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자와 신자부로 한푸 Ichizawa Shinzaburo Hanpu
영업을 시작한 날로부터 100년 이상인 오늘에 이르기 가지 유행을 좇지 않고 정말로
필요로 하는 가방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이어진 교토의 가방 브랜드 "신자부로 한푸"
교토 東山區에 있던 가방 가게는 내가 살 던 집의 바로 건너편에 있었다.
내가 학교 가려고 길을 건너면 반대쪽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오는 한 무리의
직장인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바로 신자부로 한푸 가방 회사의 직원들이었다.
어깨에 저런 천으로 된 가방을 걸치거나, 들거나 자전거에 얹어놓고 출근하는 그들은 옷차림도 캐주얼했고
가방은 더욱 그러했다.
創業1905年
창업이 1905년이었으니 11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사장의 이름이 一澤信三郎(이치자와 신자부로)이다.
一澤(이치자와)는 성이고 (信三郎) 신자부로는 이름이다.
신자부로의 증조부로부터 시작되어서 이치자와 신자부로에 이르는 115년 동안 신자부로 한 푸는
교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토종 브랜드가 되었으며, 관광객들이 줄을 서는 가게가 되었다.
일단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가방뿐 아니라 모자, 필통, 앞치마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일상 용품을 한 푸라는
배의 돛을 만드는 튼튼한 천으로 만들어서 팔고 있다.
가방 쪽 일과 아무 상관없던 큰아들이 브랜드 소송에서 이기고 원래 일하던 장인들을 다 자르고 쫓아 버리자
아버지 밑에서 가방 일을 하던 셋째 아들 신자부로가 가게에서 일하던 職人(직인)들을 데리고 새로 나와서
차린 곳이 지금의 가게 자리라고 한다.
형이 하는 가게도 본점과 멀지 않은 곳에서 비슷한 디자인으로 영업을 하고 있지만 가게의 규모로 보나
물건으로 보나 밀려도 한참 밀리는 규모를 하고 있었다.
권선징악이 무엇인지를 형이 하는 가방 가게의 규모가 증명해주고 있다.
썩을 놈 은행이나 열심히 다닐 것이지 쯧쯧이다.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가장 먼저 사고 싶었던 욕망의 리스트 중 하나가 신자부로 한푸의 가방이었다.
4000엔 정도 주고 샀던 것 같다.
교토에 온 이유가 빵집에서 빵순이처럼 아르바이트만 하려고 온 게 아니었기 때문에 내가 벌어서 내가 샀던
내 돈 내산 가방이다.
처음에는 저렇게 투박하고 멋도 없는 가방을 왜 좋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신자부로 한푸의 가방은
교토 사람들의 자부심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우유 배달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우윳가방부터 공구를 넣을 수 있는 가방에 이르기까지 교토 사람들의
생활과 신자부로 한푸의 가방은 함께 였다.
소학교의 란도셀부터 교토 변호사 협회의 공식 가방까지 신자부로 한푸에서 만들어서 납품을 하고 있다.
일본 사람들의 가업을 잇는 정신이 아마도 가방 가게를 키웠을지도 모르겠다.
한편, 신자부로 한푸는 가방을 이렇게 만들어라, 저렇게 해라라는 매뉴얼이 없다.
제조 매뉴얼이 있으면 그 매뉴얼에 의존하게 되어 지혜와 궁리가 나오지 않게 되기 때문에 없다고 한다.
가방에 신자부로 한푸라는 상표를 다는 아랫 일부터 시작해서 미싱을 직접 밟는 일 까지는 7~8년이 걸리고
전부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대량 생산은 없는 게 이 가방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명품가방이 몹시도 갖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손바닥만 한 가방도 몇 십만 원이라길래 헉 소리만 하다가 카드를 두 개나 만들면 짝퉁 구찌 가방을 준다길래
지하철을 타고 무릎에 딱 올려놓으면 좋을 사이즈의 짝퉁 구찌 가방을 받고 좋다고 무릎에 올려놓고
출퇴근을 한 적이 있었다.
어느 날, 하필이면 바로 옆자리의 할머니가 나랑 같은 가방을 무릎에 올려놓길래 내 가방을
아래로 내려놓아 버렸다.
누구 가방이 진짜이든, 가짜이든 상관없이 그냥 창피한 마음이 컸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러고도 정신을 못 차리고 큰 애 입시 설명회를 들으러 고등학교에 갔을 때도 그걸 들고 갔었다.
다녀와서 남편에게 "여보 그 가방 안 들고 갔으면 큰일 날 뻔했어"했더니
남편이 시크하게 "그 아줌마들도 카드 두 장 만들고 가방 받았을 거야" 해서 어이가 없어서 웃었던 적이 있다.
8년 전쯤 이야기다.
가방 살 돈도 없었지만 가방 살 돈이 있으면 아이들 레슨이 몇 번인데 그런 현실적인 계산 때문에
결국 진짜 명품 가방은 손에 한 번도 쥐어도 못 보고 오늘날이다.
살림살이 간단하게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자 결심하고 그나마 가지고 있던 짝퉁 가방들은 중고마켓에
팔았는데 희한하게도 짝퉁 명품들은 하루 이틀 새에 팔려 나갔다.
명품 가방이야말로 여자들의 욕망의 리스트인지, 회사를 다니다 세무사 시험에 합격해서 나날이
돈벌이가 좋아진 시동생네를 보니 시댁에서 볼 때마다 동서의 가방은 급을 더해가기 시작했고
동서와 나의 사는 수준이 달라지는 것을 가방에서 알 수 있었다.
가방이 알려주는 너와 나의 거리
사십 대 초반에는 그렇게 갖고 싶었던 명품 가방이 이제는 하나도 갖고 싶지 않다.
마음이 늙었는지, 주제 파악을 제대로 한 건지 답은 모르겠지만 나는 실용적인 에코백과 교토에서
사 온 신자부로 한푸의 가방이 더 좋다.
나만 아는 가게에서 몰래 사 온 것 같은 나만의 가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