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공간 ─ 시간, 공간, 인간, 행간
또래의 친구를 새로 알게 되면 꼭 꿈틀거림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얘기를 합니다. 그렇지만 얘기는 오 분도 안 돼서 끝나버립니다.
_김승옥, 「서울 1964년 겨울」中
뒤집어 이르면, 단 "오 분"이면 된다.
그 "오 분"으로 족하다.
단 "오 분"의 충일감조차 희귀한 경험인 만큼.
오가는 말이 전부인 것도 아니다.
오히려 말 되어지지 못한 아니,
그러니까 꼭 말이 아니어도 다시 말해
반드시 말로써만 건너니, 마음인가 하면
그건 아니니.
달리 이르면 그 "오 분"을 위해서
우리는 "다른 얘기"를 하는지도 모른다.
장용학이 『요한 시집』에 일러둔 것처럼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다른 데를 열심히 사는' 사정
그리 살 수밖에 없는 형편의 배후에는
이러한 것들이 자리해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