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양가 부모님을 살펴보자. 아버지는 택배를 그만두셨다. 이유는 노령이시고 인지능력이 떨어져서 사고가 여러 번 났다. 산업재해 보험덕으로 몇 달 수혜를 받았다. 어머니는 '공황장애'가 있다. 자주 일어나지 않지만 여행만 가면 사라진다. 돈 많은 이모부 덕에 일본과 몽골에 다녀오셨다.
장모님은 장인어른과 산책을 하다가 엎어져서 손목이 부러지셨다. 손목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의료파업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게 된 계기 었다. 지금도 응급실에서 의사를 보지 못해 안타깝게 운명을 달리하시는 분들이 많다.
아내는 뷰티 시술을 받았다. 눈밑에 지방을 넣어줬다. 솔직히 아까운 돈이다. 그래도 여자라 이해해줘야 한다.
문제는 점점 예민해지는 성격이 되고 있다. 층간소음이 원인이다. 작은 소리에도 잠을 이루기 힘들어한다.
갱년기인가?
하나뿐인 고2 아들은 내신을 포기하고 정시로 틀었다. 고등학교 입학당시에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려했던 일은 벌어졌다. 그렇게 힘들다는 어려운 정시의 길을 가고 있다.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 내가 할 일은 믿어주는 일뿐이다.
부역장 대상에 들었지만 최종 명단에 없었다. 공정하지 못한 방식과 과정에 대한 의문이 많이 들었다.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김 차장도 떨어졌다. 김 차장이 누락될 거라고 생각한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다른 대상자들보다 모든 면에서 앞섰다. 단, 우리에게는 강력한 '힘'(빽)이 없었다. 그뿐이다.
근무평정은 바닥을 기었다. 내 위치가 그렇다. 차장을 벗어나야 그나마 '우'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처음에는 관리자를 욕했다. 얼굴을 보면 화가 치밀었다. 숨을 돌리고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봤다. 이해가 됐다.
연말에 다행히 표창을 하나 받았다. 해당 직급에 표창 하나는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 특별히 뛰어난 일을 했다기보다는 과거 인간관계 혜택을 봤다. 내게도 가끔 '힘'이 작용할 때가 있다.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될 때마다 어디선가 도와주는 누군가 나타난다. 반드시 각자의 때가 있고,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표창 복지포인트와 사비를 보태 로봇 청소기를 구입했다. 로봇 청소기를 사용해 본 결과 '신세계'다.
다소 청소시간이 걸릴 뿐이지 청소상태를 보면 만족스럽다. 아내의 만족도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