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마음이 편하다. 그럴까?
결혼을 하고 6개월이 지나서부터 아이를 갖기 위해서 남편과 나는 노력을 했다. 워낙 나이가 많으니 병원에서는 바로 시험관을 하자고 이야기를 했고 우리는 결혼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시간을 조금만 늦추자고 했다. 그 마음속에는 언젠가 될지도 모를 자연임신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여기서부터 나의 고민이 시작된다. 아이를 갖기 위해서는 일단 몸이 힘들면 안 되고 새로운 환경에 가서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하니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최소화하자고 생각했다. 몇 달은 코로나로 인해서 쉬엄쉬엄할 수도 있었고 크게 일에 대해 마음의 쓰임이 없었다.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싶은 만큼의 일도 가능했다. 나의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에.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주위에 바쁜 동료들을 보면서 뭔가 인생을 너무 게으르게 사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이렇게 지내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마음 한편을 무겁게 짓눌렀다. 새로운 회사 팀장 자리에 오퍼가 왔지만 거절을 했고, 일은 시키지 않으면 하지 않았다. 시키는 일도 크게 무리하지 않았다. 그래야 할 것만 같았다. 생기지 않은 애를 생각하며 만약에 애가 생기면 노산이니 최소한의 일을 해야 하고 스트레스 쌓이지 않을 환경만을 생각했다. 정말 이래도 될까?
마음의 짐을 한편에 가지고 이런 선택을 한 데에는 물론 나의 속마음이 작용한 것도 있다. 솔직하게. 나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재미없고 싫다. 하지만 돈은 벌고 싶다. 이런 생각도 자주 한다. 일을 꼭 열심히 해야 할까? 승진을 포기하고 적당히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그만큼의 돈을 받고 살면 되는 게 아닐까? 아기를 낳고 회사를 관둘 거니까 그래 지금의 나의 목표, 애를 갖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 욕심을 부리지 말자.
나는 요새 이런 복잡한 마음속에서 살고 있다. 답도 없는 생각들로 어느 날은 이런 생각들을 했다 다음 날은 또 다른 생각으로 하루를 보냈다. 딱히 편하지 않은 마음 상태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럴 바엔 지금이라도 언제 생길지 모를 애는 생각하지 말고, 하기 싫지만 그래도 남들 하는 것처럼 열심히 일에 욕심내서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너무 대척점에 있는 생각들이라 선택이 쉽지가 않다. 이럴 때 누군가 답을 확 내려주면 좋겠지만... 그 답은 나만이 내릴 수 있다는 것도 안다.
참,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지만 답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는 알겠다.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고 해서 항상 마음이 편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