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5년 만에 상장한 일본의 모바일 중고거래 서비스 '메루카리'. 시가 총액이 7000억엔(7조원)을 넘으며 마더스 시장(벤처 전용) 1위를 차지 했는데요. 중고나라와 같은 중고거래 서비스를 웹에서 앱으로 옮겨온 플랫폼으로 이러한 신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는 메루카리를 일본 인터넷업계의 제3의 물결이라 칭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일본판 중고나라 앱' 같아 보이는데 어떻게 이 회사는 이러한 칭송까지 받게 된걸까요?
쉬운 중고거래가 필요한 환경
원래 일본은 오랫동안 장기불황으로 중고거래에 대한 수요가 많았습니다. 특히 일본인들은 물건을 깨끗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중고거래가 활성화될 여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중고거래는 직접 찾아가거나 중고업체가 집으로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웠고 가격을 높이 쳐주지도 않았습니다. 또한 야후 재팬 등 온라인 중고거래도 기존에 있었지만 주로 경매 방식이라 낙찰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고, 낙찰가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도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메루카리의 창업자 '야마다 신타로'가 찾은 해답이 바로 중고거래 모바일 앱이었던 것입니다. 야마다 신타로는 대학생 때 라쿠텐 인턴으로 일하며 옥션 사이트를 만들었고, 영화평 공유사이트 '우노우'를 창업해 미국 게임회사 징가에 매각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는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3분 만에 끝내는 직거래' 컨셉의 앱을 만든 것입니다. 물건을 촬영하고 가격 등 상품을 등록하는 데 3분. 구매자는 상품검색 후 모바일로 바로 결제. 판매자와 구매자가 화상 대화창을 이용할 수 있고, 회사는 배송완료 때까지 구매대금을 보관해 사기를 방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낸것이죠.
이처럼 중고시장을 모바일로 가져온 것은 엄청난 혁신이었습니다.
중고시장의 혁신적인 변화!
중고거래를 꺼리던 2030여성들이 대거 참여했고, 의류, 화장품 등 새로운 중고거래가 생겨났습니다. 언론사에서는 이 앱 덕분에 4835억엔(약 4조 7229억원) 규모의 중고시장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손가락으로 몇 번 터치만 해도 물건이 팔리고 배송돼 오자 팬들이 생겨났으며, 도토리나 두루마리 휴지의 골판지 심까지 올리면 판매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 이용자는 3개월 동안 150개를 올려 60%가 팔렸다는 체험기를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메루카리 중독' 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였습니다.
이에 대기업 들도 중고거래 앱에 속속들이 뛰어들었습니다.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 가전양판기업 노지마, 의류업제 조조타운 등도 앱을 출시했지만 고전하고 있습니다.
발빠른 해외 진출!
이렇게 대기업들이 뒤늦게 중고거래 앱에 뛰어들 때, 메루카리는 빠르게 해외로 진출했는데요. 창업 1년 만에 페이스북 부사장 출신을 영입해 미국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창업자 야마다 신타로는 '일본에서 올라온 제품을 아프리카, 남미 고객이 사는 시대를 열겠다'며 '중고거래의 아마존이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톡특한 기업 문화
이 회사의 성공에는 독특한 기업 문화도 한몫했는데요. 가장 '무모한 도전(Go Bold)을 직원들에게 주문하는 것이었습니다. 기획안이 여러 개 올라오면 가장 무모하고 당돌한 것을 선택했습니다. 회사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실패가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도전했다가 사고를 친 직원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기업 문화가 결국 중고거래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적인 플랫폼을 개발하게 만든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중고거래를 앱으로 몽땅 옮겨 성공한 회사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사람들의 필요를 살피는 통찰력과 과감한 도전이 이 회사를 거대 기업으로 만든 요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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