 

자연과 교감하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많은 안내서들이 나와 있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카페들도 많은데다

실시간으로 걷고 있는 이들이 글을 올리는 걸 보면

얼마나 많은 이가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순례자들은

인종, 문화, 언어, 종교, 나이를 뛰어넘어

친구가 되고

걷는 방식이나 속도가 다르니,

숙소인 ‘알베르게’ 에서 만날 때까진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길 위에 있는 노란 화살표를 따라

혼자 걷는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가는 이정표인 노란 화살표는 

종류도 다양해서

담벼락이나 전봇대에 그려져 있고,


푯말로 만들어 나뭇가지에 걸어놓거나

직접 나무 둥지에 그려놓기도 하고

혹은 길 위에 돌멩이를 모아 화살표 모양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단추 하나, 종이 한 장의 무게도 덜어 낼 만큼 

모든 걸 비워야하는 길 위에서

단 하나의 이정표를 따라 걷는 이들....   

 

지금 이 순간,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걸 내려놓으며 걷고 있을까.    


산티아고 길을 걸으며

내면의 세계, 영적인 세계를 깊이 성찰하게 된 나에게

중요한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다시 더 오랜 기간 동안 그 길을

천천히 걷는 것이었고

2022년 4월부터 6월까지 60일간

여유롭게 걷고 기도하고 쉬고...

감사한 시간을 가졌다.


더 깊이

‘나’를 만나고 

'신'을 만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몇 년 후 다시 또 

이 길에 머물고 싶다.











두번째 산티아고 순례길- 철의 십자가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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