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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Feb 03. 2019

밤과 적막, 그리고 헬싱키

#2 헬싱키에서 만난 한국



장기간 여행을 한 우리에게 가장 간절한 것은 
따듯한 봄날씨도, 안락한 침대도 아닌 한국인의 정서가 담뿍 담긴 음식, 바로 한식이었다. 


여행 초보라 외국가면 외국음식을 먹어야 진짜 외국을 여행하는 줄만 알고, 딱 그렇게 믿고 한식은 전혀 챙겨오지 않은 처절한 상황. 
김치와 된장찌개, 심지어 그와 비슷한 색깔을 가진 외국음식이라도 입에 우겨넣고 싶은 마음. 

그 간절한 마음은 우리를 헬싱키에 있는 대형마트에 다다르게 만들었다. 



k마트엔 우리에게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은 물품들이 많았다. 


익숙한 시리얼류가 눈에 보인다.  한국에서 자주보던 k 시리얼이 띈다. 

이상하게 반갑고 안도가된다.

아, 세계화란...나쁜 것만은 아니구나. 




한국음식을 찾아헤매다 찾게된 주류 코너. 
핀란드인들은 노르웨이인들과는 달리 술을 즐겨마신다. 주류도 무척 저렴한 편이라 얼마안되는 가격에 많은 술을 구매할 수 있다. 맥주류를 좋아하는 우리도 물론, 가능한한 잔뜩, 들수있을 정도로 잔뜩 바구니에 담아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는데 
저 멀리 어딘가 소스들이 즐비한 선반에서 한줄기 영롱한 붉은 빛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원하던 붉은 빛의 그 음식이옵니다! 
신의 계시라도 받은듯 정말, 으와아! 김치!!! 라고 소리를 칠 정도로 경이로운 재회였다. 

김치와 카레라이스 같은 다량의 레토르트를 마치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들마냥 의기양양하게 두 손에 들고 'GLO' 숙소로 온 우리. 

<호텔 GLO의 외부>


<내부 모습>







  



GLO 호텔은 시내 한 가운데 위치하며 아늑하고 깔끔한 인테리어의 숙소였다. 
가격은 1박 한화 20만원 선. 헬싱키 시내 중앙에 위치하고있고 역에서도 도보로 10분정도 거리라 접근성이 뛰어나고 쇼핑하기에도 무척 용이하다. 





핀란드답게 어딜가나 나무색 실내 디자인을 채택한걸 볼 수 있는데 북유럽=나무 이런 코드가 확실히 없는말에서 나온 말은 아닌것 같다.
침대위의 와이어 전등이 약간의 불안감을 선사하는 것 외엔
군더더기없는 완벽한 인테리어였다. 
여행에 지친 피로를 풀기 딱 좋아보이는 아늑한 건식 욕조도 구비되어있다. 



참, 신이 내린 김치의 맛은

불행하게도 달고 맵지않은, 유럽사람들에게 맞춰진 맛이었다. 

분명 생긴것은 생김치인데 맛은 볶음 김치맛.

한식의 뿌리부터 열매까지 파악하고 있는 나로서는 무척 어색한 맛이어서 약간 실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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