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요 Feb 03. 2019

밤과 적막, 그리고 헬싱키

#4 헬싱키의 밤을 그리다




  



감정이 충만한 몸으로 옆을 돌아보니 강이 보인다. 

아니, 바다였다. 
호수처럼 보이는 바다. 

작아보이지만 드넓은 북유럽 바다로 이어지는 물 줄기들. 

  



이 도시에도 가끔 오로라가 뜨겠지?

라는 생각이 언듯 스친다. 





그리고 다시 드로잉 북을 펼쳐 

오로라가 뜨면 이런 모습일까. 

라는 질문을 그림으로 그려낸다. 


  



추적추적 내리던 비는 어느새 눈으로 바뀌고
  



흰 점들이 하염없이 쏟아지는 도시의 풍경속으로
텅빈 도시의 밤을 배회한 달뜬 내 몸을
눈처럼 조각내어 감춘다. 



헬싱키에 뜬 오로라




눈 내리는 밤, 고요한 헬싱키






* 쉬어가는 이야기


  


로버트 메플소프.
동성애자이자 자신의 성적 성향을 예술 사진으로 남긴 
위대한 사진가였던 그. 
그의 전시가 헬싱키, 이 곳에서 열리고 있었다. 
  



또 헬싱키 샵 곳곳에 여러 험악한 공구들이 아기자기하게 디스플레이 되어있다. 
DIY가 일상인 핀란드 사람에겐 대수롭지 않은 풍경. 
메플소프의 사진집을 보면 이런 공구들로 성적 학대를 하는 작업들이 있는데 
그 작업이 생각나 묘한 웃음이 나왔다. 

사리셀카에서 오로라를 만나기위해 밤을 새며 호텔 로비에서 기다릴 때
로비의 티비에서 과감하게 흘러나오던 포르노 영상에서
핀란드인이 '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성'을 어떤 선까지 개방적으로 열어놓았는지 잘 인식할 수 있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메플소프의 적나라한 작업처럼 농도짙은 전시가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점차 다양성으로 열리고있는 우리나라 예술문화에 기대감을 걸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밤과 적막, 그리고 헬싱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