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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JIN Apr 11. 2021

삼색 도화를 아시나요?



집 지하주차장에서 나와 매일 아침 들르는 스타벅스로 향하는 길에 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

재작년쯤 처음 발견하고 매년 4월에 이렇게 꽃을 피우길래 처음엔 신기해서 보다가 검색까지 해보게 된 삼색도화.


당연히 사람이 접목시켜 만든 나무인 줄 알았는데 무려 예부터 있었던 자연발생 종이라고 한다.

우리 동네 이 나무는 다른 만첩삼색도화랑 또 다르게 한 그루에서 세 개의 가지가 뻗어 나와 각자 다른 꽃을 피우는데, 정말이지 너무 아름답고 신기하다.

당연히 벚나무인 줄 알았는데 벚나무과 복숭아꽃이라고 하고, 열매는 거의 맺지 않는다고 하니 더 아름답고 신비해 보인다.


이 나무를 보면서 나는 생각한다. 옷 만드는 일을 더 잘하고자 다른 일을 하고, 새로운 공부를 하고 멘탈을 놓치지 않으려고 매일 헬스장이나 도장에 가는 나를 보면서 나는 줄곧,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다른 일이나 공부를 하는 지금은 내가 나로 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별로 쓸모가 없고, 뒤쳐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걸 지금에서야 안다. 이 삼색도화처럼 내가 무슨 공부를 하던, 어떤 일을 하던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상을 보내던 결국 모든 것은 자신을 향해 걷는 한 가지 일이라는 것을.

 

지금의 나는 그저 나에게 올 찬란한 날들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단지 불안해할 뿐이고, 어쨌든 내가 가고 싶은 길로 꾸역꾸역 가고 있는 지금의 나도 나라는 것을. 겉으론 멋있는 척하면서 속으로 단가 걱정하는 일을 안 하고 싶어서 시작한 고민이 여기까지 왔다.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하루하루 지식이 증가하고 경험이 늘어나는 삶을 사는데, 그런 자신한테 계속 묻는다. 하루하루 지식이 증가하고 경험이 늘어나는데 내 삶은 뭐가 더 나아졌는지, 더 품격 있는 인간이 되고 있는지, 눈매가 더 차분하고 깊어졌는지.

나는 살면서 이루고 싶은 일들이 정말 많은데 언젠가 이런 여러 가지 색의 꽃을 피우는 내가 되기를 바라면서, 21년의 봄을 이렇게 보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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