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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얄루루 Nov 16. 2023

자유수영의 딜레마

나는 어디 레인으로 가야 할까

요새 망고에 꽂혀서 망고를 엄청 먹었더니

급 혈당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오늘 마침, (이라고 하기엔 주말에도 약속이 잘 없는 집순이) 시간이 비길래 자유수영을 다녀왔다.


보통 자유수영을 가면 기초, 초급, 중급, 상급, 연수 식으로 레인이 나뉘어 있다. 근데 이게 참 애매한 게 누가 정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니 왜.. 이분이 여기에..?’ 하는 경우가 꽤 있다. 그리고 그날 수영하러 오는 사람들의 실력에 따라 내가 들어갈 곳이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나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선출이니 자신 있게 연수레인에 들어가서 함. 하루는 평소와 같이 연수레인에서 하고 있었는데 유독 남자 청년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내가 그분들에 비해 힘이 좀 달리는 것+ 앞에서 만들고 가는 파워 물살 때문에 속도가 좀 줄었음. 수영해서 반대편 벽에 손 짚자마자 안전요원이 손목을 낚아채더니 “스피드 올리시든지 옆레인으로 옮기세요” 핀잔 먹어서 ㄹㅇ 분노의 질주를 한 적도 있음. 이게 한번 직원한테 그런 소리를 들으니 존심이 상한 건 어쩔 수 없더라. (처음 들어봐서 맘 상함ㅋ)

아무튼 직원이 개입하는 게 아닌 이상 느리다고 직접 얘기하는 건 기분 나쁠 수가 있으니(당해보니 별로임) 느린 사람이 있어도 난 굳이 얘기하진 않고 타이밍 맞춰서 수영하고 그랬다.


그런데 오늘, 정말 마치 고속도로 1차선에서 정속주행하는 것 마냥 다른 이들의 속도는 신경 쓰지 않고 느긋하게 수영하시는 분이 계셨다.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도시는지라 앞에서 출발해도 따라잡고, 뒤에서 평영으로 가려해도 느려서 영 타이밍 잡기가 힘들었음. 나중에는 레인에 모든 사람이 그분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터치 직전 우르르 출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상황이 답답했다만 안전요원도 굳이 터치를 안 하는 상황이었고 자칫 서로기분 상할 수도 있기에 아무도 나서지 않은 듯싶다. 그렇게 1부 수영타임이 끝나고 2부가 시작됐을 때 그분은 또 마라톤을 시작하셨고, 난 각을 살피다 사람도 적어졌으니 접영을 그분 뒤에서 시전 하였다. 오?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무래도 50분을 이미 1부에서 수영한 상태라 다들 쉬는 타임이 길어졌고 일방통행 수영이 됨. 레인을 넓게 쓸 수 있었음  내 플랜이 좋았는지 점점 꼬리가 길어지더니 유유자적 혼자 느긋이 자유형 하시는 그분 뒤로 3명이 접영 하면서 운동했다ㅋㅋ 페이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심.

결론은 1부에선 좀 답답했다만 2부에서 접영도 꽤 하고 좋았다. 끗



자유수영 시 내가 느린지 알아보는 법

1. 수영하는데 뒤에 사람이 발바닥을 손으로 칠 때

2. 벽 찍고 일단 옆으로 빠진 뒤 돌아봤을 때 남들이 평영으로 올 때 (내가 평영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3. 내가 오기 전에 사람들이 급박하게 출발할 때

등이 있겠습니다.


우리나라도 호주처럼 기초 제외하고 중 상급 이상부터는 slow, medium, fast lane 식으로 구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인데 안될 듯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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