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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디자이너는 끊임없이 공부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막막할 때가 있죠. 이런 분들을 위해 쉐어엑스는 “좋은 공유는 누군가에게 가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라는 생각 아래, 현업 디자이너의 경험담을 함께 듣는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월간 디자인>의 콘퍼런스 ‘어바웃 디(About D)’와 협업하여 ‘그래픽 디자인, 경계를 넘다’라는 주제로 기술·산업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인계에 대해 다뤘습니다. 많은 디자이너가 궁금해하는 주제이기에 현재 각자의 방식으로 그래픽 디자인의 확장을 도모한 6명의 디자이너를 연사로 모셨습니다.
세미나가 열렸던 2025년 9월 24일, 서울 삼성동의 Tex+fa 홀은 시작 전부터 콘퍼런스 청중들로 가득했습니다. 이번에는 청중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나눠줬는데요. <월간 디자인> 9월호와 함께 연사들이 디자인한 제품과 저서를 준비했습니다. 또, 포스터 형식으로 제작한 리플릿에는 연사들의 대담이 담겨 있어 콘퍼런스가 끝난 후에도 주제와 내용을 되새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출판사의 인하우스 북 디자이너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디자인 스튜디오 ‘모스그래픽(mohs Graphic)’과 밝고 과감한 색채와 그래픽이 담긴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 ‘모스(mohs)’를 운영하는 석윤이 대표가 첫 번째 연사로 콘퍼런스 문을 열었습니다. 석 대표는 작업 변천사를 통해 그래픽이 오브제로서 확장한 과정을 들려주었습니다.
출판사의 북 디자이너였던 시절, 서점에서 비슷한 디자인을 가진 책들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낀 석윤이 대표는 책을 하나의 오브제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북 디자인을 이해하기 위해 작업하기 어렵다는 시리즈물을 자진해서 디자인하고, 인쇄에 따라 달라지는 색과 조합을 스스로 공부했습니다.
독립하여 디자인 스튜디오를 오픈한 이후부터는 그래픽 디자인 영역 안에서 업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더 과감하게 북 디자인을 했고, 기업의 브랜딩 작업을 진행했으며, 웹사이트까지 디자인했습니다. 그리고 ‘모스’라는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여 종이는 물론, 패브릭에도 도전하였습니다.
“모르는 것투성이라서 오히려 제 마음대로 할 수 있었어요.” 석윤이 대표는 제품을 제작하면서 겪은 난관들도 시원하게 공유했습니다. 베테랑 디자이너의 고민과 실수가 담긴 경험담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용기를 북돋워 주었습니다.
브랜딩, 편집, 포스터 등 그래픽과 관련한 여러 분야를 종횡무진하는 트라이앵글 스튜디오의 장기성 대표는 애니메이션 전공자가 그래픽 디자이너가 된 과정을 밝히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디자인의 밖에서 안으로 들어온 장기성 대표는 니체의 인간 3단계를 예시로 들며 디자이너에게 중요한 건 주체성임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장기성 대표는 자체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을 채웠습니다. 무가지 포스터를 제작하면서 타이포그래피와 실크스크린, 마블링 기법을 실험했고, 물성을 그래픽 디자인에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장기성 대표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작업을 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전공생이 아님에도 디자인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이 세계에 뛰어들었기에 불안감과 욕심이 같이 생겼죠.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시도들은 켜켜이 쌓여 장기성 대표의 무기가 되었습니다.
한편, 장 대표는 디자이너의 취향이 작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도 했습니다. 취향이 다양하면 클라이언트 의뢰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할 수 있습니다. 장기성 대표의 열린 태도를 들을 수 있었던 이번 시간은 페스티벌, 공간, 화장품, 포스터까지 트라이앵글 스튜디오의 폭넓은 작업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ORKR의 조은주, 함영훈 대표는 스튜디오의 디자인 철학과 작업 과정을 공개했습니다. 대부분의 그래픽 스튜디오처럼 ORKR도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작업하는데요. 그를 비슷한 산업군으로 분류하면 패션·엔터테인먼트·뷰티 씬과 기업·금융·IT 씬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혀 다른 특징을 지닌 두 업계의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두 대표가 서로 잘하는 분야를 담당해서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두 분야를 관통하는 디자인 철학은 하나, ‘직관적인 시각화’입니다. 패션·엔터테인먼트·뷰티 씬을 담당하는 조은주 대표는 작업 시 ‘무엇을 비주얼로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그리고 클라이언트(브랜드)의 개성과 콘셉트를 대중이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탄탄한 비주얼로 구현하고자 하죠. 반면, 기업·금융·IT 씬을 맡은 함영훈 대표는 직관적인 디자인을 위해 브랜드 자산에서 논리적 근거를 찾습니다. 이미 브랜드 철학이 명확한 기업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내부에서 디자인의 실마리를 찾아 ORKR 스타일로 풀어냅니다.
ORKR의 디자인은 낯설면서 새롭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로고부터 웹사이트, 공간까지 브랜드의 모든 영역을 디렉팅하는 프로젝트일 때 더 두드러집니다. ORKR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위치에서 작업할 수 있는 이유는 클라이언트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클라이언트가 디자이너를 믿고 맡길 때, 그래픽 디자인은 더 크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채병록 디자이너는 확장의 요소로 ‘애착’을 꼽았습니다. 나에게 맞는 그래픽 요소와 표현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한다면 얼마든지 그래픽 디자인은 크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채병록 디자이너는 일상에서 발견한 모티브로 그래픽 요소를 직접 만듭니다. 그 과정에서 문자와 일러스트를 결합하거나, 물성을 그래픽화하고, 과거의 그래픽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기도 합니다.
채병록 디자이너는 지금의 그래픽 디자인에 대해 “사과를 똑같이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사과인데 처음 보는 듯한 사과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오브제를 전체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관찰력이 필수입니다. 능동적인 작업 태도도 중요합니다. 채병록 디자이너는 자신의 경험을 예시로 들며 좋아하는 것을 깊게 파고들고, 그 결과를 개인 작업으로 보여준다면 결국 그를 알아주는 클라이언트가 나타난다고 전했습니다. 단, 자기 주도적인 작업일수록 디자이너의 진짜 실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초기 작업부터 최근의 2m가 넘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부 그래픽 작업까지 그동안 했던 작품들을 보여준 채병록 디자이너의 강연은 끊임없는 자기 계발은 디자인 확장의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줬습니다.
쉐어엑스 인사이트 아웃의 마지막 강연자는 일상의실천의 권준호 공동 대표였습니다. 권준호 대표는 그래픽의 확장을 작업의 변화, 디자인의 사회적 확장, 언어의 확장으로 구분하여 설명했습니다.
일상의실천은 종이 위에 인쇄하는 그래픽 디자인에서 시작하여 인터랙션 설치, 웹사이트, 모션 포스터까지 영역을 점점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디자인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 일상의실천은 디자인을 사회 문제를 전달하는 목소리도도 활용합니다. 그동안 진행한 사회 문제를 다룬 디자인 작업들은 ‘디자인 자체가 운동 방식이 될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스튜디오 초창기부터 꾸준히 목소리를 내었던 일상의실천은 이제 디자이너들과 연대하여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권준호 대표는 마지막으로 언어의 확장에 대해 다뤘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은 한 장의 이미지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의미들이 생략되면서 오해가 생기기도 하죠. 그렇기에 디자이너는 평소 사회에 일어난 일을 관찰하고 그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한데요. 권준호 대표는 글을 씀으로써 그를 연습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게 쓴 글들은 때로 하나로 모아져 디자이너의 일상과 생각을 글로 전달하는 한 권의 책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일상의실천의 활동과 권준호 대표의 생각을 함께 보여준 이번 강연은 디자이너의 개인적인 고민이 그래픽 디자인의 확장과도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콘퍼런스의 마지막 순서로 6명의 연사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Q&A 시간을 가졌습니다.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의 자세, 인상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방법 등 디자이너들이 진짜로 궁금해했던 내용들을 물어봤고, 6명의 연사도 솔직하면서도 진지하게 답을 해줬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의 확장에 대해서 다룬 SHARE X INSIGHT OUT 콘퍼런스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디자이너, 관련 종사자들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콘퍼런스에서 만난 6명의 디자이너의 방식이 100% 정답은 아닙니다. 트라이앵글 스튜디오의 장기성 대표의 말처럼 디자인에는 정답은 없고 다양함이 존재하니까요. 그 대신에 이번 콘퍼런스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안내한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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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E X INSIGHT OUT 콘퍼런스는 긴 시간 동안, 열심히 준비한 결과였습니다.
이렇게 큰 콘퍼런스를 준비하는 우리의 비하인드 스토리로 곧 찾아오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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