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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디맨 May 13. 2021

굴씨늘 모할따ㅡ

신박한 할매사전 01

【해석】  
  1단계: 굴신을 못 할다
   2단계: 굴신(屈伸)을 못하겠다
   의 미: 몸을 움직이는 것도 못할 정도로 힘들다

【발음】
  [굴^.씨늘  모할ː따]
     ; 전형적인 경상도 억양으로 첫 자인 '굴'에 액센트가 있다.
       상대적으로 '씨늘'을 약하게 발음되고, '모할따'는 리드미컬하게 발음하면서
       약간의 여운을 두고 끌면서 '투정하는듯한' 뉘앙스로 마무리를 한다. (ㅋㅋㅋ)     

         cf. 가끔 '모할-따'부분에서 눈을 흘겨주면 그런 뉘앙스가 배가되며 애교만빵 모드가 되고,
            '모할따'를 짧고 낮게 끊어서 내뱉으면 불만고조의 표시가 된다.

【용례】
  -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일어설때 무릎을 손으로 짚으면서 주로 하는 말
  - 한참 일을 하시고 나서 허리를 펴고 이동하실 때 (허리가 아플 때)
  - 며느리가 시킨 귀찮은 일을 끝내고 자리로 돌아올 때 (불만의 표시로)




할머니는 이 말씀을 많이 하셨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말씀을 하시던 시절은 그나마 '굴신'을 하실 수 있던 때였고,
정작 연로하셔서 거동을 전혀 못 하실때에는 이런 말씀조차 하시기가 어려웠다.

얼마전 와이프가 일을 하다가 일어서면서 '아이고고..."하며 힘들어 했다.
나이가 들면서 젊을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나도 그리고 와이프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갑자기 할머니의 이 말이 생각이 나서 와이프에게 한마디 했다.
"아이고~ 굴씨늘 모할따~"
할머니 억양을 흉내낸 이 말에 와이프와 나는 한 바탕 웃었다.
예전에 한 번 할머니의 이 말을 알려준 적이 있어 그 의미와 배경을 잘 알고 있음이다.

할머니의 익살스럽던 표정이 아른거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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