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통드 드 까르띠에 데이 앤 나이트 CPCP
세계적인 경매사 필립스(Phillips)에 지난 9월 독특한 까르띠에(Cartier) 시계가 소개됐습니다. 단정한 드레스워치같은 외관에, 천문학적이면서도 기하학적인 그림이 다이얼 한가운데에 새겨진 인상적인 시계입니다.
실제로 다이얼엔 은은한 기요셰 패턴을 적용했고, 크로커다일 스트랩과 18k 핑크 골드 케이스를 사용한 아주 점잖은 시계입니다. 하지만 보다보면 조금 독특한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나타내는 인덱스가 로마 숫자와 아라비안 숫자로 반반씩 나뉘어있기 때문입니다.
가만보면 이상한 건 이 뿐만이 아닙니다. 1시 방향엔 로마숫자 2가 써있고, 3시 방향엔 6이 써있습니다. 로만인덱스는 9시방향에서 6으로 시작해 다시 8, 10을 표기합니다. 사실 이 시계는 두개의 레트로그레이드로 시간을 보여줍니다.
쉽게말해 시계를 가로로 반으로 잘라 상단은 로만인덱스로 시간을, 하단은 아라비안인덱스로 분을 나타내는 겁니다.
이쯤에서 또 다른 재밌 요소가 눈길을 끄는데요, 바로 시침이 없다는 겁니다. 이 시계엔 블루잉이 된 브레게 스타일 미닛 핸즈가 전부입니다. 필립스에 따르면 이 사진의 11시 방향에 있는 태양 모양이 시간을 나타내며, 천문학적인 그림이 그려진 반원모양 문자판이 사실은 디스크로서 회전한다고 합니다.
이 시계의 이름은 로통 드 까르띠에 데이 앤 나이트 CPCP(Cartier Rotonde Jour et Nuit CPCP) 입니다. 레퍼런스 넘버는 28721. 지난 9월 필립스에 올라온 이 시계는 11만4300 홍콩달러에 낙찰됐습니다. 한화 1975만원에 달하는 액수입니다.
'CPCP'는 1998년 만들어진 까르띠에의 컬렉션으로 Collection Privee Cartier Paris의 약자입니다. 까르띠에의 대표 작품을 복각하는 스페셜 라인입니다. 무브먼트는 예거 르쿨트르와 피아제, 제랄드 젠타 등 최상급 무브먼트를 사용합니다. 소재는 골드와 플래티넘만 사용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