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진 Feb 16. 2022

취향 기록, 2월

2월의 내가 듣고 보고 읽은 것



음악


헤드폰

SONY WH-1000 XM4


에어팟 프로를 쓰면서 노이즈 캔슬링 기능에 전적으로 만족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뚫고 들어오는 소음에 대한 아쉬움과 락이나 힙합을 들을 때 아쉬운 표현? 평이하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아쉬움을 느껴 헤드폰을 사야겠다 다짐했었다. 그리고 뭔가 헤드폰을 목에 걸고 있으면 힙스터 같고 멋진걸.


최근 회사 부서 개편으로 자리가 바뀌고 주변 소음이 매우 많이 많이 많이 늘어서 더더욱 빨리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주변 동료들 중 애플(맥스, 닥터 드레), 보스, 소니 헤드폰이 있어서 동일한 곡을 틀어놓고 4개를 비교하며 들어봤다. Like 미니 청음회. 이렇게 비교하면서 들어보니 명확해졌다. 내 취향은 소니였다. 평소에 자주 듣는 음악 취향에 매우 적합한 표현력을 지닌 것 같았다! 힙합이나 얼터너티브 장르에 딱이야! (이걸로 칸예 Donda 들으면 돌았음)


보스는 소니보다 더 베이스 표현이 두꺼운 느낌이었는데 이게 잘 표현된다기보다는 너무 무거워서 밑에만 깔려 있는 느낌? 애플은 깔끔하고 모든 악기 소리가 균형감 있게 잘 전달되는 느낌이라 에어팟 프로의 상위 호환 느낌. 아, 결정적으로 착용감이 너무 별로. 너무 무겁고 재질 특성상 손이 너무 차가울 것 같았다. 그리고 흠집 날까 봐 휘뚜루마뚜루 못 쓸 것 같은 그런 느낌. 앱등이지만 맥스는 손절한다. SE처럼 보급형으로 하나 내주면 좋으련만. 나오지 않을까?


아무튼 결국엔 소니 헤드폰을 샀다, 매우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다는 그런 내용이다. 생각보다 기능도 많고 블루투스 연결도 매끄러운 편! 디자인 측면에서는 무광에 검은색이라 무난 무난하지만 로즈골드 색상이 조금 거슬림. 검은색으로 칠해버릴까 고민 중이다.






마라케시


제일 좋았던 곡 

Feeling, Taste, Saint, Is it True


처음엔 외국 밴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국내 밴드였음. 찾아보니 좋아하는 향수 이름이 마라케시라서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안 그래도 내가 쓰는 이솝 향수 이름도 마라케시라서 처음에 내적 친밀감 엄청 들었었음.


곡? 그냥 좋다. 좋다는 표현 외 다른 표현이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사실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내 취향인걸.. 얼른 더 많이 앨범을 내줬으면 좋겠다. 헤드폰으로 마라케시 노래 들으면 너무 좋아서 행복 1000000% 자동으로 둠칫 둠칫 하게 됨. 그래서 출근길에 들으면 씬나게 출근할 수 있움.






Q


제일 좋았던 곡 

Take Me Where Your Heart Is, Garage Rooftop, My Dear Electra, Shave


되게 익숙한 팝 느낌인데 부분 부분마다 예상을 벗어나는 멜로디 라인이 좋다. 그리고 나는 원래 가사를 잘 안 보는데 가사가 너무 좋았다. 일단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그런가 아무튼 가사 전달력이 되게 좋은 느낌.






Justice Der


제일 좋았던 곡 

Don’t Kill My Vibe, Ghost Town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추천하길래 들어봤는데, 듣자마자 전곡을 플리에 추가해 뒀다. 다른 앨범도 좋았음. 뭔가 새하얀 대리석 바닥으로 된 곳에 유리로 만들어진 벽난로가 있고, 탄색 소파에 앉아서 불멍 하면서 위스키를 마시고 책을 읽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좀 더 검색해 보니, 여러 노래들을 기타로 편곡해 커버 연주하는 기타리스트였다. 유튜브 채널로 커버 곡을 올리고 이 곡들을 엮어서 앨범을 낸 것 같음. 원곡을 몇 개 들어봤는데 '아니 이걸 이렇게 편곡할 수 있다고?' 싶을 정도다. 기타 하나로 이게 가능하다니 역시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 것. 아무튼 너무너무너무 좋다! 그리고 노래가 없고 멜로디만 있어서 집중력이 요구되는 업무나 작업을 할 때 듣기 딱임.








코딩 몰라도 됩니다


브런치에서 너무나도 유명한 도그냥님이 낸 책. 비록 기획자는 아니지만, IT 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도움 될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기대한 내용은 비개발자로서 개발자와 소통할 때 겪었던 경험 + 이커머스 기업의 특수성 등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생각보다 온보딩 수준의 내용이었다. 지금 표지를 다시 살펴보니 '문과생들을 위한 이커머스 기업 온보딩'이라고 쓰여 있었구나! 이제 알음..


부끄럽지만 나도 3-4년 차가 되었음에도 '도메인, 플랫폼'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읽으면서 많이 배웠다. 이커머스 기업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어 온 과정을 설명해 준 부분이 특히나 좋았다. 이런 내용을 어디서 보나! 정말 몸소 체험하며 겪은 생생한 내용이라 더더욱 좋았다. 특히나 IT DNA에 대한 내용은 정말 공감이 됐다. 내가 생각하는 IT 기업과 상이한 기업을 많이 겪곤 하는데, 대체 왜? 무엇 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싶었는데 명쾌해졌다. 그럴 수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어쨌든 간에 IT DNA를 지닌 동료와 기업에서 일하고 싶은 것은 분명해졌다.


이처럼 나도 나와 비슷한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요즘은 더더욱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특정 기업에 가고 싶은 것보다, 특정 성향/가치관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배우고 싶다는 생각. 그러려면 일단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지.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그렇게 되어 가고 있다 믿고 싶다.






피로사회


민지님한테 추천받아 직접 내돈내산 한 책. 크기도 작고 얇아서 금방 읽겠는데 싶었는데 아주 오만한 착각이었다. 마치 대학생 1학년 때 오픈북 시험을 얕봤다가 큰코 다친 것 같은 그런 느낌. 분명 글을 읽고 있는데 독해가 안 되는 상황이 펼쳐지는 무시무시한 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 결국 4-5번에 나눠서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전공 공부하듯 용어나 이론을 찾아보면서 읽어야 했다. 내용이 어려운 것도 있지만 번역이 어려운 것도 한몫했던 것 같다. 물론 의역이 어려운 내용이라는 것은 이해하나, 좀 더 쉽게 풀어써 줄 수 있지 않았을까! 번역만 좀 더 친절하게 되어 있었어도 벌써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책의 내용을 매우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현대 사회는 피로로 가득한 사회고 그렇게 정의하게 된 근거를 다룬 책이다. 근데 그 근거를 읽고 이해하는 것에 많은 배경지식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함정.


시대마다 그 시대에 고유한 주요 질병이 있다.

멀티태스킹은 수렵 자유 구역 동물들 사이에서도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습성이다. 야생에서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기법인 것이다.

따라서 심심해져야 한다. 심심해져야 귀 기울여 듣고, 사색이 시작된다. 그러나 성과사회에서는 심심한 것이 마치 낭비인 양 평가하며 무언가를 생산하거나 하지 않으면 무능력하다고 평가한다.

게으른 사람이란 몸을 계속 움직이는 사람이다. 게으를수록 생각하지 않는다. 깊게 생각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버린다.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기 싫어 몸을 움직이다 보면 정말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게 아니라 사는 대로 생각하는 인생인 것이다. 그렇기에 더 깊이 생각하고 사유해야 하는 것이다.

피로는 폭력이다. 그것은 모든 공동체, 모든 공동의 삶, 모든 친밀감을, 심지어 언어 자체마저 파괴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더욱 가속화된 발전을 위해 타자에 의한 착취에서 자기 착취로 전환된다. 이러한 역설적 자유로 인해 성과 주체는 가해자이자 희생자이며 주인이자 노예가 된다. 자유와 폭력이 하나가 된다.


모든 챕터마다 '아하!' 모먼트가 정말 많았는데 이걸 내 생각으로 정리해 풀어쓰기에는 나의 표현력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 간략하게나마 읽으며 인상 깊었던 내용을 꼽아보자면 '멀티태스킹이 진화가 아닌 퇴화라는 것-멀티태스킹으로 인해 깊은 사유를 할 수 없다는 것-, 심심한 것이 낭비 인양 무능력하다 평가하는 것, 게으를수록 깊게 생각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버린다는 것'. 읽는 내내 뼈가 너무 아프다 못해 와르르 맨션 됨..


내가 가장 지양하는 바가 사는 대로 생각하는 인생인데 위의 모든 내용은 평소의 나를 일컫고 있었다. '생산적이지 않은 것, 멀티 안 되는 것, 몸을 움직이지 않고 게으른 것'을 싫어하는 나. 결국 스스로를 매번 피로하게 만들고 착취하고 있었구나. 슬퍼졌다. 자유와 폭력이 공존하고 있는 성과 주체 그것이 바로 나였어! 흑흑.


생각해보니 최근 무언가에 골똘히 몰두하여 사유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나? 없었던 것 같다. 회사에서의 나는 항상 결과를 통해 나의 쓸모 있음을 증명해야 했고, 회사 밖에서의 나 또한 개인이 지향하는 바(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나를 착취했다. 목표와 관련 없는 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했고 자기 통제를 해왔다. 나는 나 스스로 이런 점에 있어 자기 통제가 잘 되는, 이성적인 등의 긍정적 수식어를 붙여가며 합리화해 왔던 걸까 싶다.


저자가 말하길, 성과사회(현대사회)는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하며 생산성이 일정한 지점에 오르면 능력의 긍정을 통해 성과 주체들에게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성과 주체들(현대인)이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해 각종 신경적 질환을 겪는다고 한다. 이로 인해 생겨난 피로는 나와 타자, 공동체 간의 친밀감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문제에 대한 인식, 인지는 됐는데 그래서 이런 피로사회에서 피로에 찌든 성과 주체들은 '생산적이지 않은 것, 게으른 것, 심심한 것, 사유하는 것'을 어떻게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개인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걸까? 또 다른 고민이다. 생각하는 대로, 사유하는 사는 삶을 살고 싶다.



 





영화



Rainy Day in New York


정말 단순하게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를 좋아해서  영화. 러닝타임도 짧고 가볍게 보기 좋았다. 초반 전개가  느린데? 싶었는데, 정말 ‘뉴욕에서  오던 그날 대한 내용이 전부였다.  왠지 이런 영화가 좋더라. 영화를 보고   나의 느낌은,   티모시의 피아노 씬이 최고였다!영화 내용보다는 웰메이드 재즈 음악을 엮은 사운드트랙을 얻은 것에  가치가 있었지 않았나 싶다. 물론 영상미도 괜찮았다!


그밖에 흥미로웠던 점으로는 조명 연출이  좋았다.  내리는 화면이 많이 담긴 영화는 주로 흐리거나 우울한 느낌을 주기 마련이다. 보다 보면 나까지 축축하고 습해지는 기분이 들어 불쾌해지는 그런 느낌! 근데  영화는 화면 곳곳에 따뜻한 색의 조명이 자주 나와줘서 그런 느낌을 상쇄시켜주는 것 같았다.   캐릭터들의 엉뚱함을 불쾌하지 않고 가볍게 보이게끔 하는 것에도 한몫한듯하다. 역시 영화는 각본도 중요하지만, 연출이  중요하구나 새삼 느낌.


아, 그리고 엘르 패닝의 인터뷰 대상이었던 예술 영화감독 캐릭터가 정말 재밌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라 다음 행보가 예측이 안 되는 점이 매우 좋았음. ‘얘가 또 어디로 뭘 하러 갔을까?’ 생각하게 만듦. 처음 인터뷰를 진행할 때에는 성범죄가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불안했는데(워낙 다른 영화들을 통해 클리셰가 학습된 듯 씁쓸했음), 이 친구 정말 순수하게 예술병 환자 캐릭터였구나 싶어서 안도감도 들고 웃겼다. 귀여웠음. 같이 일 해보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옆에다 두면 제법 재밌겠는 걸 싶었음.


그리고 초반부는 동생이랑 같이 봤는데, 티모시가 거리를 배회하다가 영화 카메오로 출연하고 있는 셀레나와 재회하는 장면에서 정말 나와 상이한 반응을 보여 웃겼다. 나는 ‘갑자기 만난 친구 -> 반가워 -> 영화 잠깐 출연해 줄래? -> OK -> 오 옛날에 알고 지낸 전 여자 친구 동생 반가워’ 이 과정이 좀 지나치게 쿨병 환자들 같긴 해도 썩 이상하진 않고, 그럴 수 있지 싶었는데 동생은 옆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음. 애초에 갑자기 만난 친구부터가 당황스럽고 기 빨렸을 것이라기에 흥미롭다 싶었음.






The Killing of a Sacred Deer


요르고스 란티모스라는 그리스 감독을 좋아한다던 민지님이 추천해 준 영화. “누군가 나에게 취향을 물을 때, 주저 없이 분명한 답을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싶다.”는 얘기를 나누다가 민지님이 재밌게 본 영화라며 추천해 줬다. 민지님 취향 너무 좋아 너무 잘 맞아!


사전에 줄거리나 배우 정보를 미리 보지 않고, 와인 한병이랑 치즈, 청포도를 놓고 영화를 틀었다. 털이 수북한 아저씨랑 딱 봐도 실눈캐 재질 소년이 나와서 무미건조하게 얘기를 나누는데 보는 내내 ‘장기 밀매를 당하는 걸까. 뭔가 저 아저씨가 빚진 게 있는 걸까.’ 생각이 들면서 불안 불안했다. 이렇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추측하게 만들고, 추리하게 만드는 스릴러 장르 너무 사랑해. 장르 특징을 극대화하는 데에 일조한 화면 연출(줌 인/아웃)이랑 날카롭고 금속 느낌이 나는 사운드트랙이 너무 좋았다. 아슬아슬하고 불안 불안한 그 느낌을 음악으로 잘 표현한 것 같다. 찾아보니 에우리피데스 희곡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함.


영화를 보고 난 후, 찝찝하면서도 등장인물들에게 묘한 동질감이 들었다. 어찌 보면 세상 단순한 동기로 이 모든 일을 시작한 마틴(모든 일을 시작한 주체라고 해야 할지도 애매하긴 한데, 어쨌든), 스티븐과 안나의 견고했던 우아한 이성이 무너지면서 드러나는 추악한 본모습, 킴과 밥이 살아남기 위해 내비치는 절박함. 이 영화를 보는 우리라고 이들과 다를까 싶다. 기생충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기생충은 블랙 코미디 느낌이면, 이건 진짜 블랙, 암흑 그 자체! 너무 좋아!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나름 상류층이라 할 수 있는 ‘스티븐과 안나가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할 것인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였다. 결국 최악의 최악의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았나 싶다. 어차피 최선은 없었을 테지만(마치 롤러코스터 게임에서 방문객들이 죽을 수밖에 없는 설계를 해 둔 놀이공원 같은 느낌).


극 중 캐릭터 중 ‘마틴’이 참 흥미로운 캐릭터다. 신이라고 하기에는 보이는 모습으로서는 그냥 사람이고,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신적인 능력을 지녔다. 이렇게 제대로 정의되지 않은 캐릭터를 배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데에 있어 딱히 거슬리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마틴 쟤가 뭔데 저런 능력을 지녔어? 쟨 무슨 존재야?’ 이런 생각보다, ‘머피 가족이 이 최악의 상황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헤쳐나가는가’에 더 초점이 맞춰졌던 것 같다. 스릴러 장르의 특징일까. 특히 중반 부분에서 안나가 마틴을 회유(자신이 살고자)하고자 찾아갔을 때 스파게티를 먹는 것에 현 상황을 비유한 씬이 단연 최고였다. 나중에 후기를 찾아보니 감독이 반드시 이 배우여야 해! 할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는데 충분히 납득할만하다. 영화 내 긴장감 중 절반은 이 배우가 만든 듯. 물론 니콜 키드먼의 날 서고 차가운 연기, 캐릭터 해석도 예술이었다. 역시 괜히 명배우가 아니구나 싶었다.


보는 내내 ‘만약 스티븐이 마틴을 설득할 수 있었다면? 만약 안나가 자식이 아닌 본인을 희생했다면? 아이들이 서로 간택당하려 애쓰지 않고 누군가 자처해서 희생했다면?’ 계속 선택의 순간순간마다 머리로 생각을 하게 만들어 좋았다. 이런 영화 너무 좋아. 결론을 보고 나니 감독이 짜 놓은 시나리오가 가장 재밌고 흥미로운 경우의 수일 것 같다. 온갖 최악의 경우의 수란 수는 다 모아 놓은 결과물 같아서! 그리고 마지막에 무미건조하게, 냉소적으로 마틴과 머피 가족이 마주치는 장면을 묘사했는데 이 부분 또한 정말 좋았다.





2월 취향 기록 끝.








매거진의 이전글 취향 기록, 5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