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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 Jul 12. 2024

턴테이블



 사운드컴포즈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2층 계단을 오르며 다른 시공간으로 넘어가는 기분도 들었다. 우리는 바 자리에 앉았다. 이곳은 신청곡을 접수하면 그에 맞는 노래들을 틀어준다. 내가 적어낸 노래는 어쩌면 그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맞지 않는 음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 자리에 앉아 듣고 싶었다. 그게 내 욕심이란 것도 모르고 말이다. 어울리지 않는 게 있다는 걸 왜 몰랐을까.. 함께 같은 자리에 놓여져 있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그때는 왜 몰랐을까, 바보처럼. 몰랐던 나를 탓했지만 일어난 일은 이미 일어난 일이다. 내가 신청한 순간 흘러나온 노랫처럼. 아픔을 느꼈는데 그것을 마저 느낄 새도 없이 밖으로 나왔다. 또 도망치고 싶었다. 도망치려고 이불을 덮고 누웠는데 그러면 안 되는 시간임을 깨달았다. 그럴 수 없다는 걸. 내 잘못들로 인해 누군가 다쳤다면 난 그 사람의 얼굴을 똑바로 잘 볼 수 있을까? 그동안 선택해서 보았던 얼굴들 속에서 그 얼굴에게 인사를 하고, 미안하다고 다시 손을 내밀고 싶다. 나는 조금 모지리지만, 주제파악을 잘 한다. 그래서 모자라지만 좋아해주는 사람도 아마 있을 것이다. (고맙다 나도 네가 좋아) 


 구슬치기를 잘 하지 못 하지만 나 대신 손가락에 힘을 주고 세게 멀리 쳐주는 사람도 있겠지. 그 마음에 대해 뭐라고 어떻게 설명하고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할까. 언젠가 같은 방법으로 방식으로 다른 누군가에게 나도 그런 힘참을 선물할 수 있겠지. 그렇게 하려면 포기하지 않고, 지금 내 자리를 살아야 한다. 그게 나 대신 힘을 내어준 사람에 대한 내 마음이고 고마움이다. 몰랐다는 말을 이제 그만해야겠다. 이제는 알았기에. 알고 있음으로 나아가야지. 색이 잘 섞인 예쁜 구슬을 가지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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