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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set Design May 26. 2019

브라질, 지금 삼바경제는 어떨까?




 브라질은 BRICS로 불리는 신흥국 중 하나로, 신흥국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지금 브라질은 작년 10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구조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 브라질은 과거부터 잠재력이 많은 신흥국 중 하나로 여겨졌습니다. GDP 규모만 봤을 때 세계 8위의 경제대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만연한 부패와 구조적인 사회 불안정으로 잠재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이제껏 시행해 왔던 브라질의 경제정책 실패에서 기인합니다. 





 과거 브라질은 어느 개발도상국과 마찬가지로 공기업민영화와 외국인투자자유치 등 자유시장주의 경제정책을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2년 빈민 노동운동가 출신 룰라 대통령이 집권한 후 정책 흐름이 바뀌면서 극심한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주의 정책이 시작됐습니다. 빈곤층에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현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했고, 덕분에 극심한 빈부격차에 시달리던 브라질의 중산층 비율을 증가시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극은 호셰프 대통령 집권 이후 본격화되었습니다. 빈곤 퇴치를 위한 복지지출은 증가했고, 공무원의 수는 증가했으며 이들의 봉급과 연금을 올렸습니다. 이로 인해 정부 재정적자가 심화되면서 정부부채는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빈곤층 해소를 위한 사회복지정책이 부패와 연루되면서 노동자당이 집권했던 시기(2003~2018) 동안 실업률은 상승하고 경기는 더 어려워졌습니다.


 사실 룰라 대통령 때까지는 이러한 복지정책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의 고도성장과 더불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자재 의존형 경제구조인 브라질이 그만큼의 복지지출을 감당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원자재에 의존하던 브라질 경제가 꼬꾸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부패와 연루된 무리한 사회주의 정책과 원자재 의존형인 미성숙한 경제구조가 브라질 경제를 급격히 후퇴시킨 것입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정당이 집권한 브라질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브라질의 경제성장률 추이>



브라질 경제의 특성




 브라질 경제는 원자재에 대한 의존도가 큰 편입니다. 브라질은 광물 매장량 세계 5위 수준으로 니오븀, 탄탈, 망간, 니켈, 철광석, 석유, 천연가스 등 다양한 광물자원 및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브라질의 주요 수출 품목은 대두, 철광석, 석유이며 원자재 가격동향에 따라 민감한 경제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브라질은 중남미 국가 중 제조업이 가장 발달돼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와 항공기에 대한 의존도가 큰 편입니다. 따라서, 산업생산이 자동차 및 항공기산업 동향에 민감한 편입니다. 원자재 가격이 지지부진하였음에도 과거 3년 동안 브라질 증시를 이끌어 온 것은 구조개혁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제조업 분야의 산업생산 증가에 기인한 측면이 많습니다. 




<브라질 증시 추이>


세계 5위 수준의 인구와 막대한 내수시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브라질 경제가 침체기를 겪었던 이유는 브라질 코스트라 불리는 비효율적인 사회구조에 있습니다.



<브라질의 산업생산율 추이(YOY)>


실제로 브라질은 복잡한 행정절차로 사업하기 어려운 국가로 유명합니다. 이렇듯 비효율적인 관료주의 관행, 잦은 파업, 물류 부족, 높은 관세와 조세제도, 그리고 통관정책 등이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작년 5월 달에는 대대적인 트럭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브라질 증시와 헤알화 환율은 선거나 구조개혁과 관련된 이슈에 민감한 편입니다.




브라질 경제동향




 예전 베트남 펀드를 다룬 글에서 언급했던 바 있듯 신흥국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는 ‘환율’입니다. 신흥국의 환율은 글로벌 경기, 시장참여자의 기대감, 해당 국가의 경제동향을 전반적으로 반영해주는, 그리고 투자수익률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특히, 브라질은 더욱 그렇습니다. 




 경기둔화와 구조개혁의 지연으로 브라질 헤알화는 약세 기조입니다. 보통 헤알화가 약세이면 상대적으로 원화가 강세여야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원헤알 환율을 보면 큰 변화가 없습니다. 헤알화와 동시에 원화 약세도 심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신흥국으로 분류되고,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짙어짐에 따라 원화 약세가 심화된 것입니다. 브라질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헤알화 대비 원화 약세가 실현되어야 하며, 헤알화 강세는 브라질 증시 상승과 외국인 브라질 국채 투자자의 수익률 향상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브라질의 경제동향이 좋아지거나, 글로벌 경기동향에 상관없이 브라질 구조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될 때가 브라질 투자에 긍정적인 시기인 것입니다. 





 브라질은 외환위기가 거론되는 터키와 아르헨티나처럼 지급불능의 위험에 처해있는 국가는 아닙니다. 매우 풍족하다고는 할 순 없지만 세계 10위 수준의 외환보유고를 보유하고 있고, 공기업민영화 등 시장친화적인 정책으로 외국인 직접투자의 유입이 꾸준한 편입니다. 따라서, 외환지급에 있어서는 염려할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문제는 만성적인 정부 재정적자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브라질과의 조세협정에 따라 브라질 국채 투자에 비과세 혜택이 있고, 국내에서 브라질 국채 투자에 대한 관심은 많은 편입니다. 여기서 국채는 다른 면에서 국가채무를 의미하고, 따라서 정부부채 추이나 정부재정수지에 큰 영향을 받는 편입니다. 





 브라질은 정부 재원의 50% 이상이 연금 지급을 위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재정균형을 위해서라도 연금개혁안이 필수적입니다. 비록 연금개혁안이 타결되더라도 재정수지 적자가 쉽게 해소될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연금개혁안을 비롯한 구조개혁은 브라질 신용등급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브라질의 실업률 추이>
<브라질의 인플레이션율 추이>




 주요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만연했던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완화되었지만, 높은 실업률이 유지되고 있고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제조업의 둔화와 더불어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로 인해 경기하방 압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브라질은 발달돼 있는 제조업을 통해 인근 남미 국가와의 교역이 활발한 편인데 주요 남미 국가들의 경제위기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글로벌 저성장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당분간은 경기동향 이슈보다는 구조개혁에 대한 시그널이 중요해 보입니다. 




브라질 경제의 변화 




 브라질 연방의회는 상원과 하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연금개혁안의 최종 승인을 위해서는 하원 통과 후 상원을 통과해야 합니다. 따라서, 하원과 상원 각각 별도의 심의와 표결이 이루어져야 하며 연금개혁안 최종 승인까지는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단, 상원과 하원의 정당 성향별 의석 수 비중을 보면 구조가 비슷해 연금개혁안 하원 통과 시 상원 통과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므로, 하원 통과 만으로도 충분히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금 개혁안 하원 통과 시기는 6월 말~7월 초로 예정되어 있으며, 설사 연기가 되더라도 다음 의회에서 결의될 가능성이 높아 늦어도 하반기쯤 에는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우소나루의 정책방향은 한 마디로 시장친화적 정책, 기업친화적 정책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크게 공공지출 억제와 공기업 민영화, 고용확대와 관료주의 개선, 소득세 및 법인세 대폭 감면, 시장개방 및 무역 활성화 정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브라질은 내수 위주 경제구조로 자국의 정치상황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라틴국가 내에서 브라질의 경제규모는 1위임에도 불구하고 2위인 멕시코에 비해 무역비중이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우소나루의 강력한 친미 행보는 미국 및 다른 국가에 대한 시장개방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브라질은 기존의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비효율적인 무역협정 구조를 탈피하고 교역 채널을 다변화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2018년 11월 체결된 브라질과 칠레의 자유무역협정을 비롯해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페루와 함께 태평양동맹(PA)이라는 경제블록 형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외개방정책은 브라질의 OECD 가입의지에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OECD 가입은 WTO의 개발도상국 우대(선진국보다 유리하고, 특별한 차별화된 대우)를 포기하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외개방 의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의 수입과세를 인하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수입관세 인하와 재정지출 축소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박을 완화시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필요성은 줄어들게 되므로 투자자에게는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하지만, 어느 나라도 구조개혁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조차도 여러 가지 구조적인 문제가 있고, 누구나 알고 있지만 해결은 쉽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보우소나루의 구조개혁에 반발하는 시위가 한창이며 우파 성향의 지지자들과 좌파 성향의 지지자들 사이의 갈등도 심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과거 독재정권을 옹호하는 발언이나 시위대에 대한 막말 발언 등 과거부터 보우소나루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부분에서 국민적 반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정치적 동향의 불확실성은 남아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떨까?




 브라질의 구조개혁의 기대감은 브라질 증시와 채권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고, 상대적인 헤알화 강세가 실현될 것으로 보입니다. 구조개혁에 대한 기대감은 투자자산의 가치 상승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저는 환율율에  좀 더 주목해보고 싶습니다. 


 환율에는 오버슈팅이라는 현상이 있습니다.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경우 환율이 과거보다 높은 수준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환율의 오버슈팅이라 말합니다. 따라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당분간은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최근 미국이 외환개입에 대해 민감하기 때문에 정책당국이 적극적으로 원화 약세를 진정시키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더불어 수출 및 경기둔화로 인해 어느 정도의 원화 약세가 경기진작에도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헤알화가 역사상 저점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에 상대적으로 헤알화 강세가 실현된다면, 이르면 올해 하반기쯤에 있을 브라질의 구조개혁을 기대해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같이 참고하면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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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브라질, 산 너머로 느껴지는 봄의 기운 - NH투자증권 권아민 애널리스트

2019년 브라질 채권 투자 전략 – 삼성증권 김은기 수석연구원

위기의 브라질, 세계 경제에 폭탄이 되나 - 바른말경제(유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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