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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set Design Feb 08. 2019

전기차의 전망이 어두운 이유

정부는 왜 수소경제를 외치는가?




놀랍게도 몇몇 회사들은 아직도 수소연료전지차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나 자신이 보기에는 이 같은 정책이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엘론 머스크 TED 2017 강연 중…



<TED 2017에 참여한  엘론 머스크의 모습




 테슬라가 주도한 개방형 혁신은 친환경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전기차는 생각보다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전기차 시장의 규모는 커져가고 있고, 앞으로도 판매량은 증가할 전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가 상용화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쉽게 알 수 없었던 전기차의 한계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    제한된 원재료




 전기차가 상용화되기 어려운 가장 주된 원인은 비싼 원자재 가격에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3대 희토류가 코발트, 리튬, 니켈입니다. 이 3가지 모두 공급이 제한적인 광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마땅한 대체재도 없습니다. 제한된 원재료 공급으로 인해 배터리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특히, 원자재의 속성상 가격이 불안정하고 어느 순간 전기차의 생산량이 급증하게 된다면 원자재 가격도 폭등하게 됩니다. 



<코발트 선물 가격 변화>


<리튬 선물 가격 변화>


<니켈 선물 가격 변화>



 지금도 정부 보조금 없이는 선뜻 구매자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향후 대다수의 국민들이 전기차를 구매하는 일은 힘든 일입니다. 특히, 상용화 단계에서 정부 보조금과 세제혜택 규모만 따지면 정부의 세부담이 너무 커지게 됩니다. 

 


 

2.    전기차 배터리의 한계 

 



 전기 배터리의 특징은 시간이 지날수록 배터리 저장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들이 흔히 사용하는 휴대폰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전보다 배터리 기술이 크게 향상되었음에도 1년 정도만 사용 하면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이는 전기차에도 적용됩니다. 현재 기술로 전기차가 10년 정도 되면 배터리 효율이 20%~40%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전기차 판매처들이 소비자에게 알려주지 않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재활용도 쉽지가 않습니다.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가 배터리 충전시간 대비 주행거리가 짧다는 것인데, 전기차를 사용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주행거리가 짧아지니 사용자의 불편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배터리 효율 문제는 향후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있어 매우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각종 이해관계자들의 대립으로 인해 자동차 공유경제의 개념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래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은 ‘공유경제’로 향해 가고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 심지어 동남아 지역을 가더라도 공유경제가 우리나라보다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중국의 디디추싱과 미국의 우버가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공유경제는 자율주행차와 IOT기술의 발전에 따라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공유경제의 활성화는 신차 구매율의 하락을 의미하며 내구성이 좋고, 주행거리가 길고, 수명이 긴 차량일수록 선호도가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차량은 비용 대비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지불의사 가격은 높아지게 됩니다. 



<차량 공유 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 기업과 비교한 한국의 모습>

 


 글로벌 탑 10 자동차 회사들은 이러한 변화를 알고 있는 거 같습니다. 기존의 전통 자동차 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은 엔진과 제동기술입니다. 그리고 과거 자동차 회사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엔진과 제동기술에 목숨을 걸어야 했습니다. 반면, 전기차의 핵심기술은 배터리 기술입니다. 만약, 전기차가 자동차 회사의 미래를 결정짓는다고 생각했다면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배터리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었을 겁니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산업은 기존의 전자업체(삼성SDI, LG화학, 파나소닉 등)들입니다. 이는 배터리 산업은 배터리 산업이지 자동차 산업이 아니라는 겁니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큰 산업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이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3.    진정한 친환경차인가?




 기존의 화석연료로 운행되던 자동차들이 줄어들고, 전기자동차가 늘어나면 전기 소모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됩니다. 이렇게 증가한 전기 소모량을 감당하기 위해선 그만큼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현실적인 발전원은 화석연료와 원자력입니다. 전기차 보급이 증가할수록 발전으로 인한 대기오염과 핵폐기물 등 장기적 오염원은 증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진정한 친환경이 되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에 의존해야 하지만, 증가하는 전기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전기를 충분히 생산해 내기 힘듭니다. 즉, 탈원전과 전기차 상용화는 함께 갈 수 없는 정책인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세수 확보의 어려움에 있습니다. 유류세는 대략 가솔린과 디젤 가격의 50% 수준입니다. 2017년 기준 정부가 거둔 유류세 수입은 28조 8700억 원 수준으로 국세수입의 11.3%(2017년 국세수입 255조 6000억 원 기준) 정도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만약, 전기차가 상용화될 경우 이러한 국세수입은 줄어들고 오히려 보조금을 지급해 주어야 하니, 친환경은 좋지만 국정운영에 어려움이 생깁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기 사용에 대한 세금을 높이면 국민 전체의 부담이 높아져 조세저항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4.    그렇다면 수소차가 대안인가?




 최근 정부가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며 수소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수소차와 전기차를 비교해보면 장점과 단점이 명확해 보입니다. 현재까지 충전시간 대비 항속거리만 생각해 보면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비교적 우위에 있기 때문에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에 보다 적합한 차량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전기차와 수소차 비교>


 하지만, 수소차는 전기차에 비해 기술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먼저, 전기차보다 더 많은 추가적인 부품이 탑재되기 때문에 관리비용이 높고 에너지 효율성이 낮습니다. 이는 전기차보다 수소차가 이론적으로 유지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수소차는 충전소 설립에 드는 비용이 한 곳에 30억 정도로 500만 원으로 추정되는 전기차 충전소에 비해 매우 비쌉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희토류의 공급 제한에 있습니다. 수소차의 전기 생산에 있어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이 백금입니다. 그런데 백금의 한 해 생산량(약 500만 온스)은 한 해 금 생산량 (약 8200만 온스)의 약 6% 수준밖에 되질 않습니다. 즉, 전기차와 똑같은 문제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수소차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백금을 대체할 촉매제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수소차 1대당 함유되는 백금의 양이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디젤차 1대 당 백금이 3g~7g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수소차 1대 당 백금이 10g 정도 소요되고, 추후 생산되는 수소차의 경우 3g정도까지 감소할 전망입니다. 또한, 아직까지는 산업적으로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백금을 대체할 촉매제 기술 개발이 조금씩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백금을 대체할 값싼 촉매제가 개발된다면 수소차가 전기차를 빠르게 대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백금 능가하는 철 촉매 만드는 ‘현대판 연금술’

http://news.unist.ac.kr/kor/20180209-1/

비싼 백금 촉매 대신할 수소연료전지 개발

http://www.kyongbuk.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023610#09Sk

연료전지 백금 촉매 대체할 이리듐 합금 촉매 개발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360410




<자료: Toyota, 언론, 이베스트 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




 최근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정부의 수소에너지 정책은 세계에서 수소차 기술에 선두적인 위치에 있는 현대차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은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산업정책상 이점이 있습니다.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주된 방법으로 석유화학단지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이용하는 방법과 LNG를 이용한 가스개발방식이 있습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석유화학산업에 강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러시아-북한-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가스관 사업과 미국의 셰일가스 수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소 생산을 통해 석유화학산업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가스관을 놓는 사업은 철강업을, LNG 수입 활성화는 LNG운반선을 만드는 조선업을, 궁극적으로 수소 인프라 확충을 통해 수소차에 강점이 있는 한국 자동차산업에 대한 지원책이 되는 것입니다. 석유화학업, 철강업, 조선업, 자동차업의 공통점은 과거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왔으나 현재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입니다. 


 둘째,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는 것이 혁신의 부재입니다. 이른바 4차 산업으로 불리는 AI, 시스템반도체, 드론, 스마트공장, 자율주행차 기술에서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 와중에 차세대 기술로 그나마 선두에 있는 기술이 수소차입니다. 


 중국의 내연기관차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전기차 분야에서는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자국 내 환경정책과 산업정책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산업 내 추격 이론에 따르면 새로운 기술과 수요층의 등장은 산업 내 선두를 바꾸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중국의 전기차와 한국의 수소차 지원 청책은 비록 지금은 선두를 차지할 수 없지만, 향후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자동차 산업에서 선두를 차지하고자 하는 당국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러시아와 미국은 자국에서 생산되는 화석연료를 통해 에너지 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아시아 국가들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화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수소에너지 기술의 개발은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시장에서 나름대로의 주도권을 가지기 위한 대안이기도 한 셈입니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 대비 원자력발전의 밀집도가 세계 1위인 국가입니다. 이에 따라 현 정부는 탈원전정책을 선택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탈원전을 선택하고 수소에너지 활성화에 적극적인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일본입니다. 일본은 수소에너지 분야에 있어 강대국입니다. 수소에너지는 한국과 일본이 서양 강대국에 비해 비교적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고,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현재는 가스 개발방식과 부생수소를 이용한 수소 생산 계획을 지니고 있지만 향후에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할 전망입니다. 신재생에너지는 수급이 불규칙적이기 때문에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기술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신재생에너지의 활성화는 ESS의 수요 증가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ESS의 수요 증가는 신성장 분야 중 하나인 2차 전지 사업의 수혜를 의미합니다. 


 셋째, 외교정세에 부합합니다. 미국은 셰일혁명을 통해 세계 1위 산유국이 되었습니다. 원유 수입국에서 수출국이 되었고 남아도는 셰일가스를 국외로 수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장이 가능한 원유와 달리 가스의 경우 생산 즉시 판매되지 않으면 자연 기화되어 사라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무역분쟁 중인 미국이 중국에게 셰일가스 수입을 요구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수소에너지 활성화와 더불어 가스관 개발과 셰일가스의 수입은 최근 한반도 정세를 비롯한 미국의 이해관계에 부합합니다. 


 넷째, 장기적으로 정부 세수 확보에 유리합니다. 수소차와 수소충전소 보급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정부 재정에 불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 수소의 가격은 동일 주행거리 가정 시 휘발유보다 쌉니다. 향후 수소차의 보급률이 증가하게 되면 50% 수준이 될 전망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기에 50%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국민적 저항이 크지만, 휘발유보다 싼 수소에 50%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입니다. 따라서, 정부 입장에서는 친환경정책 차원의 비용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개념으로 수소에너지 활성화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수소차가 우위냐, 전기차가 우위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 패러다임이 수소 에너지 활성화로 전환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소차는 이러한 에너지 정책의 일부에 불과한 것입니다. 글 초반에서 전기차가 궁극적인 미래차가 될 수 없는 이유들을 나열했지만 미래의 기술 변화는 어떻게 일어날지 알 수는 없습니다. 최근 개발된 그래핀 기술이 어떻게 적용되느냐에 따라 전기차의 배터리 능력이 혁신적으로 향상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눈에 띄는 혁신적인 기술이 나타나지 않는 한 당분간 전기차와 수소차의 양자 구도로 갈 것으로 보입니다. 주행거리는 짧지만 저렴한 전기차는 소형차 위주로, 주행거리는 길지만 비싼 수소차는 대형차 위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본 내용은 작성자의 사적인 견해로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본 내용을 바탕으로 한 행동의 결과에 책임지지 않습니다. 




**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수소차의 시대, 기술장벽의 해소와 수소사회의 등장 – 이베스트 투자증권 유지웅 애널리스트

수소전기차 Stress Test – 한화투자증권 류연화 애널리스트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 대한민국 관계부처 합동

KISTEP 수소전기차 – 이선명, 김선재

수소연료전지차 국내외 산업동향 – 융합연구정책센터 김희철

수소차와 백금(Platinum) -MTN머니투데이방송 (유투브)

수소차vs전기차(BEV vs FCEV) – TNKfreepaul (유투브)




*** 좋은 이야기 많이 들려주신 ㈜무진서비스의 최은모 대표이사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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