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하는 마음
처음 요가원에서 시르사아사나(머리서기)를 만난 날. ‘와하하! 이게 뭐야. 나 너무 못하네 ㅎㅎ’ 머쓱해져서 고개를 들었을 때.. 앞줄 가득 평온하게 거꾸로 서있던 사람들이 너무 멋있었어요! 어떤 원리인지, 어떻게 몸을 써야 하는지 궁금해서 집에서 매일 연습했어요. ‘머리서기’로 검색해서 나오는 블로그, 유튜브 다 찾아보고요.
꾸준한 수련과 숱한 실패담이 쌓여 이제는 제법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요가 매트가 앞뒤 좌우로 빽빽한 수업 시간엔 여전히 긴장되지만요.
시르사아사나 수련을 좋아하는 이유는 완성된 동작이 멋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땅을 밀어내고 있는 단단한 팔과 어깨, 온 신경을 모아 중심 잡고 있는 골반, 곧게 뻗은 목과 척추, 하늘로 가볍게 뻗어 올린 발끝), 균형이 잘 잡혔을 땐 마치 물 위에 떠있는 것처럼 몸이 부웅 뜨고 가벼워지는 느낌이 신기해서예요. 딴생각할 틈 없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몸 구석구석 골고루 마음을 두며 움직이는 고요한 과정 자체도 너무 좋고요.
아사나(동작)가 완성되어 가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게 요가의 전부가 아닌 것도 압니다. 어떤 동작에 과하게 집착하는 마음이 생기거나 SNS 속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마음이 들면 수련도, SNS도 잠시 쉬어가요.
어려운 동작을 빨리 해치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10년, 20년 후에도 즐겁게 움직이고 싶어서 요가를 하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