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렸을 때부터 이사를 자주 다녔기에 ‘동네’에 대한 미련보다 다시 보기 힘들 ‘사람’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며 자랐다.
그러다 이번에 처음으로 1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낸 동네를 떠나며 처음으로 씁쓸하고 멜랑꼴리 하다는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
몇 년 넘게 운동했던, 물 속으로 햇빛이 너무 예쁘게 들어오던 수영장과 같이 수영하던 어머님들, 내가 좋아하던 그 지역밖에 없는 떡볶이집과 햄버거집, 사계절 내내 다른 모습을 보여준 한강 산책로, 12시 6시마다 울리던 성당의 종소리까지.
사실 집을 아예 매도한 게 아니기에 돌아올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만 돌아가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를 모르기에 속절없는 희망은 줄이고 이사 온 새 동네에 정을 붙여야겠다.
오늘 차를 타고 오면서 예전 동네를 지나가는데 괜스레 아련한 마음이 들었다.
아무튼 나는 슈퍼샤이 아니 슈퍼 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