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면 따라온다.
토스에서 서비스로 제공하던 미래연금을 보여주는 메뉴가 사라졌다. 토스 특유의 뛰어난 시인성이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그러다가 우연히 [금융감독원 연금포털]에서도 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야간근무 중 잠시 쉬는 동안 접속해서 내 연금을 살펴봤다. 옆에서 부역장이 나를 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인기척을 느끼고 눈이 마주쳤다.
"코와붕가 차장, 뭘 그렇게 뚫어지게 보고 있어요?"
"네, 미래연금 수령액을 알아볼 수 있는 사이트를 발견했거든요"
"그래요? 어디 한 번 봐요"
나는 계속해서 메뉴를 클릭하고 최종적으로 미래연금액을 나타내는 표를 봤다.
토스보다는 시인성은 떨어져도, 90세까지 각 항목면 예상 연금액이 나왔다.
내가 가진 연금은 국민연금, 연금저축펀드, IRP, 교보생명 개인연금이 있다.
교보생명 개인연금은 60세부터 시작된다. IRP와 연금저축펀드도 60세에 수령으로 보여줬다.
그리고 국민연금만 65세였다.
부역장은 내 연금 수령액을 보고 놀랐다. 특히, 연금저축펀드와 IRP 수익률을 보자마자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연금저축펀드인가 뭔가를 시작했다고요?"
"펀드에서 무슨 ETF를 샀다고요?"
"우리 딸 연금저축보험 들라고 했는데 다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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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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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질문들에 답하고 이렇게 대답했다.
"부역장님, 제가 예전부터 말씀드렸어요..."
내 주변 사람들에게 절세계좌를 통한 노후계획을 밝혔다. 심지어 아래직원에게는 서둘러 계좌개설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차일피일 미뤘다. 내가 투자하고 있는 계좌의 수익률과 평가금은 알려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상대방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얻기 때문이다. 시기와 질투는 작은 곳에서 나온다.
벌써 나는 사무실에서 연금부자로 불리고 있다. 우리 부역장이 이 직원 저 직원에게 알린 것이다.
연금수익률은 지금은 좋아 보여도 주식 ETF라 언제든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직장생활이 오래 남은 직원과 자녀에게 내 방법을 추천한다.
교대하러 출근한 오전반 부역장이 나를 불러서 우리 반 부역장과 비슷한 질문을 한다. 그리고 내게 말했다.
"코와붕가 차장님, 회사 그만둬도 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