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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와붕가 Apr 12. 2024

군 출신이세요?

코드가 맞는 두 사람.


지난번 소개했던 같은 차장직원은 자랑스러운 ROTC출신이다. 

발령받고 오자마자 서류 정리를 시작으로 창고 정리까지 끝냈다.

그리고 단체방에 사진과 함께 메시지를 남겼다.


(정리 전후 사진을 올린 후)

"제가 이거 저거를 정리했습니다."


댓글은 오직 역장만 달았다. 그것도 어깨를 두들리는 [수고했어요~] 이모티콘을 달아줬다.


이후에도 일한 결과를 단체방에 남겼다. 그렇다면 다른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대체적으로 비슷했다. 자발적으로 일하는 모습 좋다. 하지만 굳이 한 일을 단체방에 남겨서 다른 직원들에게 위화감을 줄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열심히 일한 직원이 높은 근무평가를 받는 것에 불만은 없다. 단지 방법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역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기본 업무와 민원 업무가 있다. 지금은 신규직원이 들어와서 다소 여유가 생겼지만, 전에는 상황이 발생하면 정신없었다. 


역장의 스타일은 직원들이 바로바로 일을 처리하길 좋아한다. 성격이 급하다. 회식이나 사적인 대화는 일절 하지 않는다. 다행인 게 다른 호선과 겸직이라 하루에 두 번 정도 보면 된다. 

역장은 오전과 오후 시간대 한 번씩 찾아온다.


어제 오전의 일이다.

"코와붕가 차장님, 여기 창고에 있는 콘센트 깔끔하게 덮게 씌우세요."

(창고에 있는 콘센트는 쓸 일도 없다. 구석에 보이지도 않는다.)

"여기 있는 책상과 의자만 빼고 옆에 있는 창고로 옮기세요."

(헐~ 뭣하러??)

"그리고 어제 다른 반에도 얘기했는데 폐기물 있으면 바로바로 정리하세요."


지시사항을 말하는 도중에 창고 바닥을 유심히 본다.

"창고 바닥이 더럽네요. 청소하시는 분에게 여기 깨끗하게 닦아달라고 하세요."

(아니, 창고 바닥이 더럽지.)


대게 역장들은 환경미화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다만 역사적으로나 경험적으로 보았을 때 환경미화에 신경 쓰는 출신이 있었다.

바로 '군 출신'이다. (비하의 목적은 아니다.)


나는 조심스럽게 역장에게 물었다.

"역장님, 혹시 군 출신이세요?"


역장의 대답은

".......?!"


이번 나의 근평도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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