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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행 Apr 20. 2024

자기 근황 소개 1분 Speech

스피치 강의 中 자기 근황 소개

스피치 강의 中


스피치 강의는 매주 2시간. 이번 강의는 복식호음과 발성 중 주의할 이중모음이다. 특히 '의'라는 글자가 놓이는 위치에 따라 발음이 달라진다는 것이 흥미롭다. 평상시 그런 발음을 했는지, 아니면 또박또박 발음한다고 해서 '의'를 고지식하게 글자 그대로 발음했는지 헛갈린다.

이번 시간도 강사님은 1분 스피치를 진행했다. 사람들 앞에서 서기 싫은 사람들 굳이 연단 위로 불러 세워 놓는다. 미리 발표할 내용을 준비한 사람도 있고, 나처럼 미리 준비를 안 해서 즉석으로 스피치를 하다 보니 횡설수설하는 경우도 있다. 준비하지 않아도 절대로 사람들 앞에서 티를 내서는 안된다. 후광효과가 있어서 연단에 서면 청중은 강사가 실수를 해도 좀처럼 눈치채지 못한다. 듣는 사람이 괜찮다는데 굳이 강사가 본인의 불안을 실토할 필요가 없다. 

좀 뻔뻔스러워도 된다.


1분 스피치

안녕하세요. 000입니다.

갈수록 날이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며칠 전 19일은 일 년 절기 중 곡우로 비가 내려서 곡식을 기름지게 한다는 날입니다. 그러잖아도 며칠 전 내린 비로 공원이나 숲에서 웬만한 나무는 꽃이나 잎을 다 피워냈습니다. 오늘은 공원에서 산책하다가 온갖 철쭉꽃들을 많이 봤습니다. 쉽게 볼 수 없던 홍황철쭉부터 늦게 피는 백철쭉도 활짝 폈더라고요. 이제 남은 것은 늦게 싹을 틔우는 이팝나무나 배롱나무 정도 될 것 같네요.


시계방향 순서로 왼쪽 위부터 산철쭉, 홍황철쭉, 백철쭉, 영산홍, 자산홍


예전 같으면 나무에 갖가지 꽃을 피우면 꽃나무 아래서 돗자리 펼치고 막걸리 한잔 걸치며 풍류를 즐겼는데, 요즘은 그냥 눈짓만 해요. 나이를 먹으니, 호기심도 설렘도 감동도 사그라지는 것 같아 좀 안타깝습니다.


저는 항상 1분 스피치 시간에 연단에 서면 항상 꽃나무 이야기만 꺼내요. 눈치를 채셨겠지만, 발표 준비를 안 해서 그렇죠. 다른 분이 열심히 준비를 하여 연단에 서는 것과 비교하면 참 불량한 수업태도입니다.

데일 카네기 성공대화론에서 연단에서 대중 앞에서 연설할 기회가 있을 때 준비 없이 서는 것은 사람들 앞에서 벌거벗은 채로 서 있는 거랑 똑같다고 하네요. 

그래도 저는 항상 준비 없이 매번 뻘쭈름 연단 앞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러는 것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내가 당황해서 너무 횡설수설한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하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하지?
취미가 뭐예요? 너무 바보 같잖아. 


이렇게 꿋꿋하게 준비 없이 나와 벌을 서듯 서 있는 이유는 여러분 앞에서 이 떨림과 난처함이 마치 처음 그 사람 앞에 섰을 때의 설렘과 어색함, 어쩔 줄 몰라하는 그 마음과 정말 똑같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면 설레는 기회가 사라진다고 했잖아요. 철쭉을 보아도 두근거리던 그 감흥이 점점 줄어듭니다.


물론 떨림이나 설렘의 상황은 다릅니다. 그래도 사람이 긴장한다는 것은 똑같잖아요. 그리고 긴장한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 많은 감정의 흐름이 있다는 것이죠. 이건 일상에 대한 호기심과 감동이 있는 것과 똑같아요.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을 연기한 최민식 배우가 말했잖아요.


만일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말이다.
그 용기는 백배, 천배의 무서운 용기로 나타날 것이다.


여러분도 혹시 무대 위에서 떨린다고 느끼시면, 그 떨림을 설렘으로 바꿔보세요. 그러면, 이 순간순간이 더없는 기회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시간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늘 할 말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할 말이 있는 사람과 할 말이 없으면 절대 입을 열지 않는 사람의 말에는 귀를 기울인다. 말하기 전에 당신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인지하라. 당신이 갈피를 못 잡는다면 청중은 더 그럴 것이다. 생각을 질서 있게 배치하라. 아무리 간결해도 시작과 중간과 끝이 있는 게 좋다. 명확하게 말하라. 어떤 것이든 청중이 분명히 이해할 수 있게 말하라.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이야기라면 상대방의 주장을 예측하라. 농담에는 진지하게 답하고, 진지한 이야기에는 농담으로 답하라. 어떤 청중이 왔을지 예상하라. 그들을 지루하게 두지 마라.  
[데일 카네기 성공대화론 338p. -제임스 브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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