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레이스 Jan 01. 2021

1. 나는 불친절한 수학 선생님이다.

 친절함을 거부하라


학생들은 수학 공부를 하면서 많은 선생님의 지도를 받게 된다. 학교에선 학교 선생님, 학원에선 학원 선생님, 집에서는 과외 선생님, 부모, 형제와 같은 가족이 선생님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수학 과목을 공부하면서 선생님의 지도를 받아보지 않은 학생이 없다.


모든 과목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수학은 선생님의 지도 방법이 아주 중요한 과목이다.

왜냐하면..

수학은 사고력이 있어야 하는 과목이고

마음 상태에 영향을 많이 받는 과목이고

지도나 공부 방법에 따라 학생들의 결과에 차이가 많은 과목이기 때문이다. 그 지도 방법 중 가장 대중적인 친절함에 대해 얘기를 할까 한다.



 친절한 선생님이 좋아요!?

   

많은 학생이 수업 시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문제풀이를 꼼꼼히 해주는 선생님을 좋아한다. "수업만 들어도 공부를 다 한 것 같아요." "따로 예 복습하지 않아도 이해가 너무 잘 돼요." "미리 어려운 문제를 다 풀어주시니까 공부하기 너무 편해요!"


과연 친절한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일까?

대답은 '아니요'이다.

 

수학을 공부하는 데 있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은 필수조건이다.

수학만큼 '스스로 생각하기'가 필요한 과목이 없다. 이런 수학 과목을 공부하는 데 있어 생각하지 않고 앉아서 설명을 듣고 문제 풀이 수학을 잘할 수 있을까? 우리의 뇌는 어떤 작용을 할까? 실제로 뇌의 활성 작용을 연구한 학자들이 연구 결과를 보면 인간의 뇌는 자기의 능력보다 조금 어려운 내용을 스스로 열심히 고민하고 생각할 때 뇌 활동이 활발해지고 발달될 수 있다.


수학을 공부하는 것 자체가 뇌를 발달시키고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도구인데 수동적으로 생각 없이 선생님의 설명이나 문제 풀이를 지켜보는 것은 딱 잘라 말해서 '시간 낭비'라 말할 수 있다.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학원에서나 지도하는 교사는 이점을 유념해야 한다.

내가 아이들이 뇌를 쓰도록 이끄는 수업을 하고 있는지.. 뇌를 쉬게 만드는 수업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문제를 바로바로 잘 대답해 주시는  선생님이 좋아요!


  

학생들은 자기가 모르는 내용이나 문제를 만났을  때 답답함을 느끼고 그때마다 선생님께 질문해서 그 문제가 해결되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어 실력이 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어려운 내용들을 만났을 때 질문에 답을 잘해주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일까?

대답은 '아니요'이다.

어려운 부분을 만나면 내가 많이 부족한가 하고 실망하고 빨리 다른 이의 도움을 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때야말로 '수학 실력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해야 한다. 모르는 개념을 직접 찾아가면서 공부하고 증명해보고 원리를 찾아보는 것, 어렵고 모르는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뇌가 활성화되고 미엘린이 두꺼워진다. (미엘린은 뇌의 신경섬유를 감싸는 물질로 이것이 두꺼워질수록 수학을 잘하게 된다.)


결국 그 문제를 설령 풀어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생각의 생각을 거듭하고 고민하는 과정만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질문에 바로바로 친절히 답해주는 선생님은 이러한 학생의 사고력과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걸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나도 초기에는 친절한 선생님이었다.

친절한 것이 아이를 위한 길이고 내가 많은 걸 해줘야 학생들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공부했던 방법과는 다르게 아이를 가르치고 있는 모습에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깨달음을 얻고 친절한 선생님에서 친절하지 않은, 즉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내고 고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선생님으로 차츰 바뀌었다.


내가 퍼즐을 나서서 끼워주면 그 당시는 그림이 완성되어 좋아 보이지만 정작 스스로 퍼즐을 맞출 수 없는 아이가 되고 학생 스스로가 퍼즐을 맞출 수 있는 아이로 도와만 주면 처음엔 어설퍼 보이지만 스스로 자기의 그림을 만들어나 갈 수 있는 아이가 된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내 몫이 작아질수록 학생들의 실력이 커간다는 걸 느꼈을 때 큰 깨달음과 희열을 느꼈다.


그렇다. 학생들을 위해서는 불친절한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


수학을 배우는 많은 학생들 그리고 수학을 가르치는 많은 선생님들께서도 나와 같은 그 기쁨과 희열을 느꼈으면 한다.


다음 편에서는 내가 학생에게 가르치는 수학 수업(修業)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

이때 '수'는 줄 수 (授) 도 받을 수(受)도 아닌 닦을 수(修)를 의미한다.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까 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