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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택근 Jan 07. 2024

영화 수첩

#7 원더 [Wonder]

영화 '원더 (Wonder, 2017)'

(장르 : 가족, 드라마)


R.J. 팔라시오의 원더(Wonder)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이다. 스티븐 츠보스키가 감독을 맡았다. <월 플라워> 소설의 원작자 그리고 영화의 각색과 감독을 한 경험이 있는 감독이다. 이외에 여러 뮤지컬 영화 <렌트>, <미녀와 야수>를 각색, <디어 에반 핸슨>을 감독한 자이기도 하다. 제이콥 트렘블레이가 주인공 어기 풀먼 역으로, 줄리아 로버츠가 어기의 어머니 역으로, 오웬 웰슨이 어기의 아버지 역, 그리고 이자벨라 비도빅이 어기의 누나 역으로 참여한 작품이다. 원작 소설은 한국에서 <아름다운 아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우주 그리고 별과 은하계. 

한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영화는 시작된다. 

출처: 네이버 영화

   우리는 이 목소리를 통해 그가 10살이라는 것과 그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또한 그가 어떤 상황에 쳐해 있는지 알게 된다. 그는 '평범함'과 '평범하지 않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그가 왜 자신을 평범하지 않은 자로 설명하는지 궁금하게 된다. 그 순간, 우주 비행사 헬멧을 쓴 누군가가 헬멧을 벗으며 이 목소리의 주인공인 '어기'의 얼굴을 보여준다.    

  


출처: 네이버 영화

타인의 시선이 두려운 걸까 아니면 본인의 모습이 부끄러운 걸까. 그는 자신의 평범하지 않은 모습을 가려주는 헬멧을 쓰며 가족과 함께 첫 등굣길에 나선다. 학교 정문 앞에서 그는 가족과 인사를 나누며 홀로 첫 등교를 한다. 


어기에게는 곁에 있어주는 가족이 있다. 항상 긍정적인 모습으로 웃음을 주는 친구와도 같은 아빠. 자신을 늘 걱정해 주고 자신을 위해 본인의 꿈마저 포기한 엄마. 그리고 어기에 집중하는 부모님 곁에서 묵묵히 본인을 이해해 준 누나 올리비아.


영화는 원작 책과 마찬가지로 각 인물의 시각에 따른 이야기 전개 방식을 선택했다. 한 사건을 어기의 시각으로, 누나 올리비아 시각으로, 친구 잭 등등의 시각으로 챕터를 나누어 보게 함으로써 관객들이 각 인물에게 공감을 하고 이해를 하게 해 준다. '저 인물이 왜 그랬을까?' 싶다가도 그의 시각으로 봤을 때 '그러면 충분히 그럴 만도 해'라는 생각을 하게끔 해주는 방식이다.


관객으로서 이 구성은 각 인물의 행동과 생각에 깊이 들어가 한 사건을 여러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재미를 주면서 관객만 알며 다른 인물들은 그 인물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더욱더 그 인물에 동정심을 느끼게 한다.




출처: 네이버 영화

하루는 학교에서 온갖 놀림을 받고 집으로 온 어기다. 저녁 식사 시간. 말도 안 하고 헬멧을 쓰고 있는 그에게 가족은 하루가 어땠냐며 질문을 한다. 그냥 좋았다고 대답하는 어기이다. 무엇이 어떻게 좋았는지 얘기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벌컥 화를 내고는 식탁을 박차고 일어나 자기 방으로 향한다. 


방으로 따라 들어온 어머니에게 그는 'Why do I have to be so ugly?'

자신은 왜 이렇게 못생겨야만 하는 건지 물어본다.

어머니는 대답한다.

 

'우리 모두에는 흉터가 있어. 얼굴에 있는 이 주름은 너의 첫 수술에 생긴 거야. 여기 이 주름은 너의 마지막 수술에 생긴 것이고.' 

그리고 어머니는 가슴에 손을 대며, 

'이곳은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보여주는 지도이고' 

얼굴을 가리키며,

'이곳은 우리가 그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겪었는지 보여주는 지도야. 절대 추하지 않아.' 

   라며 어기를 위로한다.



출처: 네이버 영화

각 인물의 시각에 따른 이야기 전개 방식과 어기의 모습은 바꾸기 힘들 것이기에 우리가 어기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변할 필요가 있다는 교장 선생님의 말씀처럼 전반적으로 이 영화는 우리가 남을 바라보는 '시각'그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이야기한다. 



교실 칠판에 선생님은 명언을 적어놓고 아이들에게 읽게 한다. 하루는 이런 글을 적는다.

'When given the choice between being right or being kind, choose kind.'

옳은 것을 할 것과 친절 중 선택이 주어진다면, 친절을 선택하라는.

 

우리는 무엇이 맞고 틀린 지를 증명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다투곤 한다. 하지만 사실 우리 모두 결국 내가 믿는 것이 맞다는 것, 즉 내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싸우는 건 아닐까. 

다른 이의 시각으로 봤을 때 내가 생각하는 '옳은 것'은 '옳은 것'이 아닐 수 있지 않을까 질문을 던지는 말이다.

  


영화는 어기의 말로 끝을 맺는다.


'Be kind, for everyone is fighting a hard battle. And if you really wanna see what people are, all you have to do... is look.'


친절해라. 우리 모두 각자 힘든 싸움을 하고 있으니.




*원작 책에서는 어머니가 어기에게 'You're a wonder'라는 말을 건네며 끝이 난다.

한국어 번역에서는 '너는 기적이야'라며 번역을 했다.

영어권에서는 주로 그의 모습과 행동의 아름다움을 보고 '너는 너대로 아름다워'라고 얘기를 할 때 하는 말이다.


영화 초반, 헬멧을 쓰며 본인의 상처를 숨기려는 어기가 마지막 장면에서는 본인의 상처를 드러내며 수많은 이들 앞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며, 아름다움을 느낀다.


어쩌면 우리가 무엇을 보고 '아름답다' 느낄 때에는 'Wonder'의 뜻인 '놀라움', '경이로움'도 동시에 느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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