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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h Mar 08. 2021

31살 나는 커서 무엇이 될까?

4 평생 여기에 있을 순 없어!!!

내가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가 2019년이니, 벌써 2년이 지나 30살을 넘어선 31살이 되었다. 시간이 정말 눈 깜짝할 새 같다.


30이 되기 전에는 30살을 기간의 한도로 정해놓고 그 때가 되면 이걸 해야지, 저걸 해야지 이것저것 구상했던 것들이 많았는데 막상 30살이 되고 보니 실천에 옮길 수 없는 일이 대다수였다.


물론 정말 실행불가능한 일들은 아니었다. 그 중 두 가지는 “영국 워킹홀리데이 가기”와 “사업 도전해보기”였는데, 이 것들은 현실과 맞서 싸워야하는 종목들이었기에 가장 선택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30살로 미뤄놓았던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이 두 가지를 실행하지 못했고, 더군다나 영국 워킹홀리데이는 코로나때문에 언제 갈 수 있을 지 모르니, 나이제한(만 30세) 때문에라도 이제 영영 못하는 것이다.


어찌되었건, 30살이 되면 하려고 했었던 저 두 가지를 제외하고도 현실에 맞서는 또 한 가지가 있었는데 지금 그 것을 준비하려고 하고 있다. 바로 퇴사.


정확히 현재 준비하는 것은 이직이고 그 당시 하려고 했었던 것은 퇴사이니, 약간의 괴리감(?) 같은 것은 있으나 어찌되었건 이 회사를 떠나려 하는 것은 맞으니 쌤쌤이라고 치겠다.






원래 나는 이 연구소에 다니게 되었을 때, 1년 11개월의 계약직이었고 보통 이 직장에서는 계약이 끝나고 3개월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채용공고가 나면 지원하여 무난히 합격(발굴 조사원은 경쟁률이 무려 0%대였다), 근무하는 루트를 예상하고 있었다. 나는 “준조사원”이라는 직책을 얻게 되면(보통 근무경력 3년정도) 다른 일을 준비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정규직 이야기가 솔솔 피어오르더니 공무직이 되어버렸다(?).


물론 여기는 시립이기 때문에 정규직=공무원이라서 계약직 근로자가 정규직이 되는 방법은 무기계약직 근로자가 되는 것 밖에 없었다. 따라서 우리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인 공무직이 되었는데, 다른 곳들 역시 비슷하게 바뀌는 바람에 일자리가 아예 씨가 말라버리게 된 것이다. 채용인원은 한정적인데 이제 기존인원이 나가질 않으니 채용공고가 안 나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에서 학생들은 계속 졸업하여 사회로 나오니, 어쩌다가 가뭄에 콩나듯 뜨는 채용공고들은 이제 경쟁률 50:1은 기본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되고나니 요즘같은 세상에 공무직으로 근무하는 이 직장을 그만 두는 건 미친 짓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계속 다닐 수는 없다. 발굴을 나이 들어서까지 하기는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까. 승진이라도 하면 몰라... 그럼 언제 그만두어야 할까?


나는 국립 연구소 학예연구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처음 이 길을 선택할 때는 교수였지만, 내 실력과 내 학벌로는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어느샌가 국립 연구소에 가고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음을 인지했다. 사실 발굴하는 사람들이 갈 수 있는 곳이란 뻔하다.


어찌되었거나 국립 연구소에 가려면 시험을 통과해야한다. 12페이지에 달하는 답안지를 빼곡히 논술식으로 적어야하는 시험을. 하지만 그렇다고 경쟁률이 낮은 것도 아니다... 그래서 국립 연구소가 아닌 다른 쪽 학예연구사도 준비 중이다. 그러다보니 공부할 과목이 늘어나긴 했지만. 꿈을 위해서 공부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 속에서도 다시 완전히 꿈을 쫓을 것인가, 현실과 어느 정도 타협할 것인가가 세부 문제로 돌아왔다. 아주 머리가 터져버릴 지경이다.


현재 일을 다니면서 공부를 병행하는 삶을 살고 있다. 물론 퇴사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갖을 계획도 있긴 하지만, 아직 그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에는 이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일단은 이직. 덕분에 매일이 피곤하고 의욕없긴 하지만... 그래도 여기에 평생 있을 순 없으니까!를 외치며 의욕을 일으키려 노력 중이다.


평생 여기에 있을 순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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