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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ng Juha Jun 12. 2021

꿈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

어젯밤, 정확히는 오늘 새벽에 나는 현실과 허구가 적절히 뒤섞인, 그야말로 '꿈'을 꾸었다. 


꿈에서 나는 어느 회사의 카페에 앉아 아주 편안한 분위기 가운데 면접을 보았다. 그 회사는 내가 종종 이직을 꿈꾸는 M사인데, 면접의 질문 중 "CEO가 당신보다 훨씬 어린데 상관이 없냐"는 질문이 있었다. 이는 실제와는 다른 정보이긴 하지만 꿈에서 해당 회사의 대표는 94년생이었다. 내가 이직을 희망하는 M사는 이제 고작 만 5년이 된 스타트업이고, 유니콘 기업이라 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나 큰 성장세를 보이는 회사다. 아무래도 내가 스타트업에서 일하기에 나이가 꽤 많다고 생각하는 무의식이 저런 모양으로 반영되어 나타난 듯하다. 


꿈에서의 나는 흥미롭게도 면접을 통해 면접자와 상당히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게 될 만큼 가까워졌고, 면접 후 바로 채용이 되었다는 통지를 받았으며, 흥미롭게도 많은 직원들이 나와서 나의 입사를 축하해주었고, 무엇보다도 내게 꽃다발을 안겨주었다. 사실 이런 일련의 환상적인 과정들을 꿈에서 겪는 동안, 나는 이 모든 게 꿈임을 어렴풋이 알았고 그래서 그다지 기쁘다거나 행복하다는 감정은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다만 꿈에서 깨어난 뒤, 아니, 무슨 이런 꿈을 꾸나 싶어 졌달까. (반면 꿈에서 내가 유일하게 느낀 감정은 '안정감'이었는데, 이는 뒤에서 설핏 다루도록 하겠다.)


이렇게 내 나름대로의 좋은 꿈을 꾸면 현실에서도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그건 거의 우연에 가깝다. 하지만 이번 꿈을 꾸면서 나는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보다 분명히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지금 보다 내게 많은 독립성과 재량이 주어지는,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조직을 원한다는 사실. 그러한 조직의 면접 과정과 직원을 대하는 태도가 꿈이었음에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는 사실. 번외로 꿈에서 아마도 애인인 이의 팔짱을 끼고는 곧잘 걸어 다녔는데, 그것만으로도 나는 누군가에게 심리적으로 충분히 기대고 있고 그래서 무척 안정적인 기분을 느꼈다는 사실. 꿈이었지만 현실에서 내가 느끼는 니즈들이 구석구석 살뜰하게 반영되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의 내가 가장 많이 느끼는 기분은 '피곤하다'는 것이다. 사실 죽도록 피곤한 순간이 너무 많아서 무언가가 기대된다거나 설렌다거나 할 새가 없어, 다음 주에는 본래 휴무일인 월요일을 포함해서 3일간 바닷가에서 조용히 휴양을 하다가 돌아올 계획이다. 충분히 쉼을 가지면서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나의 구현되지 못한 니즈들을 실현해낼 수 있을지를 구체화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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