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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와붕가 Jan 07. 2025

막내직원은 치료 중..

건강하게 돌아오길 바랍니다.

그의 힘들었던 스케줄


우리 근무형태(4조 2교대)의 단점은 두 달에 한 번 지원근무를 나가야 한다. 한 반에 인원이 세 명이면 주간지원을 나가지만, 두 명이 돼 버리면 야간지원을 나가줘야 한다. 야간지원근무는 야간근무를 마친 당일날 아침에 퇴근해서 오후 6시까지 다시 출근을 해야 한다. 피로를 풀지 못한 상태에서 바로 들어가는 야간근무는 다른 날보다 머리가 무겁고 멍한 기분으로 근무한다.


작년에 신입으로 들어와서 차근차근 일을 배워가며 본인의 자리를 꿰찼던 우리 막내직원. 연말에 부역장과 나는 지원근무를 마쳤다. 그런데 다른 반 신입직원이 다른 곳으로 이직하면서 퇴직했다. 한 명이 빠지면서 구멍이 났고 갑자기 다른 한 명이 휴가를 신청했다. 주간지원근무를 하려던 막내직원의 스케줄은 변경됐다. 


난 야간지원근무를 나가는 막내직원에게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충분히 쉬었다 나가라고 전달했다. 그렇게 야간지원근무를 마쳤고, 바로 다음날 주간근무를 마치고 지방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갔다. 막내직원은 생각보다 괜찮아 보였다. 그런데 지방을 다녀온 다음날 목소리가 변해서 왔다. 감기에 걸렸다. 내가 볼 때는 독감이 의심됐다.


근무 중에도 따뜻한 물과 휴식을 취하라고 여러 번 강요 아니 강요를 했다. 그럼에도 이곳저곳 살피며 여러 일을 마무리했다. 살짝 걱정이 됐지만, 퇴근 후 약 먹고 푹 쉬라고 했다.


막내직원이 쓰러졌다.


야간근무날, 막내직원은 몸상태가 나아 보였다. 목소리도 맑아졌다. 난 중간중간 몸상태를 물었고, 푹 쉬고 나와서 괜찮다며 오케이 신호를 보냈다. 근무를 마치고 역사를 정리한 후 부역장과 나는 침실에 가서 누웠다.

막내직원은 여직원이라 다른 곳에 침실이 있다. 


새벽 2시에 전화가 울렸다. 순간 알람소리인 줄 알았다. 막내직원의 전화였다.

"차장님, 저 넘어져서 병원 좀 다녀올게요."

"네~(잠결에)"


전화를 끊고 나서 전화내용을 곱씹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새벽 2시에? 왜 넘어졌지?'


이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영업준비를 하기 위해 기상했다. 

곧 막내직원이 코에 밴드를 붙이고 등장했다. 외관상으로 딱히 달라 보이는 점이 없었다. 

"어디 다쳤어요? 병원은 다녀왔어요?"

"새벽에 속이 불편해서 화장실에 가다가 엎어졌어요. 코피가 좀 나왔어요. 괜찮아요."


그런데 여러 상황이 불편해 보였다. 부역장은 퇴근 때까지 침실에서 쉬었다 오라고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새벽에 화장실에 가다가 앞으로 엎어졌다고 안다. 순간 기억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코가 이상해서 응급실에 갔다. 하지만 중증환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돌려보냈다고 한다.


퇴근 후 막내직원은 예정된 일정으로 고향에 내려갔다. 그곳에 있는 병원을 갔고, 골절을 판정받았다. 

퇴근 당시에 코가 많이 부어있었다고 들었다. 그렇게 막내직원은 새해부터 병가로 시작을 하게 됐다.

갑작스러운 야간지원근무와 연속되는 일정, 그리고 독감까지..  

골절인데도 표현하지 않고 끝까지 버텼다. (어이구~ 바보퉁아~)


다음날 안부 전화를 했다. 평소와 같이 목소리가 밝다.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우리 반 에이스 빵주임, 당신의 자리가 휑하오.. 치료 잘 받고 건강하고 돌아와요.

 복귀 기념으로 당신이 좋아하는 순댓국 곱빼기와 베이글을 대령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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